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위스키 잡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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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스크 스트렝스(Cask Strength), 배럴 프루프(Barrel Proof), 배럴 스트렝스(Barrel Strength), 스트레이트 프롬 더 배럴(Straight From The Barrel), 언컷(Uncut)

줄여서 CS, BP, BS, SFTB 라고 쓰며 오크통에 있는 원액 그대로 물을 타지 않고 병입한 위스키를 뜻한다. 따라서 50~70%의 고도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을 탄 위스키에 비해 원액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동급 위스키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또한 당연하게도 물을 타지 않은 원액 100%이기 때문에 향과 맛이 진하다. 캐스크 스트렝스라는 말은 스카치 위스키에서 많이 사용하고 배럴 프루프, 배럴 스트렝스, 스트레이트 프롬 더 배럴, 언컷은 아메리칸 위스키에서 많이 사용한다.

 

   • 풀 프루프(Full Proof)

주로 버번에서 사용하는 표현인데 위스키를 숙성후 병입할 때 숙성전 오크통에 통입할 때의 도수와 같아지게끔 물을 섞어서 도수를 맞춘후 병입한 것을 뜻한다.

버번 규정상 최대 통입 도수는 62.5%라서 위스키를 오크통에 넣을 때 62.5% 이하로 도수를 맞춰야하는데 켄터키 기후의 특성상 알코올보다 물의 증발량이 많아서 숙성후의 도수가 통입 도수보다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물을 섞어서 통입 도수와 같게 만들어 병입하는 것을 풀 프루프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1792 풀 프루프와 웰러 풀 프루프 등이 있다.

 

   • Whisky or Whiskey

미국과 아일랜드 쪽에서는 Whiskey 라고 쓰고 그 외의 스코틀랜드, 캐나다, 일본, 대만, 인도 등의 지역에서는 Whisky 라고 쓴다. 증류소 창립자가 스코틀랜드 출신인 경우 미국에 있는 증류소라도 Whisky라고 쓰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Maker’s Mark.

 

   • 싱글 캐스크(Single Cask), 싱글 배럴(Single Barrel)

줄여서 SC, SB 라고 쓰며 말 그대로 다른 오크통에 있는 원액과 섞지 않고 단일 오크통에 있는 원액만으로 병입한 위스키를 뜻한다. 간혹 싱글 캐스크나 싱글 배럴을 캐스크 스트렝스, 배럴 프루프, 배럴 스트렝스와 헷갈리는 경우가 있는데 후자는 물을 타지 않고 원액만으로 병입했다는 뜻이고, 전자는 단지 하나의 오크통에서 나온 원액만으로 병입했다는 뜻이기 때문에 서로 의미가 다르다. 즉, 전자의 경우는 물을 탈 수도, 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싱글 캐스크, 싱글 배럴이지만 캐스크 스트렝스, 배럴 프루프, 배럴 스트렝스는 아닐 수도 있다.

하나의 오크통에서 나온 원액으로만 병입했다는 사실은 양날의 검인데 특정 오크통에 있는 원액이 맛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증류소에서 싱글 캐스크를 출시할 때는 아무 오크통이나 골라서 하지는 않고 디스틸러가 나름대로 엄선한 오크통으로 출시하는데 그래도 반드시 맛이 좋은 것은 아니라서 간혹 특정 싱글 캐스크는 평이 극악인 경우가 있다. 이 싱글 캐스크, 싱글 배럴 자체가 정규 라인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량생산이라 생산 단가가 올라가기도 하지만  증류소의 마케팅적 요소도 있어서 일반적으로 정규 라인업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 배치(Batch)

위스키가 생산된 특정 시기의 묶음, 회차를 일컫는 말. 위스키는 특정 라인업을 시기별로 나누어서 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 한 시기에 나온 위스키가 같은 배치가 된다. 당연하게도 같은 위스키라도 배치에 따라 맛이 다른데 때문에 맛있다고 소문난 배치는 하입이 붙어서 가격이 비쌀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어렵다.  

