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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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직은 나에게는 아직 먼 훗날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숱하게 조문을 했었지만 상복과 상주의 완장은 대부분 저보다 한참 고참이나 선배님이 대부분이였습니다.
가끔 아버지께서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다고 얘기하셔도 그런 소리하시지 마시라고 아직 한참 남았다고 말씀드리곤 했었습니다.
상조회도 가입하지 않았고, 아버지 모실 장지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고,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임종도 못지켜드리고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병원에 계셨던 것도 요양원에 계셨던 것도 아니셨는데, 지난 주말에도 어머니 생신이라고 집 근처 갈비집에서 같이 저녁을 먹었었는데, 바로 며칠 전에도 전화 통화를 했었는데 예고도 없이 떠나셨습니다.
국화꽃 제단 위 영장사진에서는 환하게 웃고 계시는데 하나 뿐인 아들을 이렇게 불효자로 만드시고 가셨습니다.
13년전 빙부께서 돌아가셨을 때 상주 완장을 하고 장례를 치룬 적이 있었지만 그 때는 둘째 사위여서 동서형님이 많은 일을 해결해주셨고 저는 조문만 받고, 빈소를 지키며 연도를 바치는 것이 저의 주역할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저 혼자 상주의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하나뿐인 여동생은 일본에 거주하고 있었고, 하필 이민국에 여권을 제출하고 거주증 갱신 중이여서 늦게 겨우 도착했습니다.
급하게 직장에서 제휴된 상조업체와 계약하고. 장례식장을 알아보고, 장지를 알아보고, 부고장을 보내고, 계속 무언가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처음엔 막막하고 두려웠지만 그저 애경사란에 지인분의 부고를 보면 먼길 마다않고 조문을 하고, 참석이 어려울 땐 부의금을 보내고, 후배들의 결혼식에 참석해 축하해주고, 회갑, 칠순, 팔순 소식에 부서 비용이였지만 축의금 보내주고 했던 일들이 큰일을 치루게되니 다 돌아오네요.
형제가 달랑 저와 여동생 둘 뿐이고, 부모님 손님과 친지가족들 말고는 제 손님밖에 없어서 빈소에 조문객이 너무 적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했었는데 직장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조문을 해주시고, 부의금을 보내주셨습니다.
부고장을 보낸 친구들은 전부 찾아와서 위로해주고 갔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수십년동안 한 성당에서 오랫동안 신앙생활하시고 활동을 하셔서 성당 연령회에서 도와주시고, 신부님께서 오셔서 미사도 드리고, 신자분들 연도를 해주고 가셨습니다.
장례비용이 얼마나 나올지 몰라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모든 비용을 치루어도 모자라지 않을만큼 도움을 주셨습니다.
삼우제를 성당에서 미사로 드리고 어제는 하루종일 답례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출근버스를 탔습니다.
홀로되신 어머니께 더 자주 전화드리고 찾아뵈야 겠습니다.
사뿐한소리님의 댓글
항상바쁜척님의 댓글
이온님의 댓글
까만콩애인님의 댓글
맑은 생각님 큰일을 치르셨군요 잘 정리하시고. 일상으로 돌아오시길 응원합니다
축구선수님의 댓글
큰 일 치루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ㅠㅜ
자식들도 힘들겠지만... 어머님이 많이 힘드실겁니다. 당분간 신경써서 위로해드리세요!!
힘내세요!!!
둠칫두둠칫님의 댓글
삼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맑은생각님의 댓글의 댓글
달콤오렌지님의 댓글
살면서 맞게되는 큰일 치루셨네요. 평안하시길 바라며, 마음 잘 추스르시기 바랍니다.
라움큐빅님의 댓글
더구나 형제가 없이 혼자 다 치루셨다니, 깊은 마음으로 위로를 드리고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더구나 며칠 전까지 선친과 함께 식사를 하셨는데, 갑작스러운 이별이 얼마나 황망하겠습니까.
그렇지만, 선친의 과거의 좋은 삶을 성당의 많은 교우 분들이 증명해 주셨고, 연도와 미사를 통하여
선친께서는, 평안히 쉬실 수 있으실 자리를 찾으실 듯 합니다.
영원한 안식을, 함께 기도 드립니다.
님의 댓글의 댓글
노래쟁이냥님의 댓글
지낭님의 댓글
메로아로님의 댓글
몸과 마음이 고단하실텐데..
고생많으셨습니다.
평온한 밤 되시길 바라봅니다.
맑은생각님의 댓글의 댓글
junja91님의 댓글
저도 연초에 어머니를 보내드린 일이 있어, 동병상련의 마음을 전합니다.
소금쥬스님의 댓글
저도 아버지 89세시라 마음의 준비는 하는데
맑은생각님은 많이 힘들고 당황하셨겠네요...
맑은생각님의 댓글의 댓글
맑은생각님의 댓글의 댓글
Awacs님의 댓글
아버지를 보내드린 후에 진정 어른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언가를 이제 혼자 결정해야 하고, 어디 물어 볼 곳이 없어지는 느낌...
어머님께 잘 하시길 바랍니다.
근데, 아들들이 그렇듯이 그게 쉽지는 않더라구요.
삶은다모앙님의 댓글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