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군것질] 핫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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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음식 중에서 일단 불을 피우는 포장마차는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어릴 적에는 가스불도 아니었고, 주로 연탄불이었으니까요. 불 조절도 힘들고, 연탄가스 때문에 머리도 아프고…
게다가, 튀기는 음식은 난이도가 더욱 올라갑니다. 온도도 맞춰야 하고, 반죽도 잘 해야 하고, 안전 문제도 있고…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튀김 음식의 최고봉은 단연 오징어 튀김일 겁니다.
맛있고 쫄깃쫄깃하고 단짠단짠하고… (음, 단짠은 아닌가?)
하지만, 오징어 튀김은 학교 앞 군것질은 아니었어요. 그러기에는 가격도 꽤 나가는 물건이었죠. 오징어 튀김은 어머니께서 큰 맘 먹고 사 주지 않으시면 맛볼 수 없던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덤으로 넣어 주시는 고구마 튀김은 사실 안 넣어 주셔도 괜찮았는데…
학교 앞에서 만날 수 있는 튀김 간식은 뭐니뭐니 해도 핫도그 입니다.
미국에서 핫도그는 큰 소세지를 빵에 끼우고, 그 위에 양파나 랠리시 등을 얹어 먹는 놈이고, 요런 것은 콘 도그 라고 부르지요? 하지만, 우리 어릴 적에는 이게 핫도그 입니다.
천하장사 급의 분홍 소세지를 나무젓가락에 끼우고, 그 위에 튀김옷을 입힙니다. 그리고는, 나무 젓가락을 고정할 수 있는 이빨이 촘촘히 달려있는 튀김통에 짬 해 놓으면, 지글지글 자글자글 하면서 금세 갈색으로 변합니다. 성의 있는 아저씨들은 그 위에 옷을 한 번 더 입혀서 튀겨 주시고, 그러면 아주 통통한 핫도그가 완성되죠.
그림처럼 빵가루를 겉에 입혀 주시는 분도 계셨지만, 그냥 민짜로 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고요.
캐찹은 뿌리지 말아 달라고 말 하지 않는 이상 자동으로 아저씨가 찌익 뿌려 주십니다. 어릴 적에는 캐찹이 왜 그렇게 맛이 있었는지, 캐찹이야말로 단짠단짠 새콤달콤 이었네요. 특히 튀김에는 캐찹이 우왕굳 이었습니다.
근데, 생각해 보면, 참… 튀김통 기름 색깔이… 얼마나 많은 핫도그가 담궈져 나갔을지 모를 그 진한 갈색의 기름… 게다가 포장마차니까, 튀김통에서 기름을 빼 내서 보관했을까요? 아니면, 그냥 포장마차에 방치해 뒀을까요? 아무튼, 만약 제가 암에 걸린다면, 그 때 그 시절 핫도그 기름 때문이었다고 생각하려고요.
그리고, 우스운 추억 한 가지, 집에서 어머니께서 (집에서 음식 안 하시는 그 어머니 맞습니다) 모처럼 큰 맘 먹고 오징어 튀김을 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새 기름 이었겠죠? 그 말간 색깔의 오징어 튀김은, 제 어린 입맛에도 신선하고 바삭바삭하게 느껴졌지만, 사실, 골목길 앞에서 사 주신 쩐내 나는 오징어 튀김에 길들여진 제 입맛에는, 조금 별로였습니다. ㅎㅎㅎ 어머니 죄송해요.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어떤 놈들은 케찹부터 핥아 먹는 놈들도 있었는데, 변태같은 놈들... 근데, 그게 접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빠른바람님의 댓글
옛날 생각하면서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하바나님의 댓글
제일 싼건 호두알 정도였는데 소세지는 진짜 새끼손톱 보다 작았습니다(ㅜ.ㅜ)
랑조님의 댓글
지금 콘도그는 소시지가 엄청 크니깐 요즘 애들은 감사하며 살아야 해요!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