많은 위스키에서 스몰 배치(Small Batch) 라는 말을 볼 수 있는데 말 그대로 한 배치에 생산된 위스키의 양이 많지 않고 적다는 의미이다. 즉, 원래는 대량 생산하는 위스키에 비해 엄선한 소량의 고품질 위스키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지만 실상은 스몰 배치라는 말에 대한 기준이 없어서 양이 어느 정도여야 스몰 배치인지 불분명하고, 있어보인다(?)는 이유로 여기저기서 스몰 배치라는 말을 남발하는 바람에 본의미가 무색해졌다. 따라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단순한 마케팅 용어로 이해하는 게 좋다.

간혹 배치 스트렝스(Batch Strength) 또는 배치 프루프(Batch Proof) 라는 말이 쓰여있는 위스키도 있는데 이는 해당 배치의 위스키에 물을 타지 않고 출시한 제품이다. 대표적으로 글렌그란트 15년 배치 스트렝스와 우드포드 리저브 배치 프루프가 있다.

 

   • 스토어 픽(Store Pick), 프라이빗 배럴(Private Barrel), 프라이빗 셀렉트(Private Select), 프라이빗 캐스크(Private Cask)

리쿼샵이나 유통사에서 증류소의 특정 오크통을 선택해서 출시한 배치를 일컫는 말. 보통 원액 그대로인 배럴 프루프로 나온다.

   • 프루프(Proof)

위스키의 도수를 나타내는 단위. 

16세기 영국에서 술의 도수에 따라 주세를 징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화약에 술을 묻혀서 불이 붙는지 안 붙는지에 따라 오버 프루프 또는 언더 프루프로 규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여러 요소에 의해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는 비중기반으로 알콜 함량을 측정해서 ABV으로 표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식과 영국식이 있는데 프루프라는 말을 아메리칸 위스키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위스키에 쓰여있는 프루프는 미국식으로 계산하면 된다.

계산법은 미국식은 프루프/2=도수, 영국식은 프루프/1.75=도수이다.

미국식 프루프를 사용한 위스키를 예로 들면 와일드터키 101으로 101프루프=50.5%이고, 영국식 프루프를 사용한 대표적인 위스키는 글렌파클라스 105로 105프루프=60%이다. 과거에 유명했던 바카디 151이 미국식으로 151프루프=75.5%의 강한 독주였다.

 

   • ABV(Alcohol by Volume)

알코올 도수. 섭씨 15도에서 전체 용량에 포함된 알코올 용량을 계산하여 표기한다. 단위는 %.

 

   • 보틀-인-본드(Bottled-in-Bond), 본디드(Bonded)

줄여서 BIB라고 부른다.

1897년 미국 버번업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E.H. Taylor, Jr. 대령이 제정을 추진한 버번에 관한 법이다.

“한 계절에 수확한 곡물로, 하나의 증류소에서, 한 명의 디스틸러가 증류해야 한다. 그리고 그 증류액을 최소 4년 이상동안 국가 공인 창고에서 숙성시켜야 한다. 그 후에 원액에 첨가제를 섞지 않고 물로만 희석해서 100프루프=50% 로 맞춰서 병입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당시에 난립하던 온갖 불량, 저질 술로부터 미국 위스키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E.H. 테일러는 지금도 그 이름을 딴 위스키가 나오고 있을 정도로 명성있는 버번 업계의 대부이며, 버팔로 트레이스의 전신인 O.F.C 증류소를 설립한 인물이다.

요즘에는 옛날처럼 불량 위스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버번쪽에서는 50%의 도수가 그다지 높은 도수로 여겨지지 않아서 BIB가 큰 의미를 갖지는 못하지만 BIB가 붙은 버번은 나름 버번으로써 어느정도의 품질 규정을 만족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 셰리(Sherry)

쉐리라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셰리가 올바른 표기법이다.

스페인 남부의 헤레스(Jerez) 지방에서 나는 백포도로 만든 주정강화 와인을 셰리라고 한다. 셰리는 헤레스의 영어명이다.

