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부사 - 일본 우주 강국의 비밀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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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Vagabonds 1.♡.15.50
작성일 2024.06.20 03:24
분류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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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 일본 우주 강국의 비밀 (2024) 276쪽.

독서대+모니터암을 시전하고 처음 읽는 책입니다.

우주를 좋아해서 책을 구매했습니다. 중학생 때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NASA의 로버트 재스트로가 쓴 '우주탐험의 미래'와 이태형의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을 구매했습니다. SF소설도 주니어판이 아닌 걸로는 그 때 처음 입문했습니다. 그렇게 좋아했다는 기억은 분명히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잊고 지냈습니다. 다시 생각난 건 입대해서 상병을 달고 여유가 생겨 밤하늘을 쳐다봤을 때였습니다. 그리고는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을 다시 펼쳤습니다. 그리고 다시 잊고... 몇 년 전 입문용 굴절 망원경으로 달과 행성을 보고, 쌍안경으로 성운도 몇 개 보고, 새로운 것을 배운다기 보다는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코스모스 같은 우주와 관련된 책도 몇 권 사게 되었는데 아마 그 책들이 저를 다시 우주에서 멀어지게 한 여러 요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엔 쉽게 눈에 들어 오지만 조금만 지나면 부담스러운 것들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별의 탄생과 죽음, 수소와 헬륨, 핵융합, 생명의 기원, 도플러 효과, 블랙홀... 그런 것들에 부딪혀서 책을 덮곤 하지만 언젠간 다시 건드리겠다는 욕심과 함께 그만큼 우주는 멋지고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탐험 이야기를 좋아한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직접 탐험하는 것을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모험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거나 보는 걸 좋아하는 건 확실합니다. 주인공과 사람들, 시간의 흐름, 사건과 이야기가 있어서 소설을 읽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과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이 책도 짧은 소개글만 봤을 뿐이지만 모험의 준비와 과정, 그리고 결과를 담고 있지 않을까? '우주'와 '탐험'이라면 당연히 손이 갑니다.

번역한 분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지인의 글을 읽은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손글씨로 써서 주고 받은 편지가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친구나 선배들의 논문이나 전공 교재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과글판이라는 낙서장과 과신문도 기억납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무 느낌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솔직히 그 때 어떤 특별한 느낌과 감정이 이 있었는지도 의문입니. 지금에 와서야 궁금해졌습니다. 번역이지만 지인의 글을 읽으면 어떤 느낌을 받고 무슨 생각이 들까...


하야부사2를 류구(1999 JU3)에.


NASA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우주 탐사는 전혀 몰랐습니다. 그나마 알고 있는 것도 들어본 정도에 불과하고 2017년에 끝난 카시니 - 하위헌스 정도가 마지막입니다. 명왕성을 탐사한 뉴 호라이즌스는 그래도 책을 읽긴 했습니다. 일본의 우주 탐사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으니 호기심을 갖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프롤로그 11쪽에 도플러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코스모스'가 떠올랐습니다. 정확하게는 도플러 효과와 청색 편이, 적색 편이가 생각났습니다. 도플러 신호와 도플러 모니터, 어떻게 할까 고민했습니다. 찾아보고 알아볼까, 아니면 내용상 크게 상관이 없으니 페이지를 넘길까... 프롤로그니까 넘어 갑니다.

[제 2장 '2호기'가 태동하기까지]는 몇 가지 익숙한 내용과 저자의 배려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1986년의 핼리 혜성이라니... 국민학교 시절에 '학생과학'이라는 잡지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3장부터 여러 기관과 하야부사의 기계장치들, 그리고 그것들의 알파벳 줄임말들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이온엔진과 크세논이 나오면서 '도플러' 때와 같은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온과 엔진 둘다 모릅니다. 크세논이 왜 이온엔진의 연료로 쓰이는지 찾아봐야 할까. 실제로 그러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용어들을 마주칠 때마다 생각만 많아져서 읽는데 시간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던 건 차례에 나와 있는 것처럼 (계획, 설계, 개발, 발사, 착륙, 운용, 귀환) 시간의 흐름에 따른 탐사의 과정과 단계가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하야부사2가 류구에 도착해서 '터치다운'과 '표본채취'를 할 때에는 압도적인 재미를 느꼈습니다.

책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낯설게 느껴지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이름은 숙지하는 걸 접었습니다. 그걸 포기하면서 보였던 건 과학과 공학의 내용 못지않게 조직의 운영에 대한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저자의 사고방식과 행동, 결단이었습니다. '미지에 대한 도전' 중 계획대로 수행할 수 없을 때라는 상황과 그것에 대한 고민과 결정의 순간들이 익숙한 영화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인터스텔라 같은... 글로 채워진 책이지만 보는 맛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을 너무 대강 읽은 것 같습니다.

문득 지나간 4대강 사업과 최근에 말이 많은 석유시추가 떠오르네요. 우리도 항우연이 있지만 일본의 항공우주기술이 부럽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오토히메'는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용궁 왕국의 왕비로 알고 있었는데… 설화 속의 인물이라니, 류구와 오토히메라는 단어는 머릿속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댓글 2 / 1 페이지

일리악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일리악 (203.♡.180.14)
작성일 06.20 06:20
스즈끼 하야부사 생각하고 들어왔다가 좋은 내용보고 갑니다. 아리가또~~~

Vagabonds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Vagabonds (1.♡.15.50)
작성일 06.20 12:12
@일리악님에게 답글 제목 수정했습니다. 그 하야부사 생각을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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