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보 - 학생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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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5.20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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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에 있던 글을 사용기로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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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지난 2편은 좀 뉴질랜드를 디스하는 시리즈가 된 것 같아서.. 오늘은 아주 약간의 뉴질랜드 복지혜택관련 맛보기와 대학 생활에 대해 중점적으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총 12년 거쳐 대학교에 원서를 내고 수시, 학종, 정시 등등 다양한 전형 중 합격하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2년, 고등학교 5년 해서 총 13학년을 다니는데 보통 고등학교 마지막 3년동안 내신으로 (편의상 그냥 내신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조금 더 복잡하긴 하지만 고등학교 안에서 기말고사처럼 보는 시험이 점수의 대부분을 결정짓고, 한국의 수행평가처럼 학기 중에 하는 과제나 중간고사 시험 성적도 반영이 되는 전형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요) 대학에 진학합니다.
아마 한번 쯤 들어보셨을 법한 말로.. “외국에서는 대학에 입학하기는 쉬운데 졸업하기는 어렵다” 가 있죠.. 제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뉴질랜드 대학교가 딱 그 느낌입니다.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게 되면 대학교 입학은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워낙 인구가 적고 대학교 수 자체가 열손가락 안에 들다보니..) 자신이 원하는 과에 지원하는 게 우선이라 경쟁이 심한 과도 분명 있습니다. 의대라거나.. 법대라거나.. 치대라거나.. 공대라거나요.. 그치만 (한국과 뉴질랜드 두 곳에서 모두 입시를 경험해본 제 눈에는) 분명히 뉴질랜드가 입시자체는 훨씬 쉬웠습니다.
뉴질랜드에는 대학 (University)과 전문학교 (polytec, unitec)를 비롯한 3차 교육시설 (tertiary institutions)이 있고, 그 안에는 다양한 학부가 있고 과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과는 3년제 입니다. 한국은 보통 4년제고 4년제 졸업 후 바로 석박사 과정을 할 수가 있지만 뉴질랜드에서는 3년제 졸업시 석박사를 바로 할 수가 없어서 postgraduate course를 해야합니다. 한국분들이 보통 “준석사”라고 부르던데;; 배우는 내용은 한국 대학교 4학년에 하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전공 관련 페이퍼, 학사논문이나, 자격증 따는 시험, 회사에 실습이나 인턴십 이수, 학점 채우기를 위한 교양과목 이수 등등이요. 그래서 대체로 학부생들은 3년 후 졸업을 하고 사회로 나가지만, 위에 서술한 의대, 법대, 공대, 치대생은 더 길게 공부하고, 대학원에 뜻이 있는 사람들은 3년제 졸업 후 1년 postgraduate 과정을 하기도 합니다. 요새는 사람들이 빨리 졸업하고 취업을 하려고 하는 경향이 크긴 합니다. 3년 코스라도 막 2년반만에 끝내고 일찍 졸업해서 취직하려는 학생들도 많이 봤습니다.
암튼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지금은 경제가 많이 안 좋아져서 안 그런 사람들도 굉장히 많지만) 제가 대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만 18세 되면 나가 살아야지!” 하는 신념을 가진 부모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홀홀단신으로 집을 나와 플랫을 구하고, 대학을 다니는 어린 학생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자, 그럼 그 플렛/렌트비, 생활비, 학자금은 전부 어디서 나올까요?
뉴질랜드는 전반적으로 학생에 대한 지원이 꽤 잘 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18세 이상은 나가서 혼자 산다라는 생각이 문화적으로 보편적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몇년전 노동당이 제 1당이었을 때 총선 공약으로 “대학과정 첫 1년 무료”를 내세웠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ㄷㄷㄷ
대학과정은 요새 보통 연간 7500불에서 10000불 정도 하는데 (영주권자, 시민권자 기준. 유학생은 물론 훨씬 비쌉니다) 한화로 대충 500만원에서 800만원 정도네요. 그걸 1학년은 무료로 풀어줘서 3년 학비 중 2년 학비만 학생이 충당하면 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 남은 2년은…?
