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11/01) 멍을 때려야 하지 않나.
페이지 정보
본문
chatGPT를 위시한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인공지능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찾는 게 오히려 더 빠르게 될지도 모른다.
전기로 작동하는 전자기기들처럼,
인터넷이 바탕이 되는 통신기기들처럼,
전기를 사용하고 충전을 하며 작동하는,
카메라가 있거나 마이크가 있는 것이라면
높은 효율이라는 명분으로 인공지능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자기기들 없는 환경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 될 것이고,
알게 모르게 인공지능의 작은 판단부터 큰 판단까지 도맡아서 하는
그런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고, 시간을 단축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단이 있다면, 이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
비행기가 없던 시절엔 기차의 속도로,
기차가 없던 시절엔 자동차의 속도로,
자동차가 없던 시절엔 소와 말의 속도로.
우리는 그 속도에 맞춰서 살아간다.
사색이라는 가치,
멍을 때리며 사유하는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잠시라도 생긴 시간, 스마트폰을 켜 놓고 무엇을 하든 시간을 소비한다.
무엇이든 해야 한다.
'무가치'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냐'는 타박을 받을 것처럼,
그렇게 우리는 꼼꼼하게 시간을 소비한다.
여백을 허용하지 않고,
쉼을 허용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일상을 자리 잡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 속도에 맞춰 우리의 시간을 더 많이 빼앗기게 될까,
그 속도에 맞춰 우리의 시간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게 될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는 날이 있다.
미치도록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는 날.
나를 위한 소비를,
나를 위한 그런 선물을 주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