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2 - 고양이 연쇄수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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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요? 호시와 탐탐이는 서로서로 깨어있는 모습을 볼 수 없었죠. 호시가 눈을 떴을 때 탐탐이는 늘 잠을 자고 있었고, 탐탐이가 눈을 떴을 때도 호시는 늘 잠을 자고 있었거든요.
오산에서 대구로 전입신고를 하고 본격적인 적응 기간을 마친 호시탐탐. 집사의 염려와는 달리 무척 빠른 적응을 마치고, 이 집에는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천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 시기의 고양이는 15~20시간 정도 잠을 잔다고 합니다. 이 중 4분의 1은 아무리 이름을 부르고 손으로 만져도 반응이 없는 '깊은 잠' 상태이고, 나머지 4분의 3은 '선잠' 혹은 '졸음' 상태라는데 호시와 탐탐이는 잠을 자도 너무 자는 편이었어요. 수면시간의 절반이 '떡실신 상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죽하면 밥 먹을 때 빼고는 함께 깨어 있는 상태를 보기 힘들 정도였으니까요.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인 지금 생각하면 초보 집사의 지나친 기우란 걸 알지만, 당시만 해도 야옹이들이 '잠병'에 걸린 건 아닐까 봐 혼자 호들갑을 떨곤 했어요.
질 좋은 먹거리와 깨끗한 식수, 충분한 수면시간을 보장하는 것을 3대 목표로 삼고 집사의 의무를 하면서, 잠깐씩 짬도 내 저 혼자만 재미있게 놀아봅니다. 아주 옛날에 봤던 <소년탐정 김전일>과 보다 좀 덜 옛날에 봤던 <명탐정 코난> 만화책 표지도 패러디해 보고, 사실 야옹이들이 잘 때 사진도 많이 찍었어요. 요즘에야 많이 나아졌지만, 처음부터 카메라에 익숙했던 호시와는 달리 탐이는 카메라 앞에서 굉장히 낯을 가리는 편이었거든요.
'수면 동기화'라고 하면 번역이 맞을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픽션인 듯 픽션 아닌 픽션 같은 잠에 관한 이야기는 수면 동기화를 설명하기 위해서예요. 찐 자매 고양이라 그럴까요? 둘이 함께 붙어 잠을 자기 시작하면 제각각이던 수면 자세가 시간이 갈수록 비슷해지더라고요. 이제는 나이가 차서 각각의 장소 취향이 확고해지고 좋아하는 수면 장소 역시 많이 달라졌지만, 이즈음에는 늘 둘이 같이 붙어 다니던 터라 Synchronized Sleeping 현상을 꽤 자주 볼 수 있었어요.
한날한시에 태어나 7년여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호시와 탐탐.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싱크로나이즈드 슬리핑 정도는 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어요. : )
집사는 야옹이들의 수면 자세에 특별히 관심이 많아요. 야옹이들의 입장을 상상하면서 수면 만족 상태를 설정해 보기도 하고, 수면 자세와 야옹이들의 행복에 대해 생각하기도 하죠. 지금 지내고 있는 환경에 만족하고 있는지, 몸 상태는 어떤지, 집사나 다른 야옹이와 관계 맺기에 어려움은 없는지가 야옹이들의 수면 자세에 고스란히 새겨지는 게 아닐까 하거든요. 이것에 관한 이야기는 언젠가 한 번 더 해보도록 할게요.
다모앙에 있는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의 즐겁고 건강한 시절을 응원하며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 )
P.S
- 팔불출 집사의 개인적인 의견과 인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 일부 사진에는 픽션이 가미돼 있습니다.
- 여러 장이 이어진 이미지는 클릭하고 확대하면 조금 더 크고 선명한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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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스콘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