셰리는 일반적인 와인이 10% 내외의 도수인데 비해 도수가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20% 내외까지 올라간다. 이는 과거 스페인에서 영국으로 수출하던 와인이 긴 항해기간 동안 낮은 도수로 인해 발효되어 식초가 되어버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와인에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를 첨가해 도수를 높인 와인을 만들면서 탄생했다.

셰리는 포도의 종류와 만드는 방식에 따라 몇가지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아래와 같다.

피노(Fino), 올로로소(Oloroso), 페드로 히메네스(Pedro Ximénez), 모스카텔(Moscatel), 아몬티야도(Amontillado), 만자니야(Manzanilla), 팔로 코르타도(Palo Cortado)

싱글 몰트 위스키에서 흔히 사용하는 셰리 캐스크는 원래 스페인에서 영국으로 와인을 수출할때 셰리를 보관했던 오크통을 의미했는데 와인을 오크통째로 수출하지 않는 현대에 와서는 본래 의미의 셰리 캐스크가 아닌 셰리 시즈닝을 한 오크통을 뜻한다. 여기서 시즈닝이란 오크통에 저가의 셰리를 담아 몇년간 저장해서 오크통에 셰리를 먹이는 것을 뜻한다. 요즘 나오는 셰리 캐스크 싱글 몰트 위스키는 이런 셰리 시즈닝 오크통을 사용했다고 보면 된다.

 

   • 빈티지(Vintage)

증류주가 증류된 해를 뜻한다.

예를들어 1995년에 증류한 위스키라면 빈티지 1995 또는 1995년산, 95년산으로 부를 수 있다. 위스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흔히 글렌피딕 15년산, 발베니 12년산 등으로 잘못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글렌피딕 15년, 발베니 12년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그리고 2024년에 나온 발베니 12년을  2012년산 혹은 12년산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싱글 캐스크가 아닌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숙성년수가 다른 다양한 캐스크의 위스키를 블렌딩해서 출시하기 때문에 발베니 12년은 블렌딩에 사용된 원액의 최소 숙성년수가 12년이라는 뜻이지 원액 전부가 12년 숙성된 것이라는 뜻이 아니다. 따라서 이를 12년산으로 부르는 건 맞지 않는다. 다만 2024년에 나온 발베니 12년 싱글배럴이라면 12년산으로 불러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생년 빈티지라고 해서 본인 혹은 가족의 출생년도와 같은 빈티지의 위스키를 수집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글렌파클라스의 패밀리 캐스크 컬렉션이 있다. 1952년부터 2004년까지의 매해 빈티지가 출시되어 있어서 생년 빈티지로 수집하기 좋은 시리즈이다.

 

   • 내추럴 컬러(Natural Colour), 논 칠-필터(Non Chill-Filtered)

내추럴 컬러는 말 그대로 위스키에 캐러멜 색소를 타지 않은 고유의 색상이라는 뜻이다. 논 칠-필터는 칠-필터 즉, 냉각여과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위스키에 있는 지방산, 단백질, 에스테르 등이 기온이 내려가면 응고되어 떠다니는 헤이즈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병입 과정에서 냉각여과를 거치는데 이것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스키를 즐기는 인구가 많아지고 위스키에 대해 지식이 있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최대한 원액 그대로의 위스키를 마시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위스키에 물을 섞는 것 이외에는 다른 어떠한 후공정도 하지 않기를 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생겨난 조건이다.

 

   • 부즈(Booze)

위스키 시음기를 보면 “알코올 부즈가 세다.” 등의 표현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부즈는 알코올, 술과 같은 뜻이다. 따라서 알코올 부즈는 동어반복으로 잘못된 표현이다. “알코올이 세게 친다.”, “부즈가 세다.” 등의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올바르다고 할 수 있다.

 

   • STR(Shaved, Toasted, Recharred)

말 그대로 오크통 내부를 긁어내고(Shaved), 굽고(Toasted), 다시 불태우는(Recharred) 것. 

카발란 증류소의 창립멤버 중 한명인 짐 스완 박사가 개발한 방식으로 오크통 내부를 깍아내서 기존 오크통에 배어있던 이취를 제거하고 다시 굽고 태우는 과정을 통해 과일, 바닐라 등의 향을 만들어 내는 공법이다. 이 공법은 현재 카발란 이외에도 킬호만 등 몇몇 증류소에서도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다.

