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 3박 4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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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충주시 산악연맹 19주년을 기념하여 떠나는 백두산 천지 등산(이라고 쓰고 걷기라고도 부끄러움..)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냥 여행사 단체 관광여행과 동일했다. 무옵션-1 쇼핑이었지만…
중국-백두산에 머무는 여행 기간 동안 한국이 내내 장마 영향권에 들어서, 방문 전 날씨를 확인하니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비비비비비비비…….로 도배되어 있는 날씨 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대한민국 기상청 일기 예보를 나의 운에 맡겨 보기로 한다.
7월 4일 출발을 위해 7월 3일 수요일 저녁 퇴근을 하자마자 판교역에서 KTX를 타고 충주로 갔다. 60분 정도면 충주역 전인 앙성 온천역에 도착한다. 그리고 집으로 가서 내일 새벽 출발을 위해 바로 잠을 청했다. (은근히 판교 지하철역에서 KTX가 출발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떠나기 전 하루에 5기가씩 3일 esim 로밍도 했으니 준비 끝. 그리고 알리페이, 위챗페이도 준비 완료했다. 현금도 혹시나 해서 1000위안, 한국돈으로 약 20만 원을 준비했다.
7월 4일(목) - 연길
새벽 3시, 충주시 체육관 앞에 약 80여 명의 산악회 관련 사람들이 모였다. 두 대의 차에 나눠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어르신들이 당 떨어지면 안 되니 새벽 5시에 인천공항 근처에서 간단하게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중국 비자 발급은 개인으로 하면 은근히 까다롭지만, 단체 관광으로 하면 그나마 편하다. 하지만 입출국 시 꼭 줄에 맞춰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
짐을 후다닥 부치고 라운지로 향했다. 그리고 새벽에 샤워도 못 했으니 라운지에서 샤워도 하고 -_-; 1 터미널 근처 신세계 면세점에서 무료로 주는 밤양갱도 받았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면 챙기면 좋다.
타고가는 A321 NEO는 3, 3열의 작은 비행기로 동승자의 90%가 백두산 여행을 가는 분 같았다. 기내식을 간단하게 먹고…(라고 쓰지만) 벌써 3끼째다. 2시간 여를 날아가니 벌써 연길에 도착했다. 직선이면 제주도보다 더 가까운 느낌인데 멀리 돌아가는 것 같다. 그리고 연길 공항은 군사공항이라 착륙 10여 분 전에 창문을 내려야 한다. 걸리면 중국에서 잡혀 갈 수 있다. 도착 후 공항에서 휴대폰 쳐다보고 있다가 공항 직원이 집어넣으라고 해서 간첩으로 오인받아 인체의 신비전에 나오기 싫어서 재빨리 집어넣었다.
가이드와 첫 만남을 가지고 우리 일행을 첫 관광지인 두문으로 향했다. 두문으로 향하기 전 백두산도 식후경이니 냉면집으로 향했다. 어? 근데 한글이 엄청나게 보인다. 연길 지역은 한자-한글 간판이 법적으로 병행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길거리에 한글 간판이 엄청 많이 보인다.
인생 맛집 냉면이었다. 배가 부른 상태여서 박박 긁어먹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점심을 먹고 1시간 여 버스를 타고 두문에 도착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북한이란다. 카메라를 켜는 순간 북한 쪽으로 카메라 켜는 것을 하지 말라고 가이드가 말한다. 두만강 87 거리에서 잠깐 사진 찍는 시간을 가지고, 알리페이 또는 위챗페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구입했는데, 결제가 안 된다. 구매한 유심(esim)이 홍콩 거여서 홍콩 IP로 잡혀서 그렇다. 나중에 중국 VPN을 깔아서 이후에는 잘 사용했다. 필수앱이다.
그리고 백두산의 초입인 이도백하로 이동했다. 예전에는 국도로 달려서 5시간 정도 걸렸지만 이제는 고속도로가 있어서 3시간이면 간다고 한다. 중간에 한번 휴게소도 들려주고… (나중에 가이드를 통해서 들어서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xx 주석이 어디 휴게소를 들렸는데 화장실이 너무 안 좋아서 화장실 좀…이라고 하니 그다음부터 화장실이 정말 현대화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관광지에는 화장실은 대부분 현대화되어 있었다.) 이틀간 자야 할 호텔에 도착했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ㄱㄱ..
산천어 회&매운탕이 저녁 메뉴다. 김치는 어??? 한국에서 익숙하게 먹던 그 맛! 한국의 대부분 식당의 김치의 원산지의 맛! 그리고 맥주와 중국 소주? 빼갈? 사과도 어….? 충주 사과 맛이네?
내일은 백두산 서파(서문)를 먼저 올라간다. 일찍 잠을 청한다….
그런데 기상앱에는 내일 비 소식이 있고, 비가 지금도 내리고 있다. 하하하….
7월 5일(금) - 백두산 서파
백두산은 동서남북 문이 있는데, 동문은 북한 땅이고 북서남은 중국 땅이다. 서파는 하루 5000명? 북파는 하루 약 2만 명 정도 온다고 했다. 제한이 있다고 했나… 가이드 말이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 오늘은 그중에서 서파로 올라가는 날이다.
서파는 계단 1444개 약 30분만 올라가면 천지에 다다른다.
