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시한 LDAC 무선 이어폰 FIIL CC Pro2를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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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쓰고 있으면 저게 궁금합니다. 제 취향을 저격하는 장비를 샀는데도 다른 게 또 궁금해져요. 더 이상의 장비는 필요없다며 지름 종결을 선언했음에도 신제품이 나오면 또 다시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카메라와 렌즈뿐 아니라 이어폰도 그 미련의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머니는 가벼워지고 수입은 줄어들어서 취미 영역의 지출은 강제로 절약하게 되었다는 건데요…
…는 무슨. 50이 넘어서도 철딱서니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영감탱이가 또 이어폰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저언혀 계획에 없던 TWS(True Wireless Stereo)입니다. 다 집어치우고 N5005와 (여기에 필요한 몇 가지 DAC과) 중고 가격조차 측정되지 않아 강제귀속템이 된 저렴이 TWS 디렘 W1만 남기기로 한 게 불과 두어 달 전이었어요. 실제로 애플 에어팟 3나 보스 QC 이어버드2처럼 중고로 팔 수 있는 건 다 팔았던 터입니다.
얼마 전, 저녁 식사를 함께 한 지인 분이 FIIL CC nano를 보여주셨습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오픈형 TWS CC nano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실물을 본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는데, 이게 소리가 너무 좋은 거예요. 음질도 좋았지만 음색이 완전 취향 저격이었는데, 저는 더 이상 이어폰을 사지 않으리라 결심한 몸…은 개뿔. 다모앙 직홍게에서 필코리아(fiil.co.kr)가 입점 기념 세일을 하는 것을 보고는 최고급형인 CC Pro2를 질러 버렸습니다.
FIIL CC Pro2는 한때 해외 직구로만 구입할 수 있었던 중국 브랜드 제품이지만 지금은 한국 정식 수입원인 필코리아가 있는 만큼, 국내 정품을 구입하면 영업일 기준 1~2일 내에 택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제품 패키지는 비닐로 밀봉된 상태로 수입되기에 한글 사용설명서가 따로 제공되며, 이어폰 본체가 외부로 노출되어 있는 오픈 타입 케이스 디자인 제품인 만큼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소프트 케이스를 증정하고 있습니다.
겉비닐을 제거한 FIIL CC Pro2의 박스. 우측 상단에서 이 제품의 최대 특징인 LDAC, Hi-Res AUDIO WIRELESS 마크를 확인할 수 있고 좌측 하단을 보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멀티포인트 연결, AI 알고리즘이 적용된 ENC 듀얼 마이크 적용 등의 마케팅 포인트가 적혀 있습니다. 패키지 디자인이나 소재가 아주 고급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깔끔하고 견고하여 불만은 없다. 중요한 것은 내용물 아니겠어요?
손잡이를 당겨 서랍식 구조의 속박스를 꺼냅니다. 지인의 CC nano도 그랬지만 CC Pro2 역시 제품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이 제품은 상단부에 커버가 없음에도 멋져 보이는 메탈 배터리 케이스 디자인이 압권인데, 이어버드를 꽂은 상태로 앞에서 보면 이어버드 스템을 두 개의 I를 형상화한 듯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서 FIIL B.I와의 통일성을 꾀한 부분에서 감탄하게 됩니다. CC Pro2와 CC nano의 디자인은 독일 쪽에 맡겨 완성된 것이라고 하네요.
저는 어떤 제품을 고를 때 디자인을 까다롭게 따지는 편은 아닙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니 이쁘면 좋지만, 원하는 기능성이 충족되면 디자인은 차치하는 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FIIL CC Pro2는 예쁩니다. 예뻐서 요리조리 돌려 보게 돼요. 이어버드를 케이스에 꽂아 충전할 때나 블루투스 연결 시에는 스템 윗부분에 불빛이 들어와서 작동 상태를 알려줍니다. 케이스 충전은 당연히 USB Type-C 방식입니다.
요즘 유선 이어폰 쪽은 고급형, 보급형을 가리지 않고 중국 브랜드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나마 TWS, 즉 완전 무선 이어폰 쪽은 대부분 스마트폰에 물려 쓰는 제품이기에 음질과 음색뿐 아니라 블루투스 코덱(codec), 통신 안정성 및 호환성, 배터리 타임 등 따져봐야 할 게 많다 보니 삼성,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공고한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과 물량으로 승부하는 QCY 같은 중국 브랜드의 시장 침투력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충전지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이 마찬가지이지만 FIIL CC Pro2도 첫 사용 전에 배터리를 완충시켜 주는 게 좋습니다(설명서에는 10분 정도 충전을 권하고 있어요). 케이스에서 이어버드를 분리하면 곧바로 블루투스 페어링 모드에 들어가며,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목록에 CC Pro2가 검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CC Pro2는 블루투스 5.3을 지원하여 높은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필코리아에서 정식 수입하는 제품들은 KC인증을 받은 안전한 제품이며 FIIL+ 글로벌 앱을 사용할 수 있으니 해외 직구 내수품이 조금 더 저렴하다 해도 가급적 국내 정품을 구입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CC Pro2 내수품의 경우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인 LDAC 지원이 막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친한 후배가 어제 구입한 중고 Pro2가 글로벌 앱 호환이 안 되고 LDAC 활성화가 안 되는 것을 보면 맞는 이야기 같아요.
