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4평 짜리 방에서 평상 겸 침대 자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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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만들었던 평상 겸 침대입니다.
* 차례 *
제작동기
구상
협소한 공간에서 제작의 문제점 해결
재료
재료비
제작 과정
추가 고려 사항
마무리
<제작 동기>
이사를 간 집에 침대를 놓으려고 인터넷으로 알아보다,
가구는 실물을 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과학으로 이름난 브랜드의 상점을 찾았습니다.
그 과학 말구요 과학 받침대 말입니다.
괜찮아 보이네요, 백만원 쯤 한답니다.
재질을 봅니다. 겉은 번지르르 한데, MDF 같습니다.
좀 더 좋은 재료는 없는지 물었습니다. 200만원 넘는 것을 보여줍니다.
역시 겉은 좀 더 번지르르 한데, 실체는 MDF 같은 재질입니다.
아~ 저 포도는 시구나(실거야 가 아닙니다. 맛 봤습니다 ^^)~ 하고 돌아서 나옵니다.
나오며 생각합니다~ 에라~ 직접 만들자.
국민학교 5학년에 혼자서 책상 만든 것이 기억납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집수리나 목공 등을 도와드리곤 했었지요)
그 때는 나무도 상태가 조악했고 수공구만을 썼고 못을 제외한 금속 부품이 없었죠.
<구상>
목표는 건강 > 실용성 > 제작 용이성 > 가격입니다.
멋? 없어도 됩니다.
멋 부리려면 돈도 돈이지만, 귀찮습니다.
저는 자칭 중증 귀차니게으르니스트 입니다.
중증 귀차니게으르니스트가 이런걸 만들 생각을, 열악한 환경에서 했다는건 정말 신기한 일입니다.
정말 뭔가에 꽂혀야 가능한 일이지요.
사실 뭔가를 만드는 것은 시작이 어렵지, 만들땐 즐겁습니다.
시작의 동기만 부여하면 됩니다.
그 동기는 위에 있네요~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있네요~
<협소한 공간에서 제작의 문제점 해결>
웬만한 공구는 다 있지만, 두~세 가지 걸림돌이 있습니다.
- 작업공간이 없습니다.
>거의 비다시피 한 방을 봅니다. 약 4평. 흠. 괜찮네요.
- 판재등 목재를 통으로 배달하려면 배송비가 재료 가격을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통으로 배달된 판재를 자르는 것도 일입니다.
일반 톱을 사용해서 자를 수는 있지만, 작업의 난이도가 대폭 증가하고, 면이 매끈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추가적인 대패 작업이 필요하고, 으악~ 힘듭니다.
수공구를 사용하여 거친 면을 매끈하게 만드는 것과, 매끈한 면을 단지 다듬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원형톱을 살까?
한~두번 쓰려고 백만원 가까이 쓸 수는 없습니다.
원형톱 작업을 위한 작업대까지 생각하면 아득합니다. 향후 보관도 문제입니다.
아파트에서 원형톱을 사용하려니 소음도 소음이지만 위험합니다.
>인터넷을 뒤져봅니다.
사이트에서 지원하는 툴로 도면을 그려주면 원형톱으로 절단해서 배송해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원형톱으로 끝까지 자르기만 되는, 중간에 멈춰서 'ㄱ'자로 자르기 같은건 안됩니다.
사실 도면이라기 보단 원형톱으로 직선 자르기를 위한 선긋기 수준이지만 말이죠.
<재료>
기둥: 홍송 집성목(솔리드 조인트). (강도 면에서 우수합니다)
상판: 삼나무 집성목(핑거 조인트). (삼나무 향기가 은은하고 가벼워서 좋습니다)
기타: 집성 각재, 연결 철물, 친환경 목공용 본드, 투명 바니스, 예전에 뭔가를 만들다 남은 자투리 목재.
<재료비>
약 15만원
<제작 과정>
- 재단되어 온 목재의 뒤틀림이나 휨을 확인합니다.
- 각 부분 목재의 부하와 향후 지속적인 하중에 의한 처짐을 고려하여 보강 작업을 합니다.
재료비를 아끼고, 못자국을 최소화 하려고 목공 본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 가조립을 통해 각각의 부품이 제대로 맞물리는지 확인합니다.
- 대패와 사포를 이용해 모서리와 면을 다듬습니다.
- 청소기와 마른 천 등을 이용해 목재 표면의 먼지를 제거합니다.
- 투명 니스칠을 합니다.
도료의 벗겨짐 방지와 표면 강도 증대를 위해 여러번에 나누어서 바르고 말리고를 반복합니다.
