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이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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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10.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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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지속될 줄 알았어, 아이들은 내내 어리강만 부릴 것 같았고.
착각이었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더군.
눈치를 채는 게 늦었을까.
회사 일에, 정신 없이 몇 개의 프로젝트를 끝내고 났더니,
내 귀여운 아이들은 이미 없었어.
퇴근하면 몇 분이라도 더 놀아달라며 그렇게 칭얼거렸었는데,
이제는 내가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놀아달라고 칭얼거리고 있지.
그것도 운이 좋으면, 집에 아이들이 있으면 말이야.
아이들의 방은 비어 있어.
나보다 더 늦게 집에 들어오거나,
아니면 곤하게 잠들어 있는 아이를 깨울 수가 없잖아.
공부를 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피로에 지쳐 잠들어 있거나,
내 자리는 없어.
결혼하며, 날 닮은 아이들을 낳으면 무엇을 하며 지낼까 상상을 했었지,
하루 하루 무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까 계획도 세우고, 고민도 하고,
그 시간은 너무 짧았고,
절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외로운 시간이 내게 다가오더군.
아이들이 자라나서 죽고 못 사는 친구들과 함께 하면,
그래, 그래도 나도 사랑하는 자기와 함께 있을 수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은 참 어둠이 빨리 찾아오고, 또 너무 길다.
너무 길어,
넌 어떠니, 너도 내가 그립니?
많이 보고 싶어?
잊지 않도록, 너의 얼굴을 잃어먹지 않도록 내 꿈에 가끔은 나타나줘.
너를 한 번 푸근하게 안아주고 싶으니, 너와 입맞춤을 하고 싶으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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