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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샌디에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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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2024.06.12 19:47
21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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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를 겪어보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뭐 어줍잖게 아는 척을 했다가는 쉽사리 밟히기 십상이니만큼, 반박시 선생님 말씀이 다 맞습니다. (삭제된 이모지)

샌디에고는 대략 미션베이를 기점으로 남쪽과 북쪽으로 나누어 보면 어떨까 싶고요, 북쪽은 주로 유학생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놀이 환경들이 많습니다. UC 샌디에고 대학을 드나드셨던 분들은 아마도 La Jolla (라호야) 를 잘 아실 테고요, 라호야 비치와 코브가 놀만하고 볼만하고, 그 주변으로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데, 금요일 밤에는 차 댈 곳이 없을 지경입니다. 코브는 주택가 언덕으로 올라가서 잘 찾아보면 높은 곳에서 한 눈에 내려다보는 뷰가 아주 삼삼하죠.

그리고, 돈 없고 차 없는 유학생들이 자주 드나들게 되는 곳이 유니버시티 타운 센터 (UTC) 입니다.

큰 쇼핑몰이기도 하고, 식당도 많이 있는 핫플인데, 대부분의 시내버스 노선이 이곳을 거쳐갑니다. 따라서, 어디 좀 놀러가 볼까 하면 이곳으로 와서 버스를 갈아타는 것이죠. 저도 많이 찾아왔고, 그 당시 저에게는 신문물이었던 "프라푸치노"를 처음 영접한 곳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달고 시원하고 맛있는게 3달러밖에 안 하냐 싶었는데, 정신이 나갔었죠. 3달러가 어디 애 이름입니까?

남쪽으로는 다운타운과 샌디에고 동물원, 수족관 등등이 있고, 제가 많이 좋아하는 올드 타운이 있습니다.

옛날 멕시코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오래된 집들과 식당 등등이 있습니다. 한나절 가서 즐기기에 적당한 곳입니다. 가끔 보면 멕시코 사람들이 애들까지 데리고 와서 공연을 한다고 춤을 추고 하는데, 누가 봐도 아마추어인데 참 열심히들 산다 싶은 곳입니다. 진짜 멕시코 음식 맛을 보려면 사실은 이런 곳 보다도, 이런저런 일당벌이를 하는 멕시코 사람이 가는, 간판도 없는 허름한 집이 있습니다. 멕시코 사람 친구 덕분에 한 번 가서 부리또와 뭐 이것저것 먹었는데, 가격이 2달러 였습니다. 프라푸치노보다 싼 가격으로 이렇게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거기 다시 가 보려고 해도 도통 찾을 수가 없더군요. 앨리스의 원더랜드같기도 하고, 슈뢰딩거의 부리또 같기도 한 그 곳…

그리고, 샌디에고에서 제가 가장 애정하는 발보아 파크 가 있습니다. 1830년대부터 있었다는 이 곳은 멕시코 느낌도 나고, 스페인 느낌도 나고… 샌디에고를 연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입니다. 여려 채의 박물관과 공연장, 정원 등이 모여있는 이 곳은, 행사도 많고 볼거리도 많고, 3D 아이맥스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우리 가족과 악연으로 얽혀있는 사연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신혼 초 (결혼을 좀 늦게 했습니다) 부인님께 샌디에고 여행을 왔습니다. 나름 저에게 의미 깊은 장소인 샌디에고를 같이 경험해 보자 하고 짧게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여기저기를 들러본 후, 발보아 파크에 도착했습니다. 그 날 따라 무슨 문화 축제 같은 것이 있어서, 각 나라 사람들이 자기 문화와 음식을 소개하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당연히 자그마한 주차장은 꽉 차 있었고, 할 수 없이 길거리 주차를 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여러 나라 문화 등을 체험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와 보니, 아뿔싸, 도둑놈이 와서 자동차 뒷문 유리를 박살내고, 차 문을 딴 다음, 부인님의 핸드백과 우리 여행 짐을 모두 도둑질해 간 것이었습니다…

댓글 16

구르는수박님의 댓글

작성자 구르는수박 (125.♡.23.70)
작성일 06.12 19:56
으헉.....!
멋지다 멋지다 멋지다 하면서 스크롤 하던 와중에 도둑놈!! 흑 ㅠ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3 02:09
@구르는수박님에게 답글 그러니까 말입니다. 서글놈

던힐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던힐 (211.♡.201.178)
작성일 06.12 20:14
와 사진 멋지네요. 몇년전 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를 여행하면서 하루 잠깐 들렸던 샌디에고가 가장 좋았습니다. 그때, 미국에서 살게 된다면 샌디에고에서 살고 싶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기회가 되면 한달 살기로라도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입니다.
좋은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3 02:10
@던힐님에게 답글 저도 기회만 닿으면 무조건 가고 싶은 곳입니다. 다만, 그 기회가 도저히 오지 않는군요.

딜리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2 20:23
와~~~ 멋집니다.  ^^  근데, 도둑이라니.. 반전이..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3 02:11
@딜리트님에게 답글 우리 부부의 라이프에 스크라치 남기고 간 도둑놈.

달콤오렌지님의 댓글

작성자 달콤오렌지 (211.♡.202.62)
작성일 06.12 20:42
아이고~ 외국 여행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경험을 하셨군요
( ゚ロ゚)!!
샌디에고 정취가 좋아보입니다~! 이름으로만 알던 도시가 한층 친숙해진 느낌입니다. 가보고 싶네요~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3 02:12
@달콤오렌지님에게 답글 집값 비싸고 교통 막히고 도둑놈 있는 거 빼면 정말 좋은 곳입니다.

Callisto님의 댓글

작성자 Callisto (211.♡.173.78)
작성일 06.12 22:23
올드타운 저도 가봤는데 뭐 돌맹이 같은거 팔더라고요
발보아파크는 잠깐 들렀는데 입구에 스프레이 아트? 하는 분이랑 뱀 만져볼래? 하는 사람들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공원에서 정말 비키니 입고 선탠 하는 분 계셔서.. 오 영화에서 보던게 이런거였구나 했었더랬죠 ㅎㅎ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3 02:13
@Callisto님에게 답글 올드타운이 그 뭐랄까... 참... 샌디에고 민속촌?
발보아 파크는 언제 방문해도 좋았어요. 다만 그 도둑놈 때문에...

랑조님의 댓글

작성자 랑조 (72.♡.40.71)
작성일 06.13 00:24
에궁 ㅠㅠ 샌디에고도 도둑넘들이 많군요 ㅠㅠ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3 02:13
@랑조님에게 답글 샌프란시스코나 엘에이에 비하면 그래도 얌전한 편 같기도 하고요.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6.13 10:10
한참 즐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읽고 있다가.. 흐흐, 도둑님이 잘못하셨네요. ^^;;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4 02:34
@벗님님에게 답글 그래도 마지막이 훈훈하니까 다 괜찮... 은 건 아니고...
제가 결혼 전 선물했던 핸드백을 홀랑 도둑맞아서, 맘에 드는 가방을 다시는 못 찾겠다 하더군요.

도미에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도미에 (220.♡.183.100)
작성일 06.13 10:23
신혼여행 끝이 자동차 파손과 도난이라니...
절대 잊지못할 추억이군요.

(라호야....다육식물 중에 라조야 가 있어요. 아마 라호야 지명에서 딴 이름인가봐요. 캘리포니아가 다육이 서식에서 맞는 기후조건이라 들었던 듯 해요.)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4 02:35
@도미에님에게 답글 Spice of life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간 지나니까 다 추억 같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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