FIIL CC Pro2를 저의 메인 폰 갤럭시 S10 5G에 페어링한 후 LDAC 활성화를 위해 FIIL+ 글로벌 앱을 구동합니다. 스샷에 보이는 LDAC Bluetooth Hi-Res Codec 옵션을 켜면 스마트폰 설정 앱 내 블루투스 연결 기기 목록의 FIIL CC Pro2 항목 내에 코덱-LDAC 항목이 생성됩니다. 이것도 켜 준 후 개발자 옵션에 들어가서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 항목을 확인해 보면 LDAC이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LDAC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아이폰에서는 쓸 수 없는 코덱입니다. 애플 디바이스에서는 AAC 코덱만 지원하기 때문인데, 사실 FIIL CC nano도 그렇고 Pro2도 아이폰에서나 갤럭시에서나 AAC 코덱으로 연결해도 충분히 좋은 음질을 즐길 수 있으니 반드시 써야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LDAC이 데이터 전송량이 큰 코덱이라서 외부 환경에서는 어느 정도 옵션 타협을 해야 덜 끊기기도 하니 더욱 그렇죠.
지인의 FIIL CC nano는 오픈형답게 반짝반짝 찰랑이는 듯한 음색이 매력적이었는데, 같은 드라이버를 써도 CC Pro2는 커널형이라서 그런지 nano보다 조금 묵직하고 부드러운 음색입니다. 하지만 같은 ANC 지원 커널형 인이어 제품인 애플 에어팟 프로나 보스 QC 시리즈에 비하면 확실히 밝은 편이며, 음의 분리도나 해상력이 준수하여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무난한 제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직 오랜 기간 사용한 게 아니라 제품의 내구성에 대해서는 섣불리 짐작할 수 없지만 작년부터 사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관련하여 특별한 이슈는 없는 것 같고, 배터리 타임도 준수하다는 듯합니다. 스템 부분의 터치 인터페이스와 이어폰을 귀에 끼우거나 뺐을 때 자동 재생 · 정지되는 기능도 오류 없이 정확하게 동작하여 편리해요. 전용 앱의 커스텀 EQ를 사용하면 저음 음량이 증가하는 이슈가 있다 하는데 저는 보통 기본 EQ를 쓰니 무관한 일입니다.
메인 폰을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바꾼 김에 갤럭시 버즈 3나 버즈 3 프로를 구매해 볼까, 아니면 가격이 많이 하락한 버즈 2 프로를 구매할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지만 당분간은 FIIL CC Pro2로 만족스러운 무선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만의 전용 기능은 없지만 음악 들을 때 음질 좋고, 음색도 취향에 잘 맞고, 통화 품질이 워낙 좋아서 아쉬운 게 없네요. 게다가 흔치 않은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지금은 다른 TWS가 눈에 차지 않는 상태입니다. 고장 없이 오래도록 함께 하자꾸나, CC Pro2야. 귓구멍도 항상 깨끗이 닦고 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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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LDAC으로 연결하지 않더라도 소리가 풍부하고 깡깡한 게 딱 제 취향입니다.
젤케가 딱 맞는 게 있군요! 저는 다른 TWS에 쓰던 패브릭 지퍼 케이스에 넣었는데 그것도 카라비너 달려 있어서 편하게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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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만드는사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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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다닥님의 댓글
가격대비 음질도 나쁘지 않고 좋은데, 단점은 내구성이 안좋은건지 지금은 터치가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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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님님의 댓글
예전에는 블루투스 이어폰은 음질의 한계 같은 게 있었는데, 요즘 나오는 블루투스 이어폰은 정말 한 단계 상승한 것 같아요. ^^
PhotoCraft님의 댓글의 댓글
말씀대로 요즘 나오는 블투 이어폰들은 예전보다 한두 단계 위의 제품들 같아요;; 초저가형 월간 QCY마저도 그렇게 느껴질 정도죠 ㄷㄷㄷㄷ
moros님의 댓글
음질도 좋고 출력이 좋다 들어서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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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eu님의 댓글
통품이 너무 안좋은거에요..상대방이 거의 들리지않다고들.. 앱에서 볼륨을 최대로 키웠는데도 말이죠..
여기저기 평가들은 통품 관련해서 너무 좋은데..
불량이 걸렸구나 생각했습니다.
PhotoCraft님의 댓글의 댓글
블투 이어폰으로 통화하면 귀신같이 알고 잘 안 들린다며 불평하는 친구가 있는데, 아까 CC Pro2를 낀 상태로 그 친구하고 통화하는데 눈치를 못 채더라고요. nano도 통품 참 좋던데... 아쉽네요ㅜㅜ
Kooki2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