뉴질랜드 학자금 대출은 기본적으로 무이자입니다. 대출 상환기간도 딱 언제까지라고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입이 있으면 소득세를 내는 것처럼, 수입이 있으면 학자금 대출도 자동으로 떼갑니다. 대출이 무이자에서 복리로 전환되는 때가 딱 한번 있는데, 바로 대출 신청인이 학자금을 안 갚고 해외에 장기체류하고 있을 경우입니다. 그 경우가 아니면 평생 무이자로 수입이 있을 때만 상환하는 거라 완전 너그럽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뉴질랜드에는 학생수당이라는게 존재합니다. 쉽게 말해 대학생에게 렌트비 보조와 생활비 명목으로 매주 약 340불씩 (25만원 정도) 계좌로 쏴줍니다. 누구나 무조건으로 받는 건 아닙니다. 신청자의 나이 (만 24세 이하인 경우 부모의 수입관련 서류까지 검토합니다. 어찌보면 제가 위에 언급한 18세 이상은 나가살아라!에 반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24세 전까지는 부모가 그래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걸지도요;;), 신청자의 자녀유무 (미혼모,부면 더 받습니다), 신청자의 파트너 유무, 신청자 파트너의 수입, 신청자의 거주지, 신청자의 현재 수입과 자산을 검토해 차등적으로 다른 금액을 지급합니다. 재밌는 건 신청자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수입이 있는 데 그 금액이
일정 금액이상 넘어가면 학생수당이 깎입니다ㅋㅋㅋ 공부할 시기에는 일 하지 말고 공부하라는 배려?인 건지..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은 보통 주에 20시간 내외로만 아르바이트를 하고 일을 더이상 안합니다.
이렇게 보니 세금이 돌아서 필요한 곳에 잘 쓰이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재정이 부족하기도 하고, 수당 제도의 헛점을 이용하는 사람이 생기다보니 (한 15년전 일인데.. 그때는 수당 받기가 훨씬 덜 까다로웠어서 정부 용돈 탄다고;; 50대들이 그냥 학교 등록하고 학생 수당 받고 그러는 걸 저도 몇명 주변에서 봤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제한이 생겼습니다. 아래는 내용을 대충 요약해본 것입니다.
1. 만 40세 미만까지는 한평생동안 총 4년 학생 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만 40세 이상부터는 한평생동안 총 3년 학생 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석박사 과정은 정부에서 개인적 지원을 전혀 해주지 않습니다.
4. 학점이 어느 기준 이하일 경우 수당지급 결격 사유가 됩니다.
5. 수당을 못 받는 경우 (결격 사유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면 정부에서 돈을 빌려줄 수 있습니다. (무이자)
뭐 그래도 없는 것보다 훨씬 낫긴 하지만.. 저 1번과 2번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에는 긴 학부 과정들.. 예를 들면 의대, 치대, 복수전공 하는 학생들은 그야말로 멘붕이라 거리에서 시위도 하고 그랬었네요..ㅠㅠ
물론 이런 복지 혜택들은 뉴질랜드 시민권자, 영주권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고.. 유학생은 그런거 없습니다. 영주권자도, 영주권 취득 후 2년 후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하려면 학비도, 생활비도 다 본인이 충당해야합니다.
오늘은 이만 줄여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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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퀘어님의 댓글
글 잘봤습니다. 한가지 덧붙이면 본문의 텍스트 컬러가 옅은 회색으로 따로 지정되어 있어 라이트 모드 사용자는 가독성이 많이 안좋습니다.
Kami님의 댓글
호주도 3년에 pre / post course가 있어서 이건 뭐지 했는데 4학년 코스였군요 게다가 1년은 무료라니 뉴질랜드 좋네요
Java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