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에 대한 이야기 #6 (f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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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보드에 대한 이야기 #1
https://damoang.net/writing/2078
다양한 키보드를 거치고 거쳐 마지막에 다다르게 된 것은 역시 기계식 키보드였습니다.
특이한 키보드도 있어서 잠시 관심을 가져보긴 했지요.
붉은 레이저로 바닥에 키보드 레이아웃을 표시해주고,
손가락으로 각각 키보드 부근에 손가락을 탁탁 하듯 움직이면 키보드 입력이 되는.
문제는 정확도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키보드를 누르는 것이 아니다 보니,
그 어색함이 힘들다고 하더군요. 디스플레이에 가상 키보드도 아니고 이건 아예 없는 거죠.
마치 이런 천사의 음성이 들리는 것이었을까요.
'그냥 그 근처에 손가락들을 움직여봐, 내가 키보드를 눌러줄테니.'
기계식 키보드도 다양하잖아요. 청축, 적축, 무슨 축, 무슨 축..
어떤 건 키감이 어떻고, 어떤 건 소리가 너무 커서 사무실에서는 사용하기 조금 그렇고,
참 다양하더군요. 저 다양한 기계식 키보드를 다 사 봐야 하나 하다가,
이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역시 최고는 무접점 기계식 키보드지.'
부드러운 키감, 긴 수명, 조용한 타건음.. 우와, 뭔가 좋아보이는 거에요.
'그래, 이거다!'
그렇게 질렀습니다.
무접점 기계식 키보드. 써보니 역시 좋더군요.
이렇게 기계식 키보드까지 오고 보니 단점이 두 개 정도 보이네요.
무슨 일이 생겨서 이동을 하게 되면 이 키보드 무게가 상당합니다.
노트북도 무거운데 기계식 키보드까지 더하고 보니, 가방도 무겁고 어깨에 붉은 흔적이 남아요.
가만히 책상 위에 올려놓고 보면 좋은데, 이건 팔 근육을 키우기 위한 아령도 아니고.
그리고 가격이 좀 됩니다. 저렴한 키보드에 비해서는 상당한 가격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의 단점을 제외하고는 만족도가 최고입니다.
가장 좋은 점은 손가락에 무리가 덜 가는 점입니다.
기계식 키보드들이 손가락으로 살짝 누를 때마다 스프링의 반발력으로 튕겨주듯 위로 올려주잖아요.
적당한 강도로 키보드를 리드미컬하게 누르는 게 상당한 만족스럽습니다.
마치 뭔가 멋진 곡을 연주하는 것처럼 다라락 하고 키보드를 누르게 되잖아요.
이것으로 '키보드'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 다음에도 새로운 키보드들이 등장하겠지만, 저의 순례는 여기까지인 것 같아요.
그럼 이만,
이 글은 여기서 완전히 끝입니다.
끝.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팬암님의 댓글의 댓글
어쩔수 없습니다. 한글 문서의 거의 모든 기능 + 특수문자까지 단축키로 쓰다보니...
팬암님의 댓글
그 기계식 키보드 쓰는놈이 제 동기놈인데 저보고 "그 글 니가올렸지?" 하는겁니다.
저는 놀라며 "그걸 어떻게 알았지?" 라고 했습니다. 그놈은 아직도 절 오해하고 있긴 합니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