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새로 생긴 수영장에 안전요원으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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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 남긴 것처럼
요즘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생존수영을 가르치고 있고
저녁에는 제가 만든 수영모임 회원들 수영을 봐드리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 6시간 이상 수영장에 있을 때도 있어요.
그러다 새로 생긴 수영장에 안전요원이 필요하다보니 티오가 났습니다.
그래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걱정이 많이 생기네요.
이전사이트 퐁당퐁당에도 여러차례 글을 남긴 바가 있는데
소위 수영장 빌런들과 저는 많이 싸우는 편입니다.
빌런 하나때문에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많은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지켜볼 수가 없었거든요.
성격적으로도 그런 걸 잘 못 참습니다.
한동안 생존수영 강습하면서 직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히 이용자들과 문제가 생기면
누가 될 것 같아서 빌런들을 봐도 최대한 참았었습니다.
그러다 한 달 전쯤에 노친네(저는 나이만 쳐먹은 인간을 노인, 어르신으로 칭하지 않습니다.) 하나랑 대판 싸웠습니다.
그때 그 노친네가 제일 먼저 입밖으로 나온 말이 '너 내가 관리사무실에 얘기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생존수영 가르치고 있으니 직원인 줄 알고 저런 소리를 한 겁니다.
그동안 직원들과 강사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각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강사 지인한테 그 노친네에 대해 얘기했더니 이미 직원, 강사들 사이에서 유명하더군요.
제 강사 지인은 수업이 끝나고도 강습생들이 물어보거나 배우고 싶어하면 본인 쉬는 시간을 포기하고 남아서 더 가르쳐 줍니다.
그때마다 저 노친네가 와서 강습 끝났으면 나가지 왜 가르쳐주고 있냐면서 ㅈㄹㅈㄹ한다더군요.
뭐 이건 한가지 사례고 이미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저하고 대판 싸움이 난거구요.
저는 직원도 아니라서 강하게 대하니 요즘에는 제가 강습하는 시간이나 제가 자유수영하는 시간에는 잘 안보이더군요. 원래 본인이 수영을 하던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안 보이기 시작했고 어쩌다 마주쳐도 피해서 다니더군요.
저는 성격적으로 저런 사람들이 너무 싫습니다. 남의 밥그릇 걸린 일에 갑질이나 하려고 드는 나이만 쳐먹은 노친네들..
그래서 걱정인게 새로 생긴 수영장은 위치도 그렇고 주 이용객들이 노인들이 많습니다.
수영장 개장 후 이미 역주행 안전사고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고
분뇨이슈가 계속 터지고 있고
알몸 입장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일을 하는 거니 참아야되는데..
과연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안전요원 근무날에는 마음을 좀 내려놓고 가야겠습니다.
퐁당퐁당회원님들 수영장에서는 항상 안전에 유의하시고 즐거운 수영생활 되시기 바랍니다.
추가) 저 노친네랑 어떤 이슈로 싸우게 된건지 궁금하신 분들도 혹 계실 것 같아 남깁니다.
반 전체가 수업을 듣다보니 탈의실 샤워실이 붐빕니다.
첫번째. 복잡하다고 ㅈㄹ
두번째. 줄세우니 줄 섰다고 ㅈㄹ
세번째. 애들 모여있으면 모여있다고 ㅈㄹ
등등 그냥 본인 마음에 안들어서 그때 그때 보이는 트집을 잡는겁니다.
이걸 제가 한달을 참다가 터지게 된 계기가
학생들 탈의 샤워 도와주시려고 남자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셨는데(보통 남자선생님이 없어서 제가 거의다 케어합니다.)
애들 앞에서 그 남자 담임선생님에게 딱 이 워딩으로 얘기했습니다. '선생이 되어가지고 애들을 똑바로 가르쳐야지. 선생 자격이 없다.'
한달은 ㅈㄹㅈㄹ하는걸 계속 참았는데
학생들 앞에서 담임선생님한테 저러는걸 보고 뚜껑이 열려서 대판 싸우게 된 겁니다.
이 노친네 해병대 출신이라고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해병대 출신인 줄 몰랐을 때 이 노친네가 탈의실에서 동년배 친구하고 얘기할 때 발언은 이랬습니다. '윤석열이 너무 물러터졌다. 군인 한명 죽은게 뭐라고? 시위하는 것들 전두환처럼 탱크로 다 밀어버려야된다.'
그 때부터 인간이 아니구나 생각하고 별로 좋게 보지도 않았는데 저랑 대판 싸우고 난 뒤에
이 노친네가 해병대출신이라는 걸 듣고 더 어이가 없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그때 감정이 또 올라오는데 ㅎㅎ
마음을 좀 차분하게 다스려봐야겠습니다.
퀸포에버님의 댓글의 댓글
지인강사가 사실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제가 수영장에서 골치아픈 빌런들하고 싸울때마다 고맙다고 하더군요. 자기들은 너처럼 그렇게 세게 대응을 못한다고 하면서요.