 

   • 피트(Peat)

우리말로 이탄 또는 토탄이라고 한다. 석탄처럼 지하 깊은 곳에서 고온, 고압을 받아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지표면 근처에서 만들어진 진흙처럼 보이는 석탄의 종류이다.

위스키를 만드는 과정 중에 보리(Barley)를 물로 적셔서 발아시켜 맥아(Malt)로 만들고 이 맥아를 건조하는 과정이 있다. 이 때 넓은 가마같은 곳에 보리를 널어놓고 아궁이에 불을 때듯이 석탄을 태워서 맥아를 건조하는데 이 건조 과정에서 피트를 태워서 그 연기로 맥아를 건조한 후 그 맥아로 위스키를 만들면 피트 위스키가 된다. 때문에 피트 위스키는 스모키, 병원냄새, 짠맛, 훈제, 장작, 숯불, 재 등의 풍미를 가진다.

피트 위스키의 강도는 흔히 페놀의 PPM으로 표현하는데 대략 페놀 수치가 10 PPM 아래면 약피트, 10~25 PPM 정도면 중피트, 25 PPM 이상이면 강피트로 보면 된다. 이 때의 페놀 수치는 위스키의 페놀 수치가 아니라 피트 처리를 거친 후 건조된 맥아의 페놀 수치이다.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원액을 발효하고, 증류하고, 숙성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페놀 수치는 낮아지기 때문에 실제 위스키에는 저 수치보다 낮은 수준의 페놀이 들어있다.

약피트 위스키로는 스프링뱅크, 벤로막 등이 있고, 중피트는 하이랜드 파크, 보모어, 탈리스커 등이 있으며, 강피트로는 쿨일라, 라가불린, 라프로익, 아드벡, 롱로우, 옥토모어 등이 있다.

 

   • 독립병입자(Independent Whisky Bottler)

위스키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증류소에서 오크통을 구입하여 병입하고 자신들 고유의 라벨을 붙여 판매하는 회사를 말한다. 이런 위스키를 독립병입 위스키 줄여서 독병이라고도 부른다.

일부 거대 독립병입자는 직접 증류소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고든 앤 맥페일의 벤로막과 시그나토리의 에드라두어가 그런 경우다.

대표적인 독립병입자로는 더글라스 랭, 헌터 랭, 고든 앤 맥페일, 컴파스박스, 시그나토리, 카덴헤드, 산시바, 하트 브라더스, 사마롤리, 블랙애더, SMWS, SMOS, TSC 등이 있다.

 

   • 버번(Bourbon)

프랑스어로 부르봉.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그 부르봉이다. 미국 독립 전쟁 당시 프랑스에서 도와줬던 일을 기념하기 위해 켄터키 주의 한 카운티 이름을 버번 카운티로 지었는데 그 지역에서 옥수수가 많이 생산되어 잉여 옥수수로 위스키를 만들어서 유명해지다보니 그게 버번 위스키가 되었다고 한다.

버번위스키가 되기 위한 조건은 나름 까다로운데 다음과 같다.

America - 미국내에서 모든 제조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Barrel - 속을 까맣게 태운 새 오크통으로만 숙성해야 한다.

Corn - 옥수수를 51%이상 사용해야 한다.

Distillation Proof - 증류 시 알코올 도수가 160프루프=80%를 넘지 않아야 한다.

Entry Proof - 오크통에 넣을 때 통입 도수가 125프루프=62.5%를 넘지 않아야 한다.

Fill Proof - 병입 도수가 80프루프=40%를 넘어야 한다.

Genuine - 조미료, 색소 등 그 어떤 첨가물도 넣어선 안 된다.

