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알약

알림
|
X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12.♡.121.35
작성일 2025.01.21 13:58
분류 한페이지
26 조회
0 추천

본문


밝히지 못하는 비밀이라는 건 없어.

못해도 몇 넘은 알고 있거든.

그 중 한 넘은 반드시 그 비밀을 토해내지.

악다물고 굳게 비밀을 지킬 것처럼 그러지만, 그건 시간 문제일 뿐이야.

의지라는 게 난공불락이라 생각하는데, 듬성 듬성 구멍이 많아.

그 중에 하나만 들쑤시면 금방 무너지지, 원래 그래.


전에는 말이야. 연장을 썼어.

쫌 원시적이긴 한데, 그래도 효과가 탁월하잖아.

가볍게 해야지.. 하는데 하다 보면 또 그렇게는 잘 안 돼.

힘도 좀 들고 땀도 나는데, 그냥 운동 쫌 한다 하면 되거든.

귀도 좀 아프고, 좀 튀고, 번거롭긴 한데.. 그래도 뭐 썩 괜찮았거든.


그런데 말이야, 우리도 발전을 해야지, 언제까지 그런 거 하겠어.

나만 힘든가, 너도 죽을 맛이잖아. 그러니, 우리 이제 좀 신식으로 응?


자, 봐봐, 이거.

아직 난 잘 모르겠거든. 정말 이런 알약 하나로 될까?

어떤 넘들은 이거 하나에 아주 술술 불었다고 하고,

어떤 넘들은 이거 맥여도 효과가 맹탕이었다고 해.

그래서 어떻게 됐겠어? 결국, 또 찜질을 했지. 뭐.. 어쩌겠어.

음.. 그래도 약발이 좀 받았는지 그냥 시작했을 때 보다는 빨리 불었다나.


자, 어때?

너는 이게 약발이 있을 것 같아, 없을 것 같아?


음.. 난 잘 모르겠어, 이거 먹어본 적이 없어서.

너한테 좀 잘 맞았으면 좋겠다. 좀 쉽게 쉽게 말이지.


자, 삼켜.. 그렇지. 물, 그래 마셔 마셔..


.

.

.



그래, 좋잖아.

이거 아주 약발이 잘 받네.


거봐, 비밀.. 그런 거 다 밝혀지는 거야. 세상에 비밀이 어딨어.


그만 울어, 누구 죽은 것도 아니잖아.

원래 비밀이라는 게 그런 거야. 무겁지, 아주..

무거운 짐 내려놓으니 얼마나 편해. 뭐하러 그런 거 들고 있었어, 힘들게.


아, 이제 뭐 다 끝났으니까, 나도 퇴근해야 하고..

아까 그 알약, 필요하면 얘기해. 또 줄께.

'아스피린'이야, 그거.



끝.

댓글 0
홈으로 전체메뉴 마이메뉴 새글/새댓글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