제가 수영장 측에 강하게 어필해서 지금은 수영장 규정에 정당한 지시에 불응하거나 소란을 피우면 경고하고 퇴장, 반복시 시설이용 제재한다는 게 생겼지만 아직 적용을 안하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전반적인 분위기가 안타깝습니다. 본업은 아니라서 너무 심하면 때려치우고 다시 이용자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이용자 vs 이용자로 싸울 생각도 있습니다.
윌리어님의 댓글
참으시면 참으시는대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또 싸우면 싸우시는 대로 스트레스니
참 어려운 부분 같네요.. 근데 저같아도 한소리 했을 것 같습니다.
아마 퀸포에버님 응원하시는 분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요령이 생기셔서 잘 대처해나가시길...
근데 별개로 프로필 사진이 왠지 아메리칸 바이크인듯한 느낌이.... ㅎㅎㅎ
퀸포에버님의 댓글의 댓글
수영하시는 분들은 많이들 경험하셨을겁니다.
수영장을 개인욕탕인것처럼 내 맘대로 쓰겠다 하는 사람들..
동창이 그러더군요. 빌런들의 특징이 있다고
대부분 생각 자체가 수영장을 자기것처럼 인식한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이용자들을 마치 자기 공간에 들어와서 훼방놓는것처럼 인식을 하다보니 막말, 갑질, 빌런행위들을 많이 한다고요.
사진의 바이크는 suzuki sv650x 모델이라 스트리트 카페레이서 스타일입니다.
세라플님의 댓글
저도 예전에 서비스직 일을 했을 때 이 세상엔 정말 다양하고 신기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더랬죠..
센터쪽에서는 그런 강성 민원이 들어오는게 힘드니 대응하기 더 힘들겠네요.
다른 이용자들이 나서서 그런 사람들을 물리쳐주는 당연한 분위기가 되면 좋을텐데
요즘 같은 세상이라 무슨 해꼬지를 당할지 몰라 더더욱 나서기도 힘들어진 듯하고요..
생존수영에 안전요원까지 정말 수영장에서 많은 일을 하시는군요. 힘내세요!!!
퀸포에버님의 댓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중 대부분은 강하게 받아치는 상대방한테는 찍소리도 못하더라구요.
성격적으로도 그런 사람들을 싫어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고개숙이는 건 더 싫어서
늘 부딪히네요. ㅎ
그냥 취미였던 수영에 지금은 본업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ㅎ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달의서쪽님의 댓글
분뇨이슈에 알몸입장이라 이 두가지만 들어도 뜨아!!! 하네요.
고생하십니다 ㅠㅠ
퀸포에버님의 댓글의 댓글
보통 빌런들은 자유수영에 많아요. 아마 강습만 하시는 분들은 잘 모르실거에요.
달의서쪽님의 댓글의 댓글
다행인 거겠죠? ㅎㅎㅎ
pmam님의 댓글
언행을 보니 틀림없이 젊은 해병의 죽음은 나몰라라 오히려 죽은 사람 욕 안하면 다행이겠네요.
고양이는야옹님의 댓글
여담이지만 생존수영 가는 아이들 무리 보면 귀엽기도 하고 가슴 한켠 짠하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 들어요.
배우고 와서는 저한테 자랑도 하고, 여러모로 교육의 효과가 있다 느꼈습니다.
현장에서 가르쳐주시는 강사님, 선생님들께서 수고해주시는 덕분이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퀸포에버님의 댓글의 댓글
제가 어릴 땐 강이며 계곡에서 진짜 목숨을 담보로 살기 위해 스스로 터득해야 했던 것들을
이제는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가르친다는 것이
뭔가 세상이 그래도 많이 바뀌고 있는구나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예산 문제로 강습시간을 줄이고 강사 수도 줄이고 구명조끼 등 장비 지원도 모자란 상황이라
갈 길이 멀지만 차츰 나아지겠지요.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 아버님들이 지원을 오시는 데
자기 애가 물을 무서워해서 근처도 안 갔었는데
요즘에 풀키즈카페도 가고 있고 잘 놀아서 좋다면서 저한테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 보람이 힘이 됩니다.
고양이처럼님의 댓글
다른 운동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몇 몇 지역 수영장을 다녀보니 빌런들이 꽤 됩니다. 심지어는 우리 동네는 사람이 적으니까 빌런의 수도 많지는 않아요. 이런걸 해결 할 수 있으면 좋은데, 강사나 라이프가드들이 을의 입장이라고 빌런이 아닌 멀쩡한 사람들도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있어서 참 아쉽습니다.
사회 구조가 전반적으로 많이 병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안타깝네요.
아무쪼록 별 탈 없이 오래가길 빕니다만.. 작성자님의 본문 내용에 많은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