버번은 스카치와 달리 최소 숙성년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론상 오크통에서 1분만 숙성해도 상관이 없다. 실제로는 대부분 2년 이상을 숙성하는데 2년 이상 숙성한 버번에는 스트레이트(Straight)라는 말을 쓸 수 있다. 그리고 2년 이상, 4년 미만으로 숙성한 버번에는 스트레이트라는 말과 함께 반드시 숙성년수를 표기하게끔 되어 있다. 4년 이상 숙성한 버번에는 숙성년수 표기없이 스트레이트라는 표기만 해도 된다. 국내에 출시된 버번은 대부분 4년 이상 숙성한 제품이기 때문에 스트레이트라는 표기만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스카치와 달리 버번은 숙성기간이 8년 이상만 돼도 고숙성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보통 8년 이상 숙성한 버번의 경우에는 숙성년수를 표기해 놓는다. ex) 와일드터키 8년

 

   • 천사의 몫(Angel’s Share)

증류한 위스키를 오크통에 넣고 숙성하는 과정에서 내용물이 증발하게 되는데 이를 농담조로 천사가 맛보고 갔다고 해서 유래된 말이다.

이 증발량은 증류소가 위치한 곳의 기후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스코틀랜드의 경우에는 연간 원액의 1~2%가 증발하고, 켄터키 주에서는 연간 3~5% 정도가 증발한다고 한다. 때문에 버번은 스카치처럼 20년 이상의 고숙성이 어렵다. 또한 카발란으로 유명한 대만의 경우에는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연간 무려 10~15%의 원액이 증발한다고 한다. 그래서 카발란의 경우 길어야 10년 내외의 숙성기간을 가진다. 참고로 한국의 경우 연간 원액의 5~10% 정도가 증발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증발량 뿐만 아니라 숙성 전후의 도수 변화도 달라지는데 스코틀랜드에서는 알코올의 증발량이 수분의 증발량보다 많아서 보통 숙성 후에 도수가 낮아지는데 반해 켄터키에서는 알코올보다 수분의 증발량이 많아서 숙성 후에 오히려 도수가 상승하는 경우도 꽤 있다. 버번의 통입 도수는 62.5%가 최대인데 65% 이상의 도수를 자랑하는 배럴 프루프 버번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 NAS(Non Age Statement)

숙성년수 미표기. 말 그대로 위스키의 숙성년수를 표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숙성년수가 짧은 경우, 예를들면 7년 이하의 경우에는 보통 숙성년수를 표기하지 않는다. 위스키는 숙성년수가 전부가 아닌데 훌륭한 위스키가 단지 낮은 숙성년수로 인해 소비자에게 저급한 위스키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옥토모어의 경우에는 고작 5년 숙성한 위스키인데 때로는 20년 이상 숙성한 위스키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다.

또는 조니워커 블루처럼 고급 위스키인데도 불구하고 숙성년수를 표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스카치 위스키 규정에 따라 위스키에 사용된 가장 낮은 숙성년수를 표기해야 하기 때문에 조니워커 블루의 경우에는 숙성년수를 표기할 경우 15년이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에 조니워커 블루가 조니워커 18년보다 낮은 등급의 위스키로 인식될 수 있어서 이렇게 고급 위스키의 가치가 왜곡되어 평가절하 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숙성년수를 표기하지 않는다.

 

   • 오크통의 종류

위스키의 향과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증류한 원액과 숙성시킨 오크통이다. 그리고 둘 중에는 오크통이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80% 이상에 이른다고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위스키 제조과정의 핵심인 오크통은 크기별, 재료별, 이전에 무엇을 담았었는지, 몇번째 사용인지 등의 기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어진다.

     1. 크기별 분류

일반적으로 오크통의 크기가 작을수록 원액의 숙성 속도가 빨라서 짧게 숙성시키고, 클수록 숙성 속도가 느려서 오랫동안 숙성시킨다.

  • 쿼터 캐스크(Quarter Cask) - 50L, 120~125L

일반적인 캐스크의 1/4 크기로 오크통이 작은만큼 같은 부피의 원액과 닿는 오크통의 면적이 넓어져서 일반적인 캐스크보다 숙성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아메리칸 스탠다드 배럴(ASB)의 1/4일 경우 50L, 벗(Butt)의 1/4일 경우 125L의 용량이다. 보통 숙성과정중 피니쉬를 하는데 사용된다. 쿼터 캐스크를 사용한 위스키는 이름에 쿼터 캐스크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라프로익 쿼터 캐스크와 아란 쿼터 캐스크.

