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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군것질] 핫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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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2024.06.27 21:18
8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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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음식 중에서 일단 불을 피우는 포장마차는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어릴 적에는 가스불도 아니었고, 주로 연탄불이었으니까요. 불 조절도 힘들고, 연탄가스 때문에 머리도 아프고…

게다가, 튀기는 음식은 난이도가 더욱 올라갑니다. 온도도 맞춰야 하고, 반죽도 잘 해야 하고, 안전 문제도 있고…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튀김 음식의 최고봉은 단연 오징어 튀김일 겁니다.

맛있고 쫄깃쫄깃하고 단짠단짠하고… (음, 단짠은 아닌가?)

하지만, 오징어 튀김은 학교 앞 군것질은 아니었어요. 그러기에는 가격도 꽤 나가는 물건이었죠. 오징어 튀김은 어머니께서 큰 맘 먹고 사 주지 않으시면 맛볼 수 없던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덤으로 넣어 주시는 고구마 튀김은 사실 안 넣어 주셔도 괜찮았는데…

학교 앞에서 만날 수 있는 튀김 간식은 뭐니뭐니 해도 핫도그 입니다.

미국에서 핫도그는 큰 소세지를 빵에 끼우고, 그 위에 양파나 랠리시 등을 얹어 먹는 놈이고, 요런 것은 콘 도그 라고 부르지요? 하지만, 우리 어릴 적에는 이게 핫도그 입니다.

천하장사 급의 분홍 소세지를 나무젓가락에 끼우고, 그 위에 튀김옷을 입힙니다. 그리고는, 나무 젓가락을 고정할 수 있는 이빨이 촘촘히 달려있는 튀김통에 짬 해 놓으면, 지글지글 자글자글 하면서 금세 갈색으로 변합니다. 성의 있는 아저씨들은 그 위에 옷을 한 번 더 입혀서 튀겨 주시고, 그러면 아주 통통한 핫도그가 완성되죠.

그림처럼 빵가루를 겉에 입혀 주시는 분도 계셨지만, 그냥 민짜로 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고요.

캐찹은 뿌리지 말아 달라고 말 하지 않는 이상 자동으로 아저씨가 찌익 뿌려 주십니다. 어릴 적에는 캐찹이 왜 그렇게 맛이 있었는지, 캐찹이야말로 단짠단짠 새콤달콤 이었네요. 특히 튀김에는 캐찹이 우왕굳 이었습니다.

근데, 생각해 보면, 참… 튀김통 기름 색깔이… 얼마나 많은 핫도그가 담궈져 나갔을지 모를 그 진한 갈색의 기름… 게다가 포장마차니까, 튀김통에서 기름을 빼 내서 보관했을까요? 아니면, 그냥 포장마차에 방치해 뒀을까요? 아무튼, 만약 제가 암에 걸린다면, 그 때 그 시절 핫도그 기름 때문이었다고 생각하려고요. 

그리고, 우스운 추억 한 가지, 집에서 어머니께서 (집에서 음식 안 하시는 그 어머니 맞습니다) 모처럼 큰 맘 먹고 오징어 튀김을 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새 기름 이었겠죠? 그 말간 색깔의 오징어 튀김은, 제 어린 입맛에도 신선하고 바삭바삭하게 느껴졌지만, 사실, 골목길 앞에서 사 주신 쩐내 나는 오징어 튀김에 길들여진 제 입맛에는, 조금 별로였습니다. ㅎㅎㅎ 어머니 죄송해요. 

댓글 10

랑조님의 댓글

작성자 랑조 (72.♡.40.71)
작성일 06.27 22:28
라떼.. 저희 동네 핫도그는 분홍색 소시지가 엄지 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들어 있었고, 밀가루 옷이 두 번 입혀져 있던 것이 국룰 이었어요. 결국 그 밀가루 옷을 먹는게 주된 목적이었고, 손가락만한 소시지는 아껴 놨다가 맨 나중에 먹곤 했네요 ㅎㅎ
지금 콘도그는 소시지가 엄청 크니깐 요즘 애들은 감사하며 살아야 해요! (잉???)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28 02:11
@랑조님에게 답글 베어 물면 보통 껍데기부터 까지게 되죠. ㅎㅎㅎ 일부러 소세지만 남겨 먹으려고 노력하기도 하지만...
어떤 놈들은 케찹부터 핥아 먹는 놈들도 있었는데, 변태같은 놈들... 근데, 그게 접니다.

무명님의 댓글

작성자 무명 (183.♡.3.86)
작성일 06.27 22:47
저두 오징어 튀김 좋아해서 많이 먹었습니다
지금은 그 맛이 안나요 참 좋아 했던 기억이 납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28 02:15
@무명님에게 답글 약간 눅눅한 듯 하면서도, 쫄깃하면서도, 오징어의 풍미가 튀김옷까지 느껴지는, 불량식품같은 그 맛!

빠른바람님의 댓글

작성자 빠른바람 (162.♡.182.170)
작성일 06.28 00:50
아침부터 위장을 자극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에도 한국식 핫도그 (미국명 콘도그)가 진출해 있어서
옛날 생각하면서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28 02:16
@빠른바람님에게 답글 저도 안그래도 오랫만에 장 보면서 콘 도그를 사 볼까 싶네요.

drzekil님의 댓글

작성자 drzekil (222.♡.229.199)
작성일 06.28 09:18
입에 침이 가득 고이네요..^^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28 19:40
@drzekil님에게 답글 츄릅~

하바나님의 댓글

작성자 하바나 (110.♡.237.139)
작성일 06.28 11:20
어렸을때 포장마차에서 가격별로 크기가 다른 핫도그가 있었습니다.
제일 싼건  호두알 정도였는데 소세지는 진짜 새끼손톱 보다 작았습니다(ㅜ.ㅜ)

junja9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unja91 (192.♡.96.218)
작성일 06.28 19:40
@하바나님에게 답글 호도과자에 호두도 그보다는 많이 들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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