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저녁 화악산-도마치재 한 바퀴 돌고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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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달과바람 14.♡.23.180
작성일 2024.07.20 17:26
분류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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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비에 한강 자전거도로 등에서 타면 곳곳에 물도 많을 것 같고, 타고 난 후 뒤치닥거리도 많을 것 같아 차량이나 인적 드문 언덕 길을 찾아 양평 쪽으로 가 볼까 하다가 화악산이 생각이 났습니다.

 오래 전 말로만 듣던 화악산 근래에 차로 지날 때도 힘들겠다 싶었고, 지금 체력으로 오를 수 있을까 하면서도 재미있을 것 같아 무작정 출발했습니다.

 비에 모래나 흙이 쓸려 내려왔을 수도 있고, 곳곳에 물이 흐를 수 있을 테니 내리막길만 조심하면 되겠다 싶어 자전거 싣고 두 시간 쯤 달려 6시 쯤 북면사무소에 도착해 훌쩍 출발했습니다.


 이런 오르막을 올라 본 게 언제인지, 본격적으로 길이 눈 앞에 솟아오르면서부터는 걸어가는 게 더 빠르겠다 싶을 정도로 꾸역꾸역 올랐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내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오르는데, 예나 지금이나 벌써 다 털고 올라왔기 때문에 뻔히 알면서도 정말 마지막 기어인가 하면서 레버를 까딱까딱 건드려 보는 일이 생깁니다.

 끝까지 완주하려면 최대한 허벅지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페달링하며 허리가 뻐근해질 때마다 일어나서 페달 회전수 100번 세고 또 앉아서 꾸역꾸역 오르기를 반복했습니다. 체력도 안 되지만 최대한 아껴 탄 탓인지 자고 일어나니 다리는 살짝 긴장된 정도인데 허리가 근래에 느껴지 못한 뻐근함입니다.

 화악산 오르는 내내 땀이 쉴 새 없이 턱을 타고 자전거에 투둑 투둑 떨어지고, 이미 처음부터 온 몸은 물에 빠졌다 나온 것 같이 땀으로 가득했습니다. 다행히도 두어 시간 후면 해가 질 시간이라 산 그림자와 화악산 봉우리에 걸쳐 지나는 구름으로 해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햇볕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낮에 온다면 녹아 내릴 것 같았습니다.

 지난 비 탓에 계곡 물 소리와, 작은 골짜기 마다 물 흐르는 소리가 온통 가득해서 시원하기도하고 물과 함께 바람이 에어컨처럼 불어와서 힘든 몸과 달리 상쾌했습니다.


 내리막길도 정말 오랜만이라 쫄았지만, 뻘겋게 칠해 놓은 덕분에 더 조심해야 했고, 비에 쓸린 잔해들도 있어서 브레이크 꽉 움켜쥐고 최대한 천천히 내려와야 했습니다.

 그렇게 내려와 도마치재를 향하는 중에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져서 도마치재는 어둠 속에 올랐는데, 역시나 느릿느릿 길에 나와 앉은 개구리니 벌레들도 보이고, 노랗게 떠오르는 달도 보이고 해서 온통 땀에 젖어 힘들기도 하지만 느린 라이딩이 흡사 도보 여행을 하는 것처럼 감성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도마치재를 넘어서 내려오는 길은 지루할 정도로 길기도 했지만, 완만해 신나게 달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나온 길에서는 별로 만나지 못 했지만 북면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이 유독 빗물이 많이 흘러내리고 있어 처음에는 물 튀는 게 좀 거슬렸는데, 이미 젖은 몸 신나게 달리니 오히려 시원하기도 하고 도심과 달리 깨끗해 이물질도 별로 없어서 라이딩 후 대충 털어내면 될 정도로 닦을 것도 별로 없었습니다.


