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대 교수 충원을 보며....야이 개XXX들아 대가리가 인테리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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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일리악 203.♡.180.14
작성일 2024.06.14 12:55
분류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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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제목에서부터 어그로를 끌어서 죄송합니다.

저는 전직 필수과 의사였고, 현재 남극 장보고에서 의료대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극지연구소 홈피에 올라온 사진보세요.) 제 이름과 면상은 깠으니 객관성은 어느정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의대 충원은 필요하지만 현정부의 폭압적이고 무뇌적 행정은 반대합니다. 오늘은 행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말씀드립니다.

다른 단과대학과 마찬가지로 모든 의과대학은 인력, 시설과 같은 교육 시설에 대한 평가를 합니다. 그 중 인력에 대한 평가는 전담 교원에 대한 평가가 메인입니다. 전담 교원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의 자격을 따고, 세부 전문의라고 하는 전임의 과정과 대학원 학위를 요구합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단과대학 교수채용과 비슷한데, 의과대학은 지도전문의 자격시험을 봐야 합니다. 그런데 지도 전문의 자격시험을 보려면 자격이 충족 되야하고, 시험도 일년에 한번 있고 학회마다 일정이 다릅니다. 또한 지도 전문의는 교육을 매년 듣지 않으면 유지되지도 않습니다.

그럼 8월부터 국립의대 교수를 1000명을 충원하려면 일단 지도 전문의 시험을 본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일년에 배출되는 전문의가 약 4000명이라도 지도전문의 자격을 갖추지 않아 불가능합니다.(세부전문의를 하지 않아서요..) 그러면 전문의중에 지도전문의 자격을 가지고 있고, 교육을 들어 자격을 유지한 인원이 내년엔 기존 직장을 사직하고 국립대 병원으로 이직을 해야합니다. 이게 더 큰 문제이겠죠….이들은 이미 다른 직장에서 진료를 보고 있거던요. 그들이 이동을 한다면 로컬의사 1000명이 움직이니 국가 의료시스템 근간이 흔들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근데 지도 전문의 자격을 계속 유지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로컬 급여가 교수 급여보다 좋거든요...암튼....

또다른 문제는 국립대만 채용하는 인원이 1000명이고, 국립대만큼 사립대 병원이 있습니다. 만약 같은 숫자만큼 교수를 충원한다고 가정하면 여기에도 1000명이 필요합니다. 그럼 약 2000명의 전문의가 움직여야 합니다. 이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쇼에 불과합니다. 현실적으로 국립대와 사립대 대학병원 교수 충원이 100%된다고 가정하면 국가 의료 시스템은 재앙에 가까운 대 이동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100%를 만족하지 못하면 3차 병원의 부실 진료를 불러오게 되는 양날의 검에 가까운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게다가 교수 급여를 로컬 급여만큼 올려주지 않으면 전문의들은 계약직이라서 움직이지 않을겁니다. 이게 병원에겐 재정적 압박입니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면 보험재정의 압박이구요...또 한번 암튼....

그 다음 문제는 자격이 되는 교수를 충원한다고 하더라도, 의원이나 중소형병원 진료를 보고 암수술이나 전문적인 영역을 진료하지 않았던 "지도전문의 자격만 가지고 있는 의사"는 막상 수술을 하거나 진료를 보면, 실수를 할 수 있어 바로 현장 투입이 불가능한게 더 큰 문제입니다. 면허증 있다고, 모두 운전을 할 수없는 이치와 같습니다. 이제라도 정부는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해야합니다. 이렇게 즉흥적이고 아니면 말고의 행정은 국가와 국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행시도 보시고, 사시도 보신 훌륭하신 분들이 시험볼때만 머리를 쓰시고 지금은 장식으로 달고 댕기시는지 모르겠습니다....장식이라서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고 악아리로 내뱉으시는건지 당췌 알 수 없네요....그래서 대가리가 인테리어냐고 물어본겁니다....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약]

  1. 교수충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1. 교수 충원을 로컬 시장에서 빼내가면, 의원과 중소형 병원의 의사 채용난이 발생하고, 의료비용은 점차 늘어나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1. 교수 충원된 인력을 바로 현장 투입하는게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ps) 반대 의견도 있을 수있고 댓글로 달아주시는거 환영합니다. 저는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잘 못보니 기회되면 댓글 달겠습니다.

