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호박 키우기_씨앗을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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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화분
며칠 전, 후다닥 마련한 화분과 쿠팡으로 급매한 단호박 씨앗의 만남을 성사시켰습니다. 잘 안 될 걸? 하셨던 시어머니를 봐서라도 10개 중 몇개는 싹을 틔워야 할텐데요.
<창문 뙤약볕에도 살아남는 강한 씨앗이길>
분홍색 단호박 씨앗
10여년 전 봉하마을에서 산 명함갑과 함께 얼마 전 재봉한당 이벤트에서 득템한 매트 위에 올려놓으니, 분홍 씨앗도 예쁘네요. 원래 색을 입혀서 파나? 이런식의 반려식물 키우기는 처음이라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그전에는? 판매를 위한 상업적 생산만 해보았지요.
기억
어릴적 자랐던 고향이 깡촌입니다. 경작하던 시골 밭은 보통 천평 단위인데다 가가호호 농사규모라도 거의 농장급은 됩니다. 온 가족이 들러붙어 겨울을 제외한 3계절을 씨뿌리고, 잡초 뽑고, 수확하고, 씨 뿌리고, 잡초 뽑고, 수확하고. 의 반복을 한 세번쯤 하면 겨우 겨울이 다가오곤 했지요.
마지막 김장배추를 뽑고 나면 올 한 해도 다 지났구나, 이게 초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우리 형제들끼리, 아동학대 수준이었다고 이야기 할 옛 일. 할머니께서 채소를 팔기 위해 시장에 나가실 때마다 뽑고, 다듬고, 씻고, 묶어 버스에까지 실어드려야만 학교에 등교할 수 있었지요.
초등학교 내내 지긋지긋한 밭일에, 농사일에 시달리다 겨우 수도권으로 전학을 오면서 해방되었으나, 그것이 해방이었을까요. ㅎㅎ 지독한 향수병에 걸린 후에야, 그곳이 고향이었고 늘 그리워해야 할 그리움의 원형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렇게 수십년 지나.....
5,900원짜리 호박씨와 흰 화분과 아파트 화단 흙과, 그리고 싹이 나기를 바라는 이 순간에..감사드립니다. ^^
평화를빕니다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