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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샌디에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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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2024.06.14 00:45
206 조회
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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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숙소에서 맛있는 저녁 냠냠한 후 다음날 아침 일찌기 트롤리를 타고 법원 근처로 가 보기로 합니다.

미국 대중교통은 대략 후즐근 합니다만, 그래도 다운타운 정도는 잘 커버해 줍니다.

샌디에고 트롤리는 보시다시피 북쪽으로는 지난 번 말씀드린 UTC 로 시작해서, 남쪽으로는 멕시코 국경까지 닿습니다.

"여기가 우리가 오늘 승부를 할 법원인가?"

그런데 검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없습니다. 언제 오라는 건지 뭔지도 모르고 그냥 대기할 수는 없는 일, 여기저기 근처를 기웃거리며 놀아 봅니다. 

드디어 연락이 왔습니다. 어? 그런데, 법원을 갈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도둑놈이 pled guilty, 범죄를 인정함으로써 법정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된 것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저의 뇌피셜입니다. 아마도 이 도둑놈은 자기같은 좀도둑이 뭐 크게 뒤집어 쓸 것 같지도 않고, 자기의 불우한 환경이나 이런저런 이유 등을 대면서 형량을 깎는 길을 택했던가 봅니다. 만에 하나, 검사님이 피해자를 소환한다 하더라도, 좀도둑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나올 확률이 적을 것이라는 계산도 했겠지요. 그런데, 하필이면 검사님이 법정 다툼을 위해서 소환한 사람이 잉여력 쩌는 우리 부부였고, 티켓과 숙박에 눈이 멀어 직접 법정에 출두하겠다고 왔으니, 도둑놈 측에서는 법정으로 끌고 가도 이득이 없고, 반대로 더 뒤집어 쓸 것 같다는 판단에 결국 GG 를 친 것이 아닌가… 하는 소설을 써 봅니다.

아무튼, 우리 잉여력 넘치는 부부에게 엑스트라 자유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게다가 우리 앞에는 샌디에고 어디든지 데려다 줄 수 있는 트롤리가 다니고 있군요.

'여보, UTC 한 번 가 볼래?' 라고 말하려다가 급히 거두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UTC 는 쇼핑몰이 있습니다. 부인님을 그 곳으로 모셔간다는 것은 "여보, 디올백 가질래?" 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반대 방향으로 모시기로 합니다. 트롤리 남쪽 끝, 멕시코 국경으로 갑니다.

트롤리 남쪽 정거장을 내려 조금만 걸으면 바로 저 회전문이 나옵니다. 저 문만 지나가면 바로 멕시코 입니다.

"여보, 나 사랑해?"

"왜?"

"사랑하면 저기 넘어갔다 와 봐!"

"나랑 헤어질 셈이야?"

하면서 다정하게, 아무도 밀어넣지 않고, 사이좋게 증명사진 한 장 박고 왔습니다.

그렇게 샌디에고는 저에게, 저희 가족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겨준 곳입니다. 도둑놈만 좀 조심하면 아주 아름다운 관광지이고요, 느긋하게 쉴 만한 해변가도 많은 휴양지입니다. 다 소개 못한 좋은 장소가 많은데, 이 정도 썰 풀었으니 마무리 하겠습니다.

댓글 17

MoonKnight님의 댓글

작성자 MoonKnight (211.♡.144.214)
작성일 06.14 01:20
제가 아는 샌디에고는 Where in the World Is Carmen Sandiego?(지명이 아니라 이름이지만) 밖에 없는데 위치가 멕시코 국경 근처였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ㅎㅎ

두분 여행기가 부럽습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4 04:14
@MoonKnight님에게 답글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Blizz님의 댓글

작성자 Blizz (17.♡.226.189)
작성일 06.14 02:43
시리즈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왠지 감금하고 고문 조금만 하면 시즌 2도 뽑아낼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이죠.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4 04:15
@Blizz님에게 답글 이야깃거리는 많지만, 다 재미있지는 않아서...

높다란소나무님의 댓글

작성자 높다란소나무 (104.♡.1.104)
작성일 06.14 04:13
아니 결말이 초큼 허탈하네요 ㅎㅎ 도둑놈 얼굴을 맞대면한 소회와 법정내 일어난 일들을 기대했습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4 04:17
@높다란소나무님에게 답글 물론, 법정에서 대면하는 그림이 스펙타클하겠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이 결론이 가장 알맞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 범인 얼굴을 마주하면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습니다.

높다란소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높다란소나무 (104.♡.1.84)
작성일 06.14 06:03
@junja91님에게 답글 암튼 글 잘 읽었습니다. 중간에 깔끔한 사진들 넣어주시는 센스를 보니 블로그 글을 많이 써보신듯 합니다.

달콤오렌지님의 댓글

작성자 달콤오렌지 (112.♡.171.100)
작성일 06.14 06:56
미쿡 검사님 빌드업이 쩌네요~! 이렇게까지? 라 생각했었는데 거부할 수 없는 옵션으로 확실한 증인 소환을 한게 신의 한수 였던거 같습니다.
미쿡 판사님 판결 영상을 몇편 본적이 있어 도둑의 심문장면이 막 상상되며 천조국 범죄 다루는 클라쓰를 봅니다~ ㄷㄷㄷ
멕시코 국경은 아주 심플하네요 ㅎ 다른 여행지 썰도 좀 풀어주세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d)!!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4 19:21
@달콤오렌지님에게 답글 그러게요. 저희도 마음의 준비를 나름 하면서 기다리는 중에 그 소식을 들어서, 다행스러운 마음 절반, 법정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 아쉬움 절반...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났습니다.

도미에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도미에 (220.♡.183.100)
작성일 06.14 07:01
금욜에 샌디에고 여행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군요. 끝이 싱거운 듯 카타르시스가 있습니다.
범인과 맞대면하면 트라우마 같은게 생겼을 거 같아요. 공짜티켓에 자유여행 패키지로 득템하고 끝도 좋고 만사오케이입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4 19:22
@도미에님에게 답글 네. 마지막이 훈훈하니 다행입죠.

drzekil님의 댓글

작성자 drzekil (220.♡.232.12)
작성일 06.14 08:31
해피엔딩이군요..ㅎㅎ
샌디에고에 관심이 확 생기네요..ㅎㅎ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4 19:23
@drzekil님에게 답글 좋은 곳입니다. 저희가 도둑을 맞은 것은, 부인님의 핸드백이 유리창 너머 바로 눈 앞에 보였기 때문이 아니었을지... 그렇게 두지 말라고 하던데, 저희가 방심했죠.

여름숲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1.218)
작성일 06.14 09:46
와우~~~ 북미스펙터클환타지 여행기 잘 봤습니다 ㅎㅎㅎ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4 19:23
@여름숲1님에게 답글 감사합니다.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6.14 11:13
주고 받는 멘트가.. '참 사랑'이군요. 흐흐흐.. ^^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14 19:23
@벗님님에게 답글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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