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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글쓰기]오늘의 한 단어 -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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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10.1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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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종종 착각을 하곤 한다.

무지성적으로 시각 정보에 휘둘린다.

동그라미 안에 점 두 개만 박아 놓으면 '어, 얼굴!'이라고 착각하는 것처럼

위에 달렸으면 팔, 아래 달렸으면 발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런 걸 익히 많이 봐왔으니까.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도, 자신의 할아버지도, 자신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모두 그렇게 위에 달린 걸 팔, 아래 달린 건 발.

이렇게 봐왔었으니 누가 앞에 멀쩡하게 서 있으면

팔 두 개, 발 두 개라고 생각하는 거다.

여기서부터 재미있게 되는 데,

그가 내 앞으로 다가오면 달려 온다고 착각한다.

아래 달린 걸 휘저으면서 오니까, 당연히 발을 휘젓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거지.

바로 눈 앞에 오기 전까지는.

실루엣이 어렴풋하게 보일 때 즈음부터 찾기 시작하기.

어?

얼굴이 어디 있지?

어깨 선이 왜 다르지?


추측하고 있던 모습과 다르니까,

상상하고 있던 형상과 다르니까,

부하가 걸려 버린 거야.

추측이 맞아야 하는데, 예측이 맞아야 하는데, 도무지 정답이 도출되지 않는 거지.

그렇게 매번 나는 사람들에게 다가갔어.


내가 발을 내밀며 악수를 청할 때면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난감해했어.

이 낯선 발을 잡는 게 악수가 맞는 건가?

악수가 아니라 악족인가?

아니, 손 역할을 하고 있으니 손이라고 받아드려야 하는 건가?


자, 여기서 문제 하나를 풀어보자.

내가 지금 키보드를 두드리며 쓰고 있는 건 손일까, 발일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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