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 대한 글을 읽어 보다가..
벗님

Lv.1 벗님 (223.♡.23.199)

2024년 6월 13일 PM 12:29 · 수정됨(16:16)

조회 301 공감 0

자유게시판에
불교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코미 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제가 알고 있는 불교 라는 건
그냥 '수박 겉핥기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 구나' 하고 체감하게 됩니다.
불교의 그 깊이와 아주 작은 것 하나까지도 모두 정의하고 나열하고 분류하면서
과연 '삶'이라는 게 무엇일지,
'존재'라는 게 무엇일지를 탐구했던 그런 '치열한 모습'이 보이는 것 같거든요.

뼈를 깎는 수행을 거치며 진정 깨달음을 얻고자 하나,
이 정신이 머무르는 거처가 육신이다보니,
이 육신이 살아가는 세상이 현생이다보니,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상만사를 매정하게 모두 끊어내고
깨달음의 길로,
수행으로 길로 과연 향할 수 있을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이런 저런 욕심들이 저를 휘감고 있는 것 같거든요.

하나를 받았으면 하나 혹은 둘을 건내주어야 한다는 생각,
은혜를 입었으면 그에 대한 보답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들이
결국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관점'에서 저를 놓아주지 않는 듯 합니다.
작게는 부모님과 가족, 친한 지인들, 은혜를 입는 여러 사람들..
나 혼자 깨달음을 얻겠다고 이들을 물리고 입적을 한다?
아직은 생각이 짧아서인지,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인지..
그런 선택은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환생'이라는 게 있을까?
기억하지 못하는 이전의 삶와 다음으로의 삶이 있을까?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이라는 생명체로서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생'이 시작되기 전에는
이름없는 미물로, 흙 알갱이, 한 방울의 물, 공기 중의 어떤 부유물로 지내왔 듯,
사람이라는 생명체로서의 이 시간이 다하고 나면,
다시 이름없는 미물로, 흙 알갱이, 한 방울의 물, 공기로 되돌아가는 게 아닐까요.

의식이 없던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기나긴 나날들'처럼,
잠시 사람이라는 몸을 빌어 이렇게 잠깐 '소풍'을 즐기다가,
다시 의식이 없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기나긴 나날들'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보면,
'이 생을 과연 선하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자문을 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그렇기에 선하게 살아보는 게 답이 아닐까' 라고 화답하게 됩니다.
어차피 한 번 살아갈 생인데,
더 멋지고 신나고,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거든요.

그냥 짧은 생각이었습니다.



끝.

댓글 (9)

  • 코미

    코미 Lv.1

    24.06.13 · 118.♡.65.17

    [https://damoang.net/data/editor/2406/comment_1995129105_vwGsQVqL_474824893091c796acf27fc64e588c36d472c857.webp]
  • 벗님

    벗님 Lv.1 → 코미 작성자

    24.06.13 · 223.♡.23.199

    올려주시는 글들 보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emo:damoang-emo-000.gif:50}
  • MoonKnight

    MoonKnight Lv.1 → 코미

    24.06.13 · 211.♡.144.214

    전에도 한 번 말씀 드렸지만 해박한 지식과 식견에 항상 놀라고 있습니다
    {emo:moon-emo-023.gif:100}
  • 코미

    코미 Lv.1 → MoonKnight

    24.06.13 · 160.♡.37.88

    그저 남이 연구하고 밝히고 쓴 걸 퍼올 뿐입니다.
  • MoonKnight

    MoonKnight Lv.1 → 코미

    24.06.13 · 211.♡.144.214

    남이 연구한걸 알아보실 수 있는것도 대단하신 거죠
    그걸 또 설명도 해주시니까요

    재미있는 얘기 항상 감사드려요 ^^
  • MoonKnight

    MoonKnight Lv.1

    24.06.13 · 211.♡.144.214

    저는 불교를 철학과 종교의 중간 어디쯤으로 보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내용을 떠나 스스로 정신수양을 하는데 있어서 불교만큼 쉽게(흔하게?) 접할 수 있는게 없거든요

    일반적으로 종교인의 삶은 절대자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착한 삶을 사는 것인데
    불교는 나를 먼저 생각하고 주위가 변해도 나만 중심을 잡고 있으면 된다라는 쪽이라서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 벗님

    벗님 Lv.1 → MoonKnight 작성자

    24.06.13 · 223.♡.23.199

    저는 불교에서 '존재'에 대한 질문과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 '답'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하기는 하는 건지, 또 그 '답'이라는 게 정말 우리들이 생각하는 '답'이 맞긴 한 건지,
    무엇 하나 제대로 알진 못하지만, 그 만큼 깊이 파고들어가는 과정 자체에서, 그 동안 모르고 놓이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표피는 '사람'이라고 두르고는 있지만, 그에 '걸 맞는 삶'을 살아오고 있기는 한가.. 하는 부끄러움도 있습니다. ^^;
  • MoonKnight

    MoonKnight Lv.1 → 벗님

    24.06.13 · 211.♡.144.214

    저는 가끔 제 아이들 보면서 "너희들이 있으려고 내가 있었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긴게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 제 행동이 조심스러워지고 생각이 부드러워 지더군요
    그래서 더더욱 "너희들이 있으려고 내가 있었나 보다.." 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벗님처럼 깊게 생각하는 편이 아니라서 원초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이 매우 약한 편입니다 ㅎㅎ
  • 벗님

    벗님 Lv.1 → MoonKnight 작성자

    24.06.13 · 223.♡.23.199

    @코미 님이 써주시는 불교 관련 글을 읽어보니, '아이를 낳지 않아도' 판결에서 걸려버리더군요. ^^;
    @MoonKnight 님은 그냥 바로 통과하실텐데 말이죠. ^^; {emo:onion-008.gif: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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