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본다는 것..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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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고 싶어하는 초년생의 글이다보니, 부족함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 비판이나 지적은 조금 아픕니다. 새싹이나보니 회초리는 감당하질 못합니다.
* 혹시 오탈자가 있으면 살포시 알려주세요, 얼른 수정하겠습니다.
// 본다는 것.. #2
손을 뻗어 만져보면 조금 두께가 있는 듯 하지만, 3센치도 정도에 불과하다.
예전의 초기 기술이 도입될 때는 주렁주렁 케이블들이 달려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기술도 좋아지고 개선도 되고 해서 아무런 줄도 달려 있지 않다.
손가락을 대보면 살짝 열기가 있긴 한데,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무게도 크기도 적당한 듯 한데, 역시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손목에서 톡톡 거리며 도보 안내를 해주던 손목 시계도 거추장스러웠는데,
이제는 떼어낼 수 없는 녀석이 내 뒷통수에 자리 잡았다.
샤워를 할 때도 괜찮고, 의식하지 않으려면 잊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역시 가장 불편한 건 잠을 자려고 할 때다. 보조 모자를 하나 써야 한다.
내 머리를 다치게 않게 하려는 게 목적인지, 저 뒷통수에 붙은 녀석이
망가지지 않게 하려는 게 목적인지 알 수 없지만, 여하튼 모자를 써야 한다.
예전처럼 푹신한 베개를 베고 잠을 청할 수 없다는 건 참 아쉽다.
얻는 게 있으면 잃은 게 있는 게 당연한 법인데, 그래도 여전히 아쉽다.
며칠에 한 번씩 방문하는 병원에서는 몇 가지의 질문들을 반복했다.
내가 생활하는데 무슨 이상은 없는지,
뒷통수에 붙은 게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는 않는지,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토가 쏠리거나 하지 않는지.
나의 대답은 거의 '아니요'였다. 그냥 멀쩡했다. 아무 변화도 없었다.
의사 선생님들의 소견은 조금 차이는 있긴 했지만, 거의 하나로 모였다.
'시간을 갖고 조금 더 지켜봅시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네..' 알 수 없었다. 적응? 무엇을 적응하나, 변화된 게 없는데.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그가 말을 걸어왔다.
'들리세요?'
'네?'
혼란스러웠다. 어디지? 어디서 부른거지, 앞도 아니고 옆도 아니고 뒤도 아니다.
마치 내 머릿 속에서..
'누구..세요?'
'들리시죠?'
'네..'
머릿 속에서 들리고 있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뒷통수 안 쪽의 그 어딘가.
'다행입니다. 연결하는데 많이 걸렸습니다.'
'연결이요?'
'네, 생체 반응이 조금씩 상이해서 조금 애를 먹었네요.'
'누.. 누구시죠?'
그가 내가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조금 다르다.
아주 조금.
나는 지금 입을 벌려 소리를 내고 있지 않는데, 그가 대답을 한다.
이런 것도 대화라고 불러야 하나? 나는 지금 신인류가 되고 있다.
// [연재] 본다는 것..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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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