  • 아메리칸 스탠다드 배럴(American Standard Barrel, ASB) - 190~200L

미국에서 쓰이는 표준적인 크기의 오크통으로 버번을 숙성하는데 사용된다. 버번을 숙성한 뒤에는 보통 스코틀랜드로 수출되어 스카치를 숙성하는 버번 캐스크로 재활용된다.

  • 혹스헤드(Hogshead) - 225~250L

아메리칸 배럴을 가져와서 분해후 재조립해서 만든다. 스카치를 만들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크기의 오크통이다. 아메리칸 배럴과 실제로 적재하는데 필요한 공간은 별 차이가 없는데 원액이 50L 가까이 더 들어가서 스코틀랜드에서 선호한다고 한다.

  • 바리크(Barrique) - 250~300L

오크통을 프랑스어로 바리크라고 한다. 프렌치 오크로 만들어졌으며 다양한 와인이나 코냑을 담는데 사용된다. 바리크를 사용해 숙성한 위스키로는 대표적으로 카발란 비노 바리끄가 있다.

  • 펀천(Puncheon) - 450~500L

짧고 뚱뚱하며 미국산 오크로 만든 머신 펀천(Machine Puncheon)과 길쭉하고 스페인산 오크로 만든 셰리 펀천(Sherry Puncheon)이 있다. 전자는 럼을 숙성하는데 사용되고, 후자는 셰리를 숙성하는데 사용된다.

  • 벗(Butt) - 475~500L

유럽산 오크로 만든 가늘고 길쭉한 형태의 오크통으로 셰리 산업에서 널리 사용된다. 때문에 벗을 셰리 벗(Sherry Butt)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 포트 파이프(Port Pipe) - 550~650L

포르투갈의 주정강화 와인인 포트 와인을 숙성하는데 사용된 오크통이다. 파이프라는 이름처럼 약간 길쭉한 형태이다. 현재 많은 위스키의 숙성에 사용된다.

  • 마데이라 드럼(Madeira Drum) - 600~650L

이름 그대로 마데이라 와인을 숙성하는데 사용된 오크통이다. 마데이라 와인은 포르투갈의 마데이라 섬에서 만드는 주정강화 와인이다. 같은 주정강화 와인이지만 제조과정과 환경의 차이로 셰리나 포트와는 다른 독특한 풍미를 지닌다. 마데이라 캐스크를 사용한 위스키로는 발베니 마데이라 캐스크와 카발란 마데이라 캐스크가 유명하며 이외에도 많은 증류소에서 마데이라 캐스크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다.

     2. 재료별 분류

  • 유러피안 오크(Quercus robur)

러시아, 프랑스, 영국, 포르투갈 등지에서 자라는 참나무도 포함하지만 보통 스페인의 북부 갈리시아 지방에서 자란 참나무를 유러피안 오크라고 부른다. 나무가 오크통을 만들기 위해 벌목하기까지 자라는데 적어도 100~150년은 걸린다. 조직의 기공이 커서 오크통으로 만들어서 원액을 숙성시킬때 증발량도 많고, 오크통에 원액이 많이 침투한다. 하지만 덕분에 산화작용도 잘 일어나 원액에 좋은 풍미를 더한다.

대표적인 향과 맛 - 셰리, 말린 과일, 건포도, 설탕에 절인 껍질, 계피, 육두구, 나무, 캐러멜, 오렌지, 크리스마스 케이크

  • 아메리칸 오크(Quercus alba)

미국에서 자라는 참나무로 유러피안 오크에 비해 자라는 속도가 빨라서 60~100년 정도 자라면 오크통을 만들 수 있다. 가지가 곧고 조직이 치밀하며 바닐린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유러피안 오크에 비해 공급량이 많고 가격도 1/10 가량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현재 세계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위스키가 아메리칸 오크로 만든 오크통에서 숙성되고 있다.

