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02-12) 불교를 믿는다? 불교는 믿는게 아닙니다.

알림
|
X

페이지 정보

작성자 드라고너 162.♡.186.110
작성일 2024.04.02 18:16
860 조회
3 추천
쓰기

본문

모공에 올린 글을 강좌게시판으로 이동했습니다.
덧글에 달린 내용을 보시려면은 아래 원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원글 소스 :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4867951


===============================================================

어제 조계사 문제로 많이 시끄럽네요.
뭐든 강요는 좋으게 아닌데 강요가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일부 회원님이 불교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셔서, 약간의 아는 지식을 풀어 놓습니다.
표교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다 때려친 놈이라, 틀릴 수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개념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바라보기에 불교는 실제로 종교라기보다 철학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던 종교의 범주에 들어가게 되는군요.

불교는 착한 일을 한다고 해서 천당에 가고, 악한 일을 한다고 해서 지옥가는 것에 중점을 두는 교리가 아닙니다.
사람이 행하는 모든 일에는 업(業;Karma;카르마라고 하죠.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이 쌓이는 것입니다.
착한 일을 하면, 선업이 쌓이고, 악한 일을 하면, 악업이 쌓이는 것이죠.

이 업은 이후에 인(因;원인이라는 뜻이라 생각하면 됩니다.)이 되어, 이것을 기본으로 연(然;결과이 뜻입니다.)을 가지고 오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말하는 인연이 여기에서 나옵니다.
즉 어떤 일을 하면, 그것이 좋은 원인으로 작용하면, 좋은 결과로, 나쁜 원인으로 작용하면 나쁜 결과로 나오게 됨으로, 현재 살아가는 사람은 좋은 연을 쌓아야한다는 의미로 들이게 되죠.

하지만, 이런 인연은 인과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즉, 기독교에서는 천국에서 영생을 하지만, 불교에서는 천당이라고 해서, 악연을 쌓을 수 없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현세에서 좋은 일을 하여, 천당에 태어나더라도 거기서 악업을 쌓으면, 밑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밑이라고 하니 지옥이라 생각하는데, 불교는 육도설입니다.
"지옥 - 아귀 - 축생 - 아수라 - 인간 - 천당" 의 세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며
여기를 계속 돌고돈다고 해서 육도윤회라고 합니다.
(아귀, 아수라는 일본 만화에서 많이 나오죠? 아수라는 나찰이라고도 합니다.)

즉, 어떤 업을 쌓더라도 이 육도를 돌고도는 것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육도를 벗어나는 방법이 단 하나가 있는데, 이것이 해탈(열반;nirvana)입니다.
이 윤회에 대한 인과율을 끊고 부처의 경지가 되면, 모든 것에서 초월한다....라는 것이죠.
(이 개념을 기독교에 빗댄다면, 신이 된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것도 완전히 똑같지는 않습니다.)
이 때는, 선업/악업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고, 자기가 나고 싶은 곳에 나고싶은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화신이라고 해서 여러 몸으로 바꿀 수 있는 부처라고 합니다.)


이렇듯, 불교도의 모든 근원적인 목표는 열반에 있습니다.
따라서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종교이지만, 종교의 개념보다 철학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합니다.
 
깊이 들어가면, 어렵고 더 심오한 내용이 많겠지만, 간단하게 이해시키고자 한 글입니다.
평소에 많이들 궁금하게 생각하는 내용을 아래 문답형식으로 몇 가지만 알려드립니다.
다른 종교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질문 1.
절에 가면 불상에 절을 한다. 이것은 우상신앙이 아닌가?

답변 1.
앞에서 말했 듯이, 불교는 누구를 믿어서 열반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인연에 대한 모든 것을 초월해야죠. 그럼 왜 절에서 불상에 절을 하나?

이것은 상징적인 의미로, 먼저 깨닳은 선각자에 대한 예의에 표시이며, 나도 당신처럼 깨닳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의미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또한 나를 낮춤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하심(下心)을 가지게 되는 하나의 방책이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를 믿는 것이 아닙니다. 불경에는 깨닳음을 얻기위해서는 부처도 법도 다 버리라고 합니다.
(뗏목 우화가 있습니다.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질문 2.
절에 가면 복을 달라고, 비는 것은 뭐나? 그건 토테미즘이 아니냐?

