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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곡] B612 - 나 만의 그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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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onJovi 101.♡.109.38
작성일 2024.05.10 13:50
133 조회
5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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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BonJovi입니다. 인생곡 올라온게 100곡이 안된다는 당주님의 말씀에 엄청난 글이 러쉬를 하고 있네요. 그 와중에 아직 올라오지 않은 곡이 있어 올려봅니다.

 이 노래는 오버그라운드로 뜨기가 쉽지 않은 곡이었을텐데, 가요톱텐에서도 본적이 있고, 젊음의 행진이나 쇼 프로에서도 몇 번 본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한 느낌이 있네요. B612 앨범의 다른 곡들을 들어보면 앨범을 내기 위해서 스팩트럼을 넓게 잡은 느낌도 들어요. 여튼...

 이 곡은 아마 20대 전 구간에서 가장 많이 불렀던,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른 장소가 참 여러곳이었다는게 인생곡이 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무대 위에서 공연 마지막 곡으로 불렀던 기억도, 밤 늦게 캠퍼스에서 술잔을 기울이다가 가로등 아래서 부른 기억도, 신촌 어딘가 스테이지가 있는 술집에서 불렀던 기억도, 야간위병으로 나가 혼자 별을 보며 흥얼거린 기억도... 기억하지 못할만큼 많은 기억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군대 가기 전이었던 것 같은데, 대학교 연못 옆에 있는 벤치에서 가끔 술 좀 들어간 친구들이 가끔 노래를 부르던 유명한 장소가 있었습니다. 거긴 가로등이고 뭐고 없어서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어느 정도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곳이라 아마 그런 이벤트가 자주 벌어지지 않았나 싶은데... 어느 날 친구와 소주를 홀짝이다 이 노래가 부르고 싶어서 불렀는데, 연못 건너편에 있던 여자분 두 분이 박수를 짝짝짝 치시더니 답가로 '성악곡'을 불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음대에 적을 두신 분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노래에 집중하고 들었어야 할 분위기였지만, '저쪽에서 답가를 했는데 너도 해야되는거 아니냐!!'며 제 친구 닥달하느라 정작 그 고운 목소리로 불러주셨던 곡은 차분하게 듣지 못했지요. 여튼, 그렇게 노래를 주거니 받거니 4곡 정도 서로 부르고 나서는 박수를 짝짝짝 치고 각자 갈 길로 그냥 가는 쿨함으로 마무리된 어느 밤의 에피소드도 생각납니다. 

 요즘은 이렇게 타인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는데에도 너무나 많은 자기검열과 용기가 필요한 시대인 것 같아서 아쉽고 안타까운 맘도 있습니다. 게시판에 글을 적는 것도 '누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몰라 내 생각 한 줄 없는 퍼온 글'을 적는 것이 훨씬 맘 편하다는 분도 있었고, 타인들이 동의하지 않는 어떤 시선이나 생각도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경우도 여러 번 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비슷하게 이 시대를 지내고 있는 것 같지만, 장소가 주는 편안함일지... 아니면 시대를 공유하는 비슷한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일지... 유독 이 장소에서만은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긴 이야기를 적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이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로당의 모든 어르시느앙님들."




댓글 13

새바람그늘님의 댓글

작성자 새바람그늘 (118.♡.2.127)
작성일 05.10 14:06
B612에서 기타 쳤던 한승이가... 교실에서 메탈리카의 master of puppets 쳐 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ㅎㅎ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BonJovi (101.♡.109.38)
작성일 05.10 14:24
@새바람그늘님에게 답글 우왓.~~~!! 혹시 같은 반이셨었나요?

새바람그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새바람그늘 (118.♡.2.127)
작성일 05.10 14:26
@BonJovi님에게 답글 아뇨 우리 학교에 놀러 와서 일종의 기타 대결을... ㅎㅎ 우리 반에 또 다른 기타 신동이 있었거든요. 그 당시 신촌 골에서는 기타 좀 친다는 고수들의 무림대결(?) 비슷한 것이 있었답니다. 유치하고 재밌는 추억스런 전설이죠.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BonJovi (101.♡.109.38)
작성일 05.10 14:34
@새바람그늘님에게 답글 와.~~~~~ 생각만해도 짜릿하네요.~ 그 분들 중에서 음악을 업으로 삼고 평생 달리신 분들도 있을테고요.

MoonKnight님의 댓글

작성자 MoonKnight (211.♡.144.214)
작성일 05.10 14:09
진짜 부르고 싶은 노랜데 저랑은 옥타브 자체가 안맞더군요 ㅠㅠ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BonJovi (101.♡.109.38)
작성일 05.10 14:28
@MoonKnight님에게 답글 성대가 예전처럼 생소리 지르는걸 이제는 못받아줘서... 이제는 언감생심 쳐다만 보는 곡이 되었습니다. ㅜㅜ;;

맑은생각님의 댓글

작성자 맑은생각 (118.♡.2.133)
작성일 05.10 15:02
어느 댓글에도 언급한적 있는 제가 술먹고 노래방 가서 흥에 차면 부르는 곡이 나만의 그대 모습과 깊은 밤의 서정곡이였습니다. 성대가 예전만 못해서 요즘엔 삑사리가 가끔 나더군요.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BonJovi (101.♡.109.38)
작성일 05.10 15:32
@맑은생각님에게 답글 맑은생각님과 노래방 선곡리스트가 왠지 많이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연랑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연랑 (211.♡.166.65)
작성일 05.10 21:51
@BonJovi님에게 답글 언제 같이 노래방 함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노천강당 같은데서 기타들고 부르는게 더 낭만있겠지만요 ㅋㅋ

연랑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연랑 (211.♡.166.65)
작성일 05.10 21:46
젊을땐 희안하게 이곡을 몰랐고,
이곡을 알고난 뒤엔 부를만한 성대가 남아있지 않네요...
딱 내 스탈인데 ㅠㅠ
그나저나 대학시절 추억 굉장히 낭만적입니다.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BonJovi (101.♡.109.38)
작성일 05.10 22:13
@연랑님에게 답글 성대는 훈련을 적절하게 하면 다시 컨디션이 올라간다고는 하는데, 참 쉽지 않은 듯 합니다. ㅜㅜ
그 땐 연못 주변에서 누군가 솔로로 노래 부르기 시작하면 부족해도 다들 경청해주고 그랬었던것 같아요.~

colashaker님의 댓글

작성자 colashaker (125.♡.187.187)
작성일 05.11 17:21
젊어진 느낌 들다가....
자판치는데 바로 손꾸락 아파서 본래대로 회귀함..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BonJovi (104.♡.68.107)
작성일 05.11 22:28
@colashaker님에게 답글 아이고… ㅠㅠ;; 무리하지 마시라고 할 수도 없고…
마음이 아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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