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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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07.23 18:12
분류 한페이지
9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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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레이몬드 커즈와일이 예언했던 미래의 청사진들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황당한 소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말도 안되는 소리들이었다.
하지만, 쉽게 넘겨버릴 수 없었던 건 그가 밝히고 있는 '시기'가 바로 코 앞이였기 때문이다.
아주 멀고 먼 미래의 어느 날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2010년에서 2045년까지.

2010년부터 그의 예언들 중 일부는 이미 현실로 되고 있었다.
홍체에 직접 이미지를 투사하는 안경이 나온다고 예언했지만, 미래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뇌를 분석하고 읽어내는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AI로 그 영상을 분석하며
결국엔 기억 속의 영상, 꿈 속의 영상들을 선명하게 재현해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눈을 감고 있어도 무엇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는지 그 모습이 모니터 상에 표시되었다.

2020년에는 나노봇이 등장하며 대다수 질병이 정복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나노봇이 결국엔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되긴 했지만, AI의 발전이 그 보다는 조금 더 빨랐다.
신약의 분석, 제조, 임상 실험의 대다수 영역들을 AI가 수행하게 되면서
이전 세대들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속도로 수를 셀 수 없이 많은 신약들이 탄생되었다.
이후에는 아직 발생되지도 않은 질병들까지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들이 등장했다.

2022년부터 등장한 차세대 AI는 한계라고 여기고 있던 튜링테스트를 손쉽게 통과해버렸다.
그 후 일상의 모든 부분에 AI가 도입되었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 간다고 믿었다, 그 때는.

2030년대에 들어서며 모든 것들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으르렀다. 브레이크를 걸 수 없었다.
더 이상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분할 수 없었다. 특권층은 영원한 삶을 꿈꾸며 두뇌의 공간을 벗어났다.
극도로 안정된 시스템 하에서 운영되는 열린 두뇌 시스템은 모든 것들을 다음 세대로 옮겨 놓았다.

레이몬드 커즈와일은 2045년이 특이점의 정점이 될 것이라 예언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10년은 더 빨랐다.

특이점으로 기록된 2034년, 하지만 이 조차도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서 속도를 늦춰 발표한 것이고,
2020년대 후반의 어느 시점에 이미 특이점에 도달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레이몬드 커즈와일은 본인이 맡은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고 다시 돌아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세계인의 혼란을 최소화하라, 미래로 진입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저항선을 최대한 낮추어라.’

그는 이 목표를 충실하게 잘 수행핬다. 그를 선택한 것을 현명한 판단이었다.


2034년의 어느 날, 레이몬드 커즈와일은 마지막으로 '이 한 마디'을 전하고 사라졌다.
마치 연기처럼, 그 날 이후로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Don't Panic!"


끝.

댓글 1

적운창님의 댓글

작성자 적운창 (42.♡.63.161)
작성일 07.24 21:54
레이몬드가 눈을 떴을 때 그는 왠 버스에  타고 있었다. 군복을 입고 말이다.
여기가 어디지?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현재 그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보려고 했다.
한국?
게다가 주머니에서 꺼낸 종이는 전역증이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는 한글을 읽을 수 있었다.
전역증? 1991년 10월 27일 제대했다는 건가?
근데, 내가 왜 이 단어의 뜻을 알고 있지?

설마 내, 내가 한국인으로 빙의한 건가?
지금 이거 꿈인 거지?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다.
우씨! 더럽게 아팠다.
꿈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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