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밀면식당, 현대밀면
페이지 정보
본문
※예전 ㅋㄹㅇ에 썼던 글을 옮겨와 봅니다..
경주 맛집의 투탑으로 알려진 터미널 옆 맥도날드와 맞은 편 버거킹을 제쳐놓고
맛의 불모지로 이름난 경주에서 로컬 음식집을 소개하는 두 번째 글입니다.
오늘은 '밀면'입니다.
아시다시피 밀면은 부산의 향토음식이고,
최근에는 전국구 음식이 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로컬푸드로의 밀면은 경남쪽에서도 동부 쪽에 편중되어있죠..
경주는 특이하게도 경상북도에 속하면서도 밀면이 로컬푸드로 자리잡은
일종의 밀면 자생의 북방한계선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로컬푸드라는 기준은 명확하지는 않으나
대략 그 지역의 나이드신 분들이 일상적으로 찾아드시냐 정도 기준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부산 분들이 경주 밀면도 밀면이냐 내는 인정못한다라고 하시면 할말은 없지만,
경주 조금 위의 대구만 가도 식초 냉면 육수에 다대기 양념장 좀 많이 풀어놓은 걸밀면이라 들이대는 수준이라..
경주 대표 밀면은 보통 두 집을 꼽습니다.
'밀면식당'의 물밀면과 '현대밀면'의 비빔밀면
우선 '밀면식당'은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밀면집이고 경주에서는 배짱 장사로 유명한 집입니다.
예전엔 여름 성수기 세달 정도 문열고 나머지는 가게 문 닫고 일년내내 노셨죠… 요즘은 안그러시는듯..
위치는 흔히 경주 시내라고 불리는 시가지 중심가입니다.
밀면 육수는 한약재 맛과 향을 살리는 쪽과 감추는 쪽 양 극단으로 진화해왔는데, 이 집은 감추는 쪽입니다.
맑고 연한 국물에 담백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매콤 달콤합니다.
그러다보니 물밀면에 대한 선호가 강합니다.
밸런스가 좋아요..
'현대밀면'은 경주에서 흔히 아래시장이라 일컬어지는 중앙시장 네거리에서
시장의 대각선 맞은편에 있구요..
위와는 반대로 한약재 맛과 향을 살리는 쪽입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감초, 갈근, 계피 이런 향들이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국물도 거의 수정과에 가까운 짙은 색입니다.
이집은 원래 푸짐한 양으로 유명했고, 맵지 않으면서 존재감있는 비빔 소스 맛으로 유명했습니다.
보통 밀면집 가면 일행들이 물/비빔 반반 갈리는데, 이 집 비빔밀면 한 입 먹고나면
물밀면 맛이 제대로 안느껴져서 저는 이집은 무조건 비빔으로 선택합니다.
이 두 집 외에는 경주 밀면은 거의 고만고만 합니다.
그나마 차별화되는 집이.. 밀면식당 조금 윗쪽.. 흔히 팔우정삼거리로 불리는 곳 근처에 위치한
가야밀면이구요.. 오리지널 부산 가야밀면과의 관계는 아마 없는것 같긴한데...
밀면식당과 현대밀면이 나름 이름값을 타게 되면서
내가 밀면을 줄서서 먹어야겠냐고 하는 로컬들이 자주 찾는 집입니다..
나름 넓은 매장에 빠른 회전율을 자랑하고..
이집 장점은 굉장히 저렴한 가격(1,500원)에 사리추가가 가능한데..
물밀면을 시키고 비빔사리를 추가한다든지
비빔밀면을 시키고 물사리를 추가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크로스오버가 됩니다.
그리고 그 사리양이 가격에 걸맞지 않게 고명 조금 없을 뿐이지 거의 한 그릇 수준이라
밀면 맛이 도대체 뭐 어떻길래 하시는 분들이 일타이피로 맛을 보시기엔 괜찮습니다..
그 외에 불국사역 근처에는 불국시장쪽 스타일로 밀면에 석쇠불고기가 곁들여져 나오는
밀면식당들이 몇 군데 유명합니다(불국사밀면, 경주밀면, 토함산밀면)
근데.. 밀면은 본가인 부산이 맛있습니다ㅋ
크리안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