답변 2.
실제 모든 종교는 다른 나라에 토착하기 위해, 현지화 과정을 거칩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기존에 있는 기복신앙을 흡수하여, 현지화하는 것이죠.
쉬운 예로, 천주교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제사에 대한 부분을 인정한 것을 들 수 있겠네요.
따라서 복을 달라고 비는 것은 우리나라에 있는 기복신앙(서낭당에 비는 것 등...)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가 태어나는데 연관된 삼신할머니나, 생명을 관장하는 칠성할아버지가 우리나라의 예전부터 있던 기복신앙이며, 이것이 현재 절에 칠성당이나 삼신당으로 흡수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불교의 근본 믿음을 가지려는 자정운동을 접한 젊은 사람들은 기복에서 벗어나, 정식교리를 배우고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저도 가끔 빌기도 합니다. 이것은 사람이라면, 어려운 문제를 기대고 싶어하는 정서적인 문제로 치부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 3.
그런데 왜 타 종교처럼 적극적 포교를 하지 않나?

답변 3.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불교는 개인이 해탈이 목적입니다. 그러다보니, 우선 내가 해탈을 하는 것에 목적을 두는 소극적인 자세가 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대중들이 함께 같이 해탈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교리적으로 소승,대승으로 나눈다고 하는데, 실제 불교의 기본은 내가 먼저 해탈하여, 다른 사람을 이끌어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이지 않게되죠. 왜? 내가 먼저가고 나중에 이끌어가겠다가 되니까요.
그래서, 들으면 좋고 안들어도 어쩔 수 없다가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인연이 또 접목되기도 하고.. 여하튼 강요하지 않는 것이 그런 이유가 되겠죠.
 

유리링님의 추가 질문

질문 : 불교관련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조그만 절이나 법당에 있는 스님들은 신도들의 사주나 점을 봐주고 어느정도 돈을 받아서 제사상을 차리고 제사를 드리는 곳도 있던데, 이런것도 불교쪽에 포함이 되는건가요? 아님 뭔가 불교랑 이것저것 짬뽕이 된 곳인지요?

답변
실제 절에서 저런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조계종 종단에서도 알고 있으며, 이미 금지시킨 사항입니다.
(불교도 종파가 많아, 사이비적 성격이 많은 곳도 있습니다만, 정식 교리에서는 없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몇 가지 방편으로 아직까지 많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거기에 대한 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주나 점을 봐준다 : 이는 원칙적으로 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또한 이것으로 돈을 벌고자하는 승려는 중이라고 해야겠죠. 스님들 중에 일부러 배워서 점을 봐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좋게 말하자면, 이런 인연으로라도 불교를 접하게 하고싶은 마음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절에서도 먹고자고하는데 쓰는 시주돈을 구하기 위해서겠죠. 실제로는 불교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2. 제사상을 차리고... 이 부분은 종교의식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천도제라고 해서, 구천을 떠도는 귀신들을 저세상으로 가라고 하는 의식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천도제를 하여, 귀신들에게 현세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저세상으로 가라는 행위를 하는 것이죠. 물론 이것도 기복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절에서는 '도를 아십니까?'처럼 이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전통행사(?)로 남아있는 용왕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셔야합니다.

댓글 4 / 1 페이지

aconite님의 댓글

작성자 aconite (172.♡.210.65)
작성일 04.03 07:02
불교 알기에 좋은 글이네요~

마르코님의 댓글

작성자 마르코 (172.♡.118.103)
작성일 04.03 20:24
잘 정리해주셔서 이해가 쉽네요. 감사합니다.

포션이필요해님의 댓글

작성자 포션이필요해 (172.♡.110.3)
작성일 04.04 11:39
좀 오래된 일이긴한데, 군대에서 법당에 한 번 갈 일이 생겨 갔는데 스님이 설교를 하실 줄 알았는데 명상법을 알려주시더군요.
당시 교회를 자주 접했던 제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헤도니스님의 댓글

작성자 헤도니스 (162.♡.91.81)
작성일 04.04 22:08
불교는 답을 주지 않고, 질문을 하면 다시 질문으로 돌아온다고 들은적이 있습니다. ㅎ
쓰기
홈으로 전체메뉴 마이메뉴 새글/새댓글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