대표적인 향과 맛 - 바닐라, 꿀, 견과류, 코코넛, 아몬드, 헤이즐넛, 버터스카치, 퍼지, 생강

  • 재패니스 오크(Quercus crispula)

미즈나라 오크 또는 물참나무라고도 부른다. 1930년대 일본에서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수입이 제한되었을 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즈나라 오크는 자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하며 조직이 부드럽고 수분이 많아 오크통을 만드는데 있어 작업성이 떨어지고, 다공성이라 숙성중 원액이 새는 경향이 있어 여러모로 단점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미즈나라 오크만의 독특한 풍미가 있어서 몇몇 증류소에서는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상술한 단점때문에 주로 피니쉬에 사용된다.

대표적인 향과 맛 - 바닐라, 꿀, 꽃, 신선한 과일, 배, 사과, 육두구, 정향, 나무

     3. 이전에 무엇을 담았었는지에 따른 분류

  • 버번(Bourbon)
  • 주정강화 와인(Fortified wine)
    • 셰리(Sherry)

피노(Fino), 올로로소(Oloroso), 페드로 히메네스(Pedro Ximénez), 모스카텔(Moscatel), 아몬티야도(Amontillado), 만자니야(Manzanilla), 팔로 코르타도(Palo Cortado)

    • 포트(Port)
    • 마데이라(Madeira)
  • 와인(Wine)

소테른(Sauternes), 아마로네(Amarone), 부르고뉴(Burgundy), 보르도(Bordeaux), 토카이(Tokaji), 샤르도네(Chardonnay), 모스카토(Muscat)

  • 럼(Rum)
  • 브랜디(Brandy)

     4. 몇번째 사용인지에 따른 분류

버번 위스키는 숙성시킬때 무조건 새 오크통만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을 버진 오크(Virgin oak) 또는 뉴 오크(New oak)라고 부른다. 

버번을 제외한 다른 위스키 증류소에서는 해당 오크통에 몇번째로 위스키를 숙성하는지에 따라 퍼스트 필(First Fill), 세컨드 필(Second Fill), 써드 필(Third Fill) 등으로 부른다. 세컨드 필 이상부터는 통칭해서 리필 캐스크라고도 부른다. 버번 캐스크나 셰리 캐스크 등은 이미 버번 위스키나 셰리를 담았던 통을 재활용하는 것이지만 오크통을 가져와서 첫번째로 위스키를 숙성시킨다면 퍼스트 필이 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많게는 4~5번 까지 리필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하지만 사용 횟수가 늘어날 수록 오크통의 영향력이 약해져서 통에서 우러나오는 풍미가 적어진다. 이 때문에 퍼스트 필 캐스크만 사용하는 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는 증류소도 있다. 대표적으로 벤로막.

 

   • 에어레이션(Aeration)

흔히 에어링이라고도 하는데 에어레이션(Aeration) 또는 브리딩(Breathing)이 맞는 표현이다.

위스키는 오픈만 하지 않고 제대로 보관하면 100년이 지나도 맛이 변하지 않는데 일단 오픈하고 나면 산소와 접촉해 산화가 일어나면서 맛의 변화가 생긴다. 경우에 따라서는 에어레이션을 통해 기존의 안 좋았던 향이나 맛이 날아가서 향과 맛이 더 좋아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좋은 향이나 맛이 날아가서 풍미가 떨어지기도 한다. 즉, 어떤 위스키는 에어레이션을 통해 좋아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어떤 위스키는 나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해당 위스키가 보통 에어레이션으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검색을 통해 찾아보고 에어레이션을 얼마나 진행할지를 결정하는 게 좋다.

위스키를 오픈하더라도 에어레이션을 하고 싶지 않으면 오픈해서 바로 소분한 다음에 보관하면 된다. 위스키가 병의 2~30% 정도로 적게 남아있는 경우에는 에어레이션이 빠르게 진행돼 풍미가 떨어질 수 있으니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다 마시는 것이 좋다.

 

   • 넥푸어(Neck Pour)

말 그대로 위스키 병목에 있는 위스키를 따른 것으로 병을 오픈하고 처음 마시는 것을 뜻한다. 에어레이션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 알코올이 좀 강하게 치거나 안 좋은 맛과 향이 도드라질 수 있다.