댓글 6 / 1 페이지

손많이가는오빠님의 댓글

작성자 손많이가는오빠 (14.♡.212.106)
작성일 06.14 17:35
심평원 고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왜 이런 이야기가 심평원에서 흘러 나오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기회에 의료보험체계를 확 뒤집어버릴려고 한다는군요.
지역별로 상종은 1개씩만, 상종은 간단한 수술은 못하고 난이도 높은, 응급도 높은 수술들만 하도록 세팅한다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오늘 박민수 차관의 영전도 그렇고 지금까지의 대응도 그렇고 정부는 환자나 의료진, 병원들을 모두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졸로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큰 틀에서 원하는 대로 물꼬만 터놓으면 다음 정부에서 문제점들을 알아서 해결할거고 이미 흘러가는 강물을 되돌리거나 다른 길로 보낼 수 없는 정도로 물길을 만들었겠죠.

bigegg님의 댓글

작성자 bigegg (211.♡.177.198)
작성일 06.14 22:19
멋진 글 읽고 공감 찍고갑니다!

Eugenestyle님의 댓글

작성자 Eugenestyle (203.♡.218.34)
작성일 06.15 11:56
남극에 신생아 전공한 소아과 의사는 필요 없나요 ㅠㅠ 가보고 싶네요 ㅠㅠ

일리악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일리악 (203.♡.180.14)
작성일 06.15 12:18
@Eugenestyle님에게 답글 남극 월동 의료대원 채용기준은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됩니다. 수술 가능한 전문의 "우대"이지 소아과 선생님도 지원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한국 NICU 지키시고 나중에 안식년으로 편하고 좋은곳 가시죠~~선생님이 계셔서 산부인과는 믿고 분만을 합니다. 선생님께서 지원하시면 그 동네 산과 선생님들이 극지 연구소에 전화해서 합격취소하라 할겁니다. 저는 소아과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옆 병동에서 4년동안 지켜보면서 산과 포기하고 oncology 펠로우했습니다. 그리고 펠로하면서 지도전문의까지는 했는데 로컬 나와서 연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위에 쓴 이야기가 제 이야기입니다.....ㅎㅎㅎ뭐 다시 지도전문의 셤보면 된다고 하는데 더이상 수술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단대 출신인데 천안에 부인과 암수술을 개복해서 림프노드까지 바를 수 있는 사람이 3명입니다. 10년안에 부인과 암수술은 외국 나가야 할겁니다....배울려고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뭐 소아과도 비슷하죠?

웃자오늘도님의 댓글

작성자 웃자오늘도 (203.♡.4.1)
작성일 06.17 21:45
자기영역이 아니면 알지 못하는,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인지부조화 유도하기위해 무작정 질러놓고,
후처리없이 나몰라라 하는 행정은 정말 없어져야 합니다.

아마도 의료체계를 민영화하는 단초로 작용하게 될것 같은데,

이걸 매번 겪으면서도,
인지부조화 가 일상인 30% 가 있다는게 참 절망스럽습니다.

hoonie4님의 댓글

작성자 hoonie4 (125.♡.213.237)
작성일 06.18 07:09
인력 문제만큼 심각한게 교육시설 부족 문제도 심각하더군요. 제가 있는 병원의 의과대학도 일제 강점기때 지어진 건물을 아직 사용중인데 문화재라 허물수도 없고 주변 땅값은 하늘로 치솟아 있는 상태라 더 지어 올릴수도 없죠. 참 대책없는 정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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