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한페이지] 시침과 분침
벗님

Lv.1 벗님 (106.♡.231.242)

2024년 9월 27일 PM 03:15 · 수정됨(09. 2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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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자네."

"네?"


"그래, 자네.. 이리 오시게."

"네?"


"얼른.. 서두르시게."

"아.. 네."


왜 나를 지목한 것인지, 왜 오라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일어나 몇 걸음을 걸어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맞지?"

"뭐를.. 말입니까?"


"그렇지? 내 짐작이 맞지?"

"말씀을 해주셔야 알지요."


"에이.. 편하게 하라고, 나도 자네 마음을 다 아니까? 가고 싶지?"

"네?"


"가고 싶잖아, 그리운 자네의 집으로 말일쎄."

"그.. 그건."


"알고 있네, 알고 말고. 왜 모르겠나, 나도 그런데."

"허허.."


"그래도 어쩌겠나, 당장은 그럴 수 없지?"

"..."


"짬이 조금 남는 듯 한데, 한 번 나에게 기회를 주시겠나?"

"무슨 기회를.."


"내가 말이야, 자네의 그 시침과 분침을 단 번에 돌려줄 수 있다네."

"네?"


"퇴근 시간까지 단 번에 돌려줄 수 있어. 어때 구미가 당기지 않나?"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어허, 이거 이거. 이렇게 불신이 팽배해서야 쓰겠나. 한 번 맡겨볼텐가?"

"..."


이 황당한 사람은 어찌해야할까, 몇 시간을 당겨 버리겠다고? 허허허.


"좋네, 그럼 맛보기로 잠시 한 번 보여줄테니.. 어때 해보겠나?"

"흐흐, 그래요. 한 번 해보세요."


"좋아, 잘 결정했네. 눈을 똑바로 뜨고 계시게."

"..."


그는 슬며시 손을 들더니, 가볍게 손가락을 한 번 탁 하고 튕겼다.

...

아무 것도 변한 게 없었다. 아무 것도.


"어때? 만족하시는가?"

"뭐에요, 이게. 아무 것도 변한 게 없잖아요."


"그래? 충분히 된 것 같은데."

"봐봐요, 똑 같잖ㅇ.."


어, 어? 내 손에 왜 이런 주름이, 이건 또 뭐야.. 등줄기가 뜨겁다.

'으으으악', 화로에 댄 듯 뜨거운 등을 어찌하지 못하고 앞으로 구부정하게 굽었다.


"무.. 무슨 일이죠?"

"어때? 화끈하게 잘 됐지?"


"네..?"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 알 수 없는 사나이는 정말 시간을 돌리는 능력이 있었다.

단지 생각이 차이가 하나 있었는데, 내가 말한 시간은 그 날의 몇 시간이었고,

그가 말한 시간은 내 인생의 몇 십 년이라는 차이일 뿐.

그렇게 나는 정년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었다.




끝.


댓글 (1)

  • 팬암

    팬암 Lv.1

    24.09.28 · 119.♡.56.66

    섬뜻하네요... ㄷ ㄷ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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