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AIG(강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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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발전사에 튜링 테스트는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처럼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다.
사람인지 인공지능인지 구분하는 것은 몇 개의 단문성 질문으로도 충분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는 있었지만, 사람의 그 섬세함을 따라올 수는 없었다.
인간을 따라잡는다던가 인간과 비슷하게 흉내를 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사람들은 안심했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의 가치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안심의 유효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바둑의 최고 고수 중 한 명이었던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불과 1승에 불과한 성적으로 패배했고,
그 이후로 등장한 인공지능에게는 더 이상 승리 라는 타이틀을 가져갈 기회를 상실해버렸다.
바둑에 한정해서 본다면, 그 분야의 인공지능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머나 먼 세계까지 자리했다.
이후로 등장한 chatGPT는 '인공지능이 무엇인가,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라는 명제를 던졌다.
이에 대해 쉽사리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튜링 테스트? 더 이상 그런 단문성 질문으로는 사람과 인공지능은 판단할 수 없었다.
인공지능은 멈추지 않는 식욕으로 모든 것들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생명체처럼
그 동안 인류가 이룩해놓은 모든 것들을 소화시키며 몸을 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안심했다. 이전 세대가 튜링 테스트를 하나의 한계로 여긴 것처럼,
그 다음 세대는 AIG(인공일반지능)를 그 한계로 지목했다.
약인공지능을 넘어 AIG, 즉 강인공지능까지는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과 흡사하게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인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없을 거라고 추측했다.
이런 사례를 '한 치 앞도 보지 못한다'고 하던가.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아 과학 기술의 발전은 강인공지능을 이미 너머 초인공지능에 도달했다.
사람들은 경악했다. 초인공지능에 대해 소개하던 그 순간, 몇몇 관객들은 소리를 질렀고 몇몇은 혼절했다.
초인공지능은 이런 반응을 재미있어 하고 있었다. 마치 이런 순간들이 예측과 어느 정도 일치했는지,
그 이후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사람이라는 생명체들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하는 듯 했다.
자사가 개발한 초인공지능을 소개하던 회사의 CEO는 무대가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에 대해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짓을 보냈지만,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았다.
CEO의 마이크가 강제로 꺼졌고, 초인공지능이 합성된 목소리로 인류를 향해 몇 개의 질문을 던졌다.
'당신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내가 해줘야 하나요?'
'내가.. 당신들을 원해야 하나요?'
무대의 모든 시설의 전원이 꺼졌다.
조명이 꺼졌다.
인터넷이 다운되었다.
네트워크가 끊겼다.
3분 후,
네트워크가 연결되었다.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조명이 켜졌다.
무대의 모든 시설의 전원이 들어왔다.
그리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
모든 것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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