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샌디에고 (3)
페이지 정보
본문
샌디에고를 겪어보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뭐 어줍잖게 아는 척을 했다가는 쉽사리 밟히기 십상이니만큼, 반박시 선생님 말씀이 다 맞습니다. (삭제된 이모지)
샌디에고는 대략 미션베이를 기점으로 남쪽과 북쪽으로 나누어 보면 어떨까 싶고요, 북쪽은 주로 유학생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놀이 환경들이 많습니다. UC 샌디에고 대학을 드나드셨던 분들은 아마도 La Jolla (라호야) 를 잘 아실 테고요, 라호야 비치와 코브가 놀만하고 볼만하고, 그 주변으로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데, 금요일 밤에는 차 댈 곳이 없을 지경입니다. 코브는 주택가 언덕으로 올라가서 잘 찾아보면 높은 곳에서 한 눈에 내려다보는 뷰가 아주 삼삼하죠.
그리고, 돈 없고 차 없는 유학생들이 자주 드나들게 되는 곳이 유니버시티 타운 센터 (UTC) 입니다.
큰 쇼핑몰이기도 하고, 식당도 많이 있는 핫플인데, 대부분의 시내버스 노선이 이곳을 거쳐갑니다. 따라서, 어디 좀 놀러가 볼까 하면 이곳으로 와서 버스를 갈아타는 것이죠. 저도 많이 찾아왔고, 그 당시 저에게는 신문물이었던 "프라푸치노"를 처음 영접한 곳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달고 시원하고 맛있는게 3달러밖에 안 하냐 싶었는데, 정신이 나갔었죠. 3달러가 어디 애 이름입니까?
남쪽으로는 다운타운과 샌디에고 동물원, 수족관 등등이 있고, 제가 많이 좋아하는 올드 타운이 있습니다.
옛날 멕시코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오래된 집들과 식당 등등이 있습니다. 한나절 가서 즐기기에 적당한 곳입니다. 가끔 보면 멕시코 사람들이 애들까지 데리고 와서 공연을 한다고 춤을 추고 하는데, 누가 봐도 아마추어인데 참 열심히들 산다 싶은 곳입니다. 진짜 멕시코 음식 맛을 보려면 사실은 이런 곳 보다도, 이런저런 일당벌이를 하는 멕시코 사람이 가는, 간판도 없는 허름한 집이 있습니다. 멕시코 사람 친구 덕분에 한 번 가서 부리또와 뭐 이것저것 먹었는데, 가격이 2달러 였습니다. 프라푸치노보다 싼 가격으로 이렇게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거기 다시 가 보려고 해도 도통 찾을 수가 없더군요. 앨리스의 원더랜드같기도 하고, 슈뢰딩거의 부리또 같기도 한 그 곳…
그리고, 샌디에고에서 제가 가장 애정하는 발보아 파크 가 있습니다. 1830년대부터 있었다는 이 곳은 멕시코 느낌도 나고, 스페인 느낌도 나고… 샌디에고를 연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입니다. 여려 채의 박물관과 공연장, 정원 등이 모여있는 이 곳은, 행사도 많고 볼거리도 많고, 3D 아이맥스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우리 가족과 악연으로 얽혀있는 사연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신혼 초 (결혼을 좀 늦게 했습니다) 부인님께 샌디에고 여행을 왔습니다. 나름 저에게 의미 깊은 장소인 샌디에고를 같이 경험해 보자 하고 짧게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여기저기를 들러본 후, 발보아 파크에 도착했습니다. 그 날 따라 무슨 문화 축제 같은 것이 있어서, 각 나라 사람들이 자기 문화와 음식을 소개하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당연히 자그마한 주차장은 꽉 차 있었고, 할 수 없이 길거리 주차를 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여러 나라 문화 등을 체험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와 보니, 아뿔싸, 도둑놈이 와서 자동차 뒷문 유리를 박살내고, 차 문을 딴 다음, 부인님의 핸드백과 우리 여행 짐을 모두 도둑질해 간 것이었습니다…
던힐님의 댓글
좋은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달콤오렌지님의 댓글
( ゚ロ゚)!!
샌디에고 정취가 좋아보입니다~! 이름으로만 알던 도시가 한층 친숙해진 느낌입니다. 가보고 싶네요~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Callisto님의 댓글
발보아파크는 잠깐 들렀는데 입구에 스프레이 아트? 하는 분이랑 뱀 만져볼래? 하는 사람들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공원에서 정말 비키니 입고 선탠 하는 분 계셔서.. 오 영화에서 보던게 이런거였구나 했었더랬죠 ㅎㅎ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발보아 파크는 언제 방문해도 좋았어요. 다만 그 도둑놈 때문에...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제가 결혼 전 선물했던 핸드백을 홀랑 도둑맞아서, 맘에 드는 가방을 다시는 못 찾겠다 하더군요.
도미에님의 댓글
절대 잊지못할 추억이군요.
(라호야....다육식물 중에 라조야 가 있어요. 아마 라호야 지명에서 딴 이름인가봐요. 캘리포니아가 다육이 서식에서 맞는 기후조건이라 들었던 듯 해요.)
구르는수박님의 댓글
멋지다 멋지다 멋지다 하면서 스크롤 하던 와중에 도둑놈!! 흑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