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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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07.0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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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릴 때에는 슬픈 걸 보면 바로 눈물이 터졌었죠.
물론, 막 엉엉 우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볼을 타고 쪼로록 눈물이 흘렀습니다.

주민증을 받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슬픈 걸 보면 눈물이 흐릅니다.
어린 시절과 다른 점이라면 사회적 체면.. 뭐 그런 게 있다 보니,
눈물 흘리는 건 되도록 감추려고 하는 거죠.
여전히 슬픈 게 슬프지 않게 다가왔던 적은 없습니다.

이제는 성인 축에서도 조금 더 위를 향하는 나이가 되었기에,
사회적 체면.. 뭐 이런 거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소리 없는 눈물 흘리는 법도 알고, 눈물이 흐르지 않게 하늘을 쳐다보는 것도 알지요.
여전히 슬픈 건 슬픈 겁니다.

그럼 뭐가 다를까.
어린 시절에는 영화를 볼 때 슬픈 장면이 나와도 눈물이 흐르고,
드라마에서 슬픈 음악과 함께 몇 마디 대사만 나와도 눈물이 흘렀습니다.
현실과 가상, 그런 거 상관 없이 '슬프다' 싶으면 눈물이 흘렀습니다.

나이를 조금 먹어서 그런가, 요즘은 조금 다릅니다.
가상으로 꾸며진 어떤 상황에 대해서는 슬픔이 덜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울러라 하고 막 신파를 깔아버리는 것에서는 저 역시도 여지 없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다' 라는 바탕이 있어서 그런 장면은 슬프지 않습니다.
눈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현실이라 여겨지는, 현실이었다고 여겨지는 어떤 장면만 봐도,
그런 글의 한 구절만 봐도, 한 장의 이미지만 봐도 울컥 눈물이 쏟아집니다.
이제는 알거든요. 저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 저 안에 무엇이 상실되었는지.

'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많아진다.'
이건 정확한 표현이 아닌 것 같고,
'나이를 먹으면 삶의 깊이가 깊어진다.'
이렇게 답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깊어진 이해 만큼이나,
가슴이 아파보고, 미안해지고.. 하는 것일테죠.



끝.

댓글 2

사미사님의 댓글

작성자 사미사 (221.♡.175.185)
작성일 07.10 11:03
공식적인 중년이 되어버린 나이인데, 자주 눈이 적셔옵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뭐랄까 입으로 표현하기 보다 속으로 혹은 글로 배출하면서 남은 감정의 잔여물이 눈물이 되어 흐르는것 같아요.

적운창님의 댓글

작성자 적운창 (42.♡.63.161)
작성일 07.10 11:55
'이번 생도 잘 부탁해'란 드라마를 보던 중이었습니다.

"애경아. 그동안 혼자 크느라 애썼다. 인자는 삼촌이랑 같이 살자."
삼촌이 환생하여, 나이 많은 조카(여자)를 찾은 다음에 한 말이었습니다. 근데 환생한 삼촌이 9살 여자아이란 말이죠.
심지어 웃길 수도 있고,  뻔한 신파 대사인데, 눙물이...

나이가 들었습니다. 인정.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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