- 최종 조립을 합니다.
매일 퇴근 후 2~3시간 작업 후 만들던 것 밀어두고, 청소하고, 자고를 반복하며,
약 10일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중간과정의 사진은 찾을 수가 없네요.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 결속 강도 보강을 위한 나사못 작업이 몇 군데 있습니다.
상판 보강 작업도 사진에서는 빠져있네요.
<추가 고려 사항>
이사갈 때를 대비해서, 조립식으로 주요 판과 각재들 떼어낼 수 있게 연결 철물을 사용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모서리 비틀림 강성이 상당히 약해졌으므로, 모서리에 외력을 주면 직사각형이 마름모꼴로 변할 수는 있게 되었네요.
다만, 상판 위에서 움직일 때 삐걱거림은 없게 하였습니다.
<마무리>
엉성해 보여도 튼튼하구요~
보시다시피 2인용 킹사이즈입니다.
(2인용이 삐걱거리면 안되겠죠?)
끝.
Java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나, 매트리스는 끝내 사지 않았습니다.
위에 폴리에스터 요 깔고 면 커버 씌워서 쓰고 있지요.
곰팡이라면 습기인데, 결로를 고려해야겠군요.
평상 아래의 온도, 상판의 열전도도가 관건일 듯도 하지만, 어쨌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싶네요.
매트리스를 깔게 되면,
상판을 들어내고, 기둥에 구멍을 뚫는 등 약간의 개조를 하면 될 듯 하네요.
또는 매트리스용으로는,
요새 저렴하고 튼튼한 플라스틱 깔개를 쓰는 것이 훨씬 나아보이기도 하고요.
저 당시에는 플라스틱 깔개가 요새같이 튼튼하지 않았기도 했지만,
뭔가를 직접 만드는데 생각이 쏠렸었네요.
페인프린님의 댓글
젤 처음 쇼파를 만들었는데 뽄드를 잘 안쓰고 했더니 좀 삐그덕 거리는... ㅜ ㅜ
Java님의 댓글의 댓글
목공 접착제가 좋은 것이 나무가 부러지거나 뜯겨나갈 때도 버티더라고요
식목일님의 댓글
소음과 가루 때문에 역시 아파트에서 목공은 아닌거 같습니다.
Java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큰 재단을 다 해서 받아서, 나머지는 쉬웠어요~
또는 몰입이 힘듬을 잊게 했을지도요~
에타님의 댓글
앗! 하는 사이에 생활 공간에 공구가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다가 소음과 분진 등쌀에 결국 공방 자리 구해서 나가게 됩니다. 저처럼요.
흔히들 목공은 돈이 매우 많이 드는 취미라 돈 없으면 골프나 치라고 합니다. 매우 맞는 말입니다.
백가지 공구가 없어도 소음, 분진에 자유로운 공간이 있다? 그럼 일단 손톱으로 시작하세요. 목공은 공간이 80% 이상입니다.
핏빛늑대님의 댓글
2009년때도 상당한 금액이었을거 같은데...엄청 저렴하게 구입하셨네요.
그래도 결과물은 뿌듯하시겠어요 ㅎ
Java님의 댓글의 댓글
판재 하나를 통째로 구입해서 자르는 비용(기본 4선인가 무료, 추가 1선에 500원)만 부담하는 식이라서 저렴했습니다.
낭비되는 재료를 최소화 하고자, 각 부품 절단에 가상 테트리스를 한참 했었지요~
판재 가격도 저런 툴을 제공하는 그 사이트가 오히려 글과 그림으로 설명을 제출해야 하는 다른 곳들 보다 훨씬 저렴햇고요.
총 재료비가 30만원 중반대였고, 각 가구들과 들어간 재료 1/n 해보니 대충 저 가격이 나오더군요.
*(추가)*
지금 해당 사이트 들어가서 대충 계산해 보니, 판재만 15만원 정도 들겠네요.
목재 가격이 생각보다 안 오른 듯요. 15년이나 지났는데 말이죠.
각재, 부자재 합치면 넉넉잡아도 약 20만원 초반 쯤으로 예상합니다.
그런데 도면 그려서 자르는건 안보이고 잘라진 후의 크기 입력란만 보이고(그 당시에도 있었음. 초보자에겐 더 쉬울수도),
가공안한 각재는 찾을 수가 없고 가공 각재만 보이고,
좀 아쉽네요.
뉴턴님의 댓글
매트리스 밑에 공간이 없으면 밑바닥에 곰팡이가 슨다는걸 경험하고,
침상과 평상은 용도가 다르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트리스 자주 뒤집에 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