 차로 지나 보기는 했지만, 자전거로는 초행길이라 갈림길에서 지도 보느라 멈춘 것 말고는 쉼 없이 탔는데 3시간 반이 살짝 넘었네요. 오르막만 나오면 기어 올라서 화악산 내려온 후 어둑어둑해지면서 너무 오래 걸렸다 싶어서 무작정 복귀만 하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탔는데 도마치재 내리막이 신나서 그랬는지 생각보다는 빨리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한 시간 반 쯤 쉬면서 땀도 식히고 쉬다 출발했습니다. 빕과 저지는 너무 젖어서 적당히 닦고 그냥 위에 반팔 반바지 걸치고 시트에 수건도 깔고 했지만 땀냄새가 고약해서 좀 습해도 창 열고 음악 들으면서 유유자적 오기는 했지만, 팬티 따로 들고 가든 땀에 젖은 옷은 따로 담아 와야겠다 싶었습니다.


 너무 오랜만의 산행이라 괜찮을까 염려가 되기도 했지만, 초행이라 앞길을 잘 모르니 오히려 생각없이 오를 수 있었고  다 달리고 나니 우려와 달리 상쾌한 라이딩이 되었습니다.

*^^*..

댓글 7

vulcan님의 댓글

작성자 vulcan (125.♡.141.208)
작성일 07.20 17:48
어후 고생하셨습니다

" 마지막 기어인가 하면서 레버를 까딱까딱 건드려 보는 일이 생깁니다" 느낌 아니까....
그리고 역시나 없구나 생각하게 되죠....

달과바람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달과바람 (14.♡.23.180)
작성일 07.20 20:58
@vulcan님에게 답글

웅스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웅스 (115.♡.233.73)
작성일 07.20 20:14
화악산 28T로 버티며 올라가다보면
어휴 여긴 1년에 한번 가기도 싫다 싶습니다.

근데 목표로 한 시간대가 있다보니 언젠간 또 가야 하는데...

달과바람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달과바람 (14.♡.23.180)
작성일 07.20 20:59
@웅스님에게 답글 로뚱은 그저 오르기만 할 뿐 예나 지금이나 시간 목표는 없습니다. ^^

과민성대장증후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과민성대장증후군 (1.♡.166.191)
작성일 07.21 11:06
낭만있는 라이딩이네요
그런데 밤에 위험하시지않으셨나요?
요새 너무 더워서 화악산 가고싶어도 가을에나 가야겠다 싶었는데 야간라이딩은 생각도 못해봤는데
어떤가요?

달과바람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달과바람 (14.♡.23.180)
작성일 07.21 17:28
@과민성대장증후군님에게 답글 화악산 도마치재는 낮이든 야간이든 통행량이 워낙 적은 편이라 지나는 차들도 거의 대부분 널찍하게 피해 다녀서 문제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화악산 내리막 경사가 심해서 낮에 비해 시야가 제한적이니 해지기 전에 통과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일반적인 야간 라이딩에 준하면 될 것 같습니다.
 화악산이나 도마치재 노면은 근래에 차량으로 지나다녔을 때도 상당히 좋은 편이어서 큰 걱정은 없지만, 요즘 같이 비가 자주 내리는 시기에는 노면 이물질 및 상태 변화가 심할 수 있고, 도마치재 내리막처럼 흐르는 빗물이 많은 곳은 노면 파악이 잘 안 되는 곳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통행량이 워낙 적은 곳이라 오히려 차량이 운행에 방심할 수 있기 때문에, 밝은 전조등은 당연하겠지만 후미등을 가능한 아주 밝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리막보다는 특히 오르막길에서 자전거와 차량의 속도 차이가 매우 크고 차량 입장에서 야간 시야가 상당히 제한되는 굽이친 길에서 자전거는 눈에 덜 띌 테니까요.

 참고로, 야간에 북면 방향으로 도마치재를 오를 때는 양측에 차량이 거의 없어서 한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내려올 때 금요일 밤이라 그런지 도마치재 쪽으로 올라가는 차량들이 한 대 혹은 두세 대가 함께 지나가는 경우들이 있으나 반대 방향이라 별 문제 없었고, 뒤에서 같은 방향으로 내려오는 차량은 훨씬 적어서 서너 대 정도 만난 것 같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과민성대장증후군 (1.♡.166.191)
작성일 07.22 15:13
@달과바람님에게 답글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나중에 한번 도전해봐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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