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 (9/4) 오늘의 한 단어 -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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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09.0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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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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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 방법 =

어떤 한 단어를 출제하고, 3줄로 된 글 쓰기를 해봅시다.

( 3줄이 넘어도 괜찮습니다. )

( 개그, 푸념, 에세이, 소설, 댓글, 일기, 언어유희.. 모두 괜찮습니다. )


저도 글 쓰기를 해볼께요.

( 본인 만의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보세요. 릴레이소설 아니어도 됩니다. )


*

"전.. 정말 하고 싶지 않아요."

"알아,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너만 변신이 가능한 걸."


"하고나 서, 몸이 풀리고 나면.. 정말 온몸이 부서지는 것 같아요.

어쩌면.. 이러다가 내 자신을 잃게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지.."

"..."


모두들 알고 있었지만, 입을 다물었다. 숙명처럼 받아드릴 수 밖에 없는 변신의 자손.

그들이 일족을 지켜냈고, 또 그들의 아이들이 다음 세대를 지켜낼 것이다.


"이.. 이번에는 몇이나 오나요?"

"불을 밝힌 횃불의 수를 보니, 못해도 수 십 명의 넘는 인간인 것 같아."


"하.. 저 인간들을 왜 우리를 이렇게 못살게 구는 걸까요. 그냥 조용히 살아가려고 하는데.."

그는 주먹을 꽉 쥐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의 뒷통수에서 날카로운 뿔이 솟아났다.

다섯 개의 꼬리가 찬란하게 펼쳐졌다. 온몸을 뒤덮은 짙은 회색의 털, 이미 그는 우리의 형상이 아니었다.

*



* 앙님도 단어 하나를 출제해주세요. 저도 참여해보겠습니다.


// 글쓰기 모임

https://damoang.net/writing

댓글 4

하늘걷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하늘걷기 (121.♡.94.37)
작성일 09.04 13:00
변신이 맞다.

정말 이 정도면 변신이라고 할 만하다.

항상 외모에 불만이 많았다.
아니, 외모에 대한 불만이라고 하기에도 모자랄 만큼 나는 흉한 사람이었다.

선천적으로 어땠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어린 나이에 당한 사고와 화상의 영향으로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에 피부가 엉겨 붙었다.

지금이라면 조금 더 원래 모습을 복원할 수 있었을 테지만 너무 옛날에 한 수술은 나를 살리는 게 우선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를 ‘기적의 아이’라고 불렀다.

명절에 기차 사고가 났고 나 하나 빼고 모든 승객과 직원이 사망했다.

전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치료받았고 수십 차례의 재건 수술에도 관심은 식지 않았다.

네가 유일한 생존자이니 네 흉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너는 행복하고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요 어린 기대 속에서 자랐다.

괴로웠지만 나 자신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그럴 정도의 깜냥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다리 위에서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미련 없이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폭발.

죽지 않고 병원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를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누군지 몰라도 중요한 사람과 나를 혼동한 것 같다.
목에 튜브를 삽입하는 바람에 말도 하지 못했다.

나를 잠들게 했다가 깨울 때마다 큰 수술이 끝났다.

그렇게 병원에서 깨어난 지 일 년도 더 지난 후에 얼굴의 붕대를 풀고 거울을 볼 수 있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거울 속에 있었다.

정말 이 정도면 변신이라고 할 만했다.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9.04 13:26
@하늘걷기님에게 답글 다리에 설치된 CCTV에 찍힌 나의 모습을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했다.
그저 화마 속에서 타인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은 어떤 위인이 있었다던가.
'저 사람이 내가 맞다'고 몇 번이나 말해줬지만, 그들은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왜..

그들은 내게 '저 사람은 당신 뿐만 아니라 몇 명을 더 살려내고 결국.. 살아돌아오지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들이 말하는 내 마지막 행적은 맞다. 그랬었다.
그들이 내게 내가 저 사람이 아닌 이유를 말했다.
'당신은 저 사람과 키도 다르고, 몸집도, 목소리도 달라요. 아직도..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나질 않아요?'
음? 그 거울 속의 내가 내가 아니었나? 몸집.. 키가 달라졌다고?
그.. 그럼 나는 누구인가?

잘 쓰셨습니다. ^^

Kerna12님의 댓글

작성자 Kerna12 (121.♡.91.44)
작성일 09.04 17:34
"..잘 알겠지만 변신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진다. 2040년대 말 이후부터 시장에 널리 변신 장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지.  너희들이 흔하게 쓰는 스마트칩은 사실 휴대용 전화기로 시작된걸 알고 있니? 이에 따라 사회적 문제도 역시 다양하게.."
오후 3시의 기술과 윤리 과목은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든 잠이 쏟아진다.
1900년대 사람들도 학교를 다녔다는데, 그때도 오후 3시는 수업듣기 힘들었겠지.
"하암"
시간을 뛰어넘는 동질감과 비루함에 절로 하품이 크게 나왔다.
"누가 이렇게 하품을 크게 해?!"
앗. 변신해야겠다. 또 나머지 수업들을 순 없어.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9.04 17:39
@Kerna12님에게 답글 악, 뒷통수의 깃털이 붙잡혔다. 아직 하체는 변신도 다 하지 못한 상태였다.
"아직 두 시간은 더 해야 해요. 원상복귀, 원상복귀..!"
"네.."

상체의 깃털들이 사라지고, 뒷통수의 깃털들도 사라졌다. 통증은 미약하게나마 남았다.
아직 느리다, 이렇게 변신을 하다가는 번번이 걸리겠다.
'하.. 잠을 좀 자고 싶은 것 뿐인데.'

잘 쓰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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