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곡] B612 - 나 만의 그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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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onJovi입니다. 인생곡 올라온게 100곡이 안된다는 당주님의 말씀에 엄청난 글이 러쉬를 하고 있네요. 그 와중에 아직 올라오지 않은 곡이 있어 올려봅니다.
이 노래는 오버그라운드로 뜨기가 쉽지 않은 곡이었을텐데, 가요톱텐에서도 본적이 있고, 젊음의 행진이나 쇼 프로에서도 몇 번 본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한 느낌이 있네요. B612 앨범의 다른 곡들을 들어보면 앨범을 내기 위해서 스팩트럼을 넓게 잡은 느낌도 들어요. 여튼...
이 곡은 아마 20대 전 구간에서 가장 많이 불렀던,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른 장소가 참 여러곳이었다는게 인생곡이 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무대 위에서 공연 마지막 곡으로 불렀던 기억도, 밤 늦게 캠퍼스에서 술잔을 기울이다가 가로등 아래서 부른 기억도, 신촌 어딘가 스테이지가 있는 술집에서 불렀던 기억도, 야간위병으로 나가 혼자 별을 보며 흥얼거린 기억도... 기억하지 못할만큼 많은 기억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군대 가기 전이었던 것 같은데, 대학교 연못 옆에 있는 벤치에서 가끔 술 좀 들어간 친구들이 가끔 노래를 부르던 유명한 장소가 있었습니다. 거긴 가로등이고 뭐고 없어서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어느 정도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곳이라 아마 그런 이벤트가 자주 벌어지지 않았나 싶은데... 어느 날 친구와 소주를 홀짝이다 이 노래가 부르고 싶어서 불렀는데, 연못 건너편에 있던 여자분 두 분이 박수를 짝짝짝 치시더니 답가로 '성악곡'을 불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음대에 적을 두신 분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노래에 집중하고 들었어야 할 분위기였지만, '저쪽에서 답가를 했는데 너도 해야되는거 아니냐!!'며 제 친구 닥달하느라 정작 그 고운 목소리로 불러주셨던 곡은 차분하게 듣지 못했지요. 여튼, 그렇게 노래를 주거니 받거니 4곡 정도 서로 부르고 나서는 박수를 짝짝짝 치고 각자 갈 길로 그냥 가는 쿨함으로 마무리된 어느 밤의 에피소드도 생각납니다.
요즘은 이렇게 타인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는데에도 너무나 많은 자기검열과 용기가 필요한 시대인 것 같아서 아쉽고 안타까운 맘도 있습니다. 게시판에 글을 적는 것도 '누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몰라 내 생각 한 줄 없는 퍼온 글'을 적는 것이 훨씬 맘 편하다는 분도 있었고, 타인들이 동의하지 않는 어떤 시선이나 생각도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경우도 여러 번 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비슷하게 이 시대를 지내고 있는 것 같지만, 장소가 주는 편안함일지... 아니면 시대를 공유하는 비슷한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일지... 유독 이 장소에서만은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긴 이야기를 적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이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로당의 모든 어르시느앙님들."
새바람그늘님의 댓글의 댓글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맑은생각님의 댓글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연랑님의 댓글의 댓글
물론 노천강당 같은데서 기타들고 부르는게 더 낭만있겠지만요 ㅋㅋ
연랑님의 댓글
이곡을 알고난 뒤엔 부를만한 성대가 남아있지 않네요...
딱 내 스탈인데 ㅠㅠ
그나저나 대학시절 추억 굉장히 낭만적입니다.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그 땐 연못 주변에서 누군가 솔로로 노래 부르기 시작하면 부족해도 다들 경청해주고 그랬었던것 같아요.~
colashaker님의 댓글
자판치는데 바로 손꾸락 아파서 본래대로 회귀함..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마음이 아파옵니다.
새바람그늘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