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된 필름 현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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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5년 전 즈음에 올림푸스 Pen EE3 에 장착된 필름을 최근에 현상한 결과의 기록입니다.
해당 카메라는 아래 사진에서 우측 하단에 있는 녀석 입니다.
잠깐 이 카메라의 특징을 말씀드리면, 일반 35mm 판 필름을 세로로 반을 잘라 찍기 때문에
36방 한 롤 인경우 72장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 입니다. 뷰파인더도 아주 작고 답답하죠 ㅎ.
그리고 필름 카메라 시절에 72장 이라는 것은 저에겐 아주 많은 컷이기 때문에 어디 출사를 가더라도
당일에 모두 소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한 롤을 다 찍고 현상하기까지 몇 달이
걸리기도 했었드랬죠...
그런데 이사를 몇 번 다니고 하던 과정에서 이 카메라를 비롯한 4대의 구닥다리 필름카메라가
없어졌던 겁니다. 누가 가져간것도 아니고... 이사 라는 것이 간혹 물건이 사라지는 이벤트 인 걸
알기에 그냥 그렇게 없어졌나 보다 하고 살던 중, 얼마전 서랍장 한 켠에서 꺼내 주시는 어머니...ㅠㅠ
그렇게 부활한 4대의 필름카메라 중에 pen 에만 필름이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첨에는 필름이 있는지도 모르고 뒷판을 열어서 노광을 시키기도 하고 했지만요.
그래도 혹시나 하고 틈 날때 마다 열심히 찍어서 결국 72장을 채웠습니다.
그리고 가끔 들르는 야탑포토에 현상 및 스캔을 맡기고 다음날 찾으러 갔을 때,
사장님 왈, 이거...필름이 오래되서 그런지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높은 확률로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기에 현상된 필름만 주세요 하고 가져왔습니다.
그게 아래 사진 입니다.
사실 30대 초반 경 부터 디지털로 시작해 아날로그 사진을 나름 오랜동안 했지만 이런 식의 결과가
나온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음...없었을 겁니다.
암튼 오랜 시간 묵혀 있던 기억저장소에 혹시나 나의 과거가 한 컷이라도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맘에
시간을 들여 사진을 열심히 찍었건만... 결과는 공백이네요 ㅎㅎㅎ
덕분에 이 카메라로 출사 다니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는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용기는 별 내용이 없어서 민망하네요 ㅎㅎ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묵혀 있다가 발견된 4대의 카메라는 첫 사진의 pen 과 Minox 그리고 아래 사진의 Pentax 들 입니다.
THE END.
ShadowGallery님의 댓글
저도 x300에 10년쯤 된 필름이 있어서 이거 무시할까 다 찍고 현상해볼까 고민하던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