조식을 후다닥 먹고 서파로 향했다. 버스로 약 2시간 이동하니 서파 입구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줄과 버스 타기 싸움이다. 성수기 에버랜드 티 익스프레스 급… ㅠㅠ 버스 줄 서는데 보이는 천지까지 69km… 그렇다. 또 버스를 타고 간다.
힛.. 비가 안 왔지만 운무가 자욱하다… 망했다. 왜 난 팔팔에 반바지를 입었을까.. 참고로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듯 100m당 0.6도씨 떨어진다. 2400m 정도 되니까 최고기온이 21도라고 했으니까.. 14도를 빼면 어.. 7도네. 그래도 올라가면서 바람막이와 우비 덕분에 춥지는 않았다.
1444개의 계단이니 뭐 천계의 산 청계산 느낌이네. 천지에 도착하니 곰탕이다. 이게 한국 뒷산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증명사진 찰칵. 분명히 천지 맞다. 비가 오든 천지가 안 보이든 상관없이 사람들은 올라오고 또 올라온다. 먼저 후다닥 내려와서 중간 미니버스 타기 전에 몸도 녹일 겸 라면 하나 뚝딱 먹었다.
그리고 내려가면서 산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으로 현지식…? 비빔밥을 먹었다. 조선족 지역이라 현지 음식이 대부분 한식이다. 그리고 숲길을 걸으며 협곡 투어! 별다른 감흥이 없다. 내 천지 내놔라 이놈들아!!!
그리고 저녁으로 삼겹살 무한 뷔페 집에 왔다. 또… 맥주 & 빼갈. 가이드가 나중에 물건 많이 사라고 술을 엄청 넣어준다.
7월 6일(토) - 백두산 북파
오늘도 일기예보 앱에는 비비비비. 망했다.
북파 입구는 호텔에서 10여 분 거리라서 어제보다 1시간 늦게 7시 30분에 출발했다. 그리고 북파 입구에 도착하니 엄청난 사람들이 있다. 어제보다 정말 10배는 많아 보였다. 큰 버스를 타고 올라가면 중간에서 줄 서고 또 버스를 옮겨 타고… 줄 서고 옮겨 타고를 반복한다.
어?? 비가 안 내리네.. 어??? 멀리 산이 보이네?? 그리고 마지막 환승지에서 미니밴으로 옮겨 탔다. 어??? 저 멀리 천지 산장? 이 보이네?? 어????? 20여 분 타고나니 천지 입구에 도착! 비가 안 온다! 야호
모두들 천지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저 많은 사람들이 천지 앞에서 사진 찍고 있는 사람이다.
안녕. 하늘이 맑지는 않아서 푸른빛 천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깨끗한 천지를 볼 수 있었다.
백 번 와야 두 번 볼 수 있다고 해서 백두산이라는 말이 정말인가… 근데 유튜브를 보면 대부분 볼 수 있는 듯하다.
천지 주변을 1시간여 거닐며 사진을 찍다 보니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진다. 다들 우비 장착 그리고 내려올 시간이 되어서 11시 30분 다시 내려가기를 시작한다. 패키지여행의 단점은 시간을 내가 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엔 장백폭포를 가서 사진을 후다닥 찍고 온천 달걀을 10위안을 주고 3개를 구매했다.
정말 내려올 때… 버스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하다 보니 오후 4시가 넘어서 출발했던 입구에 도착했다. 중간에 중국인들은 끼어들기 도발을 하고, 우리가 줄 선 곳은 버스가 안 오고… 아악!!!! 그래도 천지를 봤으니 용서된다. 늦은 점심을 5시.. 한국시간으로 6시에 먹었다.
가이드가 없던 옵션을 끼워 넣으면서… 뭔가 일정은 더 늦어지고… 9시 30분 정도가 되어서야 다시 연길로 돌아왔다. 어쩌다 보니 저녁이 야식이 되어버렸다. 샤부샤부를 먹으며 마지막 저녁 일정을 끝냈다.
7월 7일(일) 귀국
단체 관광의 꽃… 강매 쇼핑. 침향. 여기서 간단한 화학반응으로 마술을 보여준다. 스티로폼에 오메가-3나 침향을 가르고 그 액을 묻히면 스티로폼이 녹는다. 그걸로 혈전을 녹인다고 거짓말을 한다. 조금으로 스티로폼을 녹이나, 3개월치 138만 원어치를 구매해야 10년간 혈전에서 안전하단다…
정말 아무도 안 산다고 하니 보내주지를 않는다. 산악연맹 회장이 지갑을 여니 그때야 보내준다.
최악의 가이드를 만나서 모두들 중간중간 기분이 엄청 짜증 났지만, 그래도 비 오는 날씨에 천지를 볼 수 있어서 다들 만족한 여행이었다.
백두산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가는 등산? 여행이지, 여행의 대부분이 이동시간이여서 그냥 가라고 하면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이동 먹기 이동 먹기가 반복되는 느낌이라고 할까나. 아무튼 난 봤다.
거짓말 같이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본 하늘은 맑았다.
3줄 요약
1. 천지를 봤다.
2. 다시는 중국에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3. 럭키리아는 무슨 맛일까?
다음은 어디로 떠나나?
오리벨님의 댓글
DUNHILL님의 댓글
humanitas님의 댓글
통일이 되어 개마 고원 트래킹도 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른곰푸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