 

   •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

  • 니트(Neat), 스트레이트(Straight)

위스키에 물을 타지 않고 마시는 방법이다. 둘 다 위스키에 다른 걸 섞지 않고 원액 그대로 마시는 방식이지만 지역에 따라 혹은 마시는 스타일에 따라 부르는 방식이 다르다.

잔 밑에서 주둥이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의 노징 글래스에 위스키를 따라서 오랜시간 천천히 음미하는 방식을 니트라고 하고, 흔히 스트레이트 잔 혹은 샷 잔이라고 불리는 잔에 위스키를 따라서 소주 원샷하듯이 한 입에 털어서 마시는 방식을 스트레이트라고 부른다.

  • 온더락(On the Rocks)

올드 패션드 글래스(Old Fashioned Glass)같은 넓은 원통모양의 잔에 얼음을 넣고 위스키를 따라 마시는 방법을 일컫는다. 온더락이라는 말은 과거에 얼음이 없던 시절 스코틀랜드에서 강에 있는 차가운 돌을 잔에 넣어 위스키를 차게 마시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위스키를 차갑게 해서 마시면 향과 맛이 억제돼서 고도수에 익숙하지 않은 입문자들은 좀 더 수월하게 마실 수 있다. 또한 황 냄새 같은 안 좋은 향을 억제해서 맛을 좀 더 좋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 위스키는 냉동실에 넣었다가 마시면 더 맛있다는 말도 있다. 다만 알코올이나 기타 향미가 줄어드는 만큼 좋은 풍미도 줄어들어서 그만큼 본래의 좋은 맛을 느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 워터 드롭(Water Drop)

말 그대로 위스키에 물을 두세방울 떨어뜨려서 마시는 방법이다. 물을 약간 떨어뜨리면 위스키의 분자가 활성화되어 향이 더 풍부하게 피어오른다. 때문에 위스키의 향을 더 세밀하게 느낄 수 있어 시음할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유리로 만든 위스키 워터 드로퍼(Whisky Water Dropper)나 위스키 피펫(Whisky Pipette) 등의 전용 도구까지 있다. 다만 그냥 티스푼이나 빨대로 해도 충분하다.

  • 미즈와리(水割り)

일본에서 쓰는 표현이며 위스키에 물을 타서 마시는 방법이다. 위스키와 물을 희석하는 비율은 적게는 1:1에서 많게는 1:4까지도 있다. 물을 많이 넣는 만큼 위스키 본연의 풍미가 약해지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방법이다. 이렇게 마실바에는 그냥 하이볼로 마시는 편이 더 먹기 편하고 맛있다.

  • 하이볼

길쭉한 잔에 얼음을 채우고 위스키를 적당량(보통 30~45ml 정도) 따른후 위스키와 탄산수가 1:3~4 정도의 비율이 되게끔 탄산수를 부어서 섞어 마시는 방법이다. 경우에 따라 레몬즙을 첨가하기도 한다. 취향에 따라 탄산수 대신 토닉워터나 진저에일 같은 걸 사용하기도 한다.

탄산수를 부을때 얼음에 직접 부을 경우 탄산이 많이 날아가서 청량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얼음을 한쪽으로 몰아서 쌓은 상태로 바스푼을 대고 탄산수가 바스푼을 타고 흐르게끔 부어서 탄산수가 얼음과 바로 접촉하지 않게 따르는 게 하이볼을 잘 만드는 요령이다. 메로나 모양의 사각막대 얼음틀에 막대얼음을 만들어서 하이볼을 만들면 얼음도 천천히 녹고 탄산수를 붓기도 편하다.

잭 다니엘을 콜라와 섞어서 만드는 하이볼을 잭콕이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버번을 콜라와 섞을 경우 버번콕이 된다.

 

 

이전 사이트에서 작성했던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차차 업데이트 해서 위스키에 관한 전반적인 상식을 쌓을 수 있는 글로 만들겠습니다. 이 글 하나만 봐도 어디가서 위스키에 대해 제법 아는척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으면 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틀린 내용이나 추가할 내용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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