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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09.05 15:04
분류 한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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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확인해봅시다. 과연.. 아! 이번에는 '희'를 뽑으셨습니다."


귀가 따가울 정도로 박수 소리가 가득하다.


"두 번째 선택의 시간입니다. 자.. 이번에는.."


조용해졌다.

'희'를 뽑았으니, 앞으로 즐거운 일이 벌어질 것은 분명한데, 그 '강도'가 문제다.

얼마나 즐거운 일이 될 것인가,

먄약 '약'을 뽑게 된다면, 그냥 하루 실수를 터트리는 정도일테지만,

확률이 가장 낮은 '강'이라도 뽑게 된다면, 일주일은 내내 흥얼흥얼 즐겁게 보내게 된다.

그 동안 '노'를 연신 뽑아댔으니, 제발 '강', '강을 뽑아'라고 읊조리는 이들이 많았다.

간절함이 넘치면 현실이 된다던데, 이들의 간절함은..


"자.. 가..강! "강"입니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머리 위로 뭔가 잡히는 것들을 집어 던지기도 하고, 날리기도 하고,

현장은 즐거운 아수라장이 되었다. 축제의 현장과 다름 없었다.


"여러분! 자, 이제 가장 중요한 결정입니다."


다시 조용해졌다.

'대상'이다. 대상, 어떤 즐거움일까, 어떤 즐거움으로 넋이 나가도록 만끽한단 말일까.

사람과의 관계, 부, 우정, 사랑, 일, 권력, 과연 무엇일까. 아직 뽑히지 않은 게 뭐가 있었지?


"자.. 가..갑니다. 자.. 과연..!"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자.. 이.. '이해'?"


정적이 흘렀다. '이해'? '이해'라는 선택지가 있었나? 그게 뭐지?

예상하지 못한 선택지가 나오자 당황하는 것은 관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관리자들이 한쪽 구석으로 모이더니, 몇 분 인가 회의를 하는 듯 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를 불러, 귓속말로 뭔가를 전달하고는 다시 자신들의 자리도 돌아갔다.

마이크를 잡은 이가 다시 앞으로 가더니 말했다.


" '이해'가 선택되었습니다. 이로서 우리 주인님은 경지에 다다르셨습니다."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그게 뭐지? 경지, 무엇에 대한 경지를 말하는 것일까?

우리 중 하나가 소리치며 물었다.


"경지가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마이크를 잡은 이가 답했다.


"이로서 우리 주인님은 '사람의 굴레'를 벗어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웅성거렸다. 사람의 굴레. 사람의 굴레를 벗어났다. 그게 무슨..


"이제 주인님은 '희노애락'의 이 선택이 아닌, 다른 레벨의 선택을 하시게 됩니다."


모두들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단계였다.


    사람으로 태어나기는 어렵고,

    지금 살아있다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 부처님이 나오시는 일은 매우 어렵고,

    그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는 것은

    보통의 인연이 아니고서는 여려운 일이다. (182)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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