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한항공, 격납고 달라는 에어인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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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이 에어인천에 통큰 제안을 하면서 딜(Deal)을 마무리 짓고 있다. 격납고 미매각 문제로 잡음이 있었지만 예정대로 대한항공과 에어인천은 오는 7일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에어인천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날까지 진통을 거듭하던 협상은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면서 공동 합의안을 도출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현재 양측은 본계약 체결을 위한 계약서 조항을 상호간 협의하며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코너에 몰렸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어인천·소시어스·한국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실사 작업을 진행하면서다. 당초 우협 선정 당시 에어인천 컨소시엄이 제시하지 않았던 여러 세부 매각 조건들을 실사 과정에서 추가했다.
대표적으로 에어인천 측에선 격납고 등 화물기 관련 인프라 동반 매각을 요구했다. 격납고는 항공기 정비와 점검 등을 위해 필요한 일종의 주차장이다. 운항이 끝난 항공기는 격납고에 들어가 정비를 받는다. 격납고를 중심으로 항공기 관리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정비팀 등은 격납고에 상주하며 항공기를 관리한다. 일종의 항공기 관리의 전진기지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격납고는 매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격납고는 화물기 외에 여객기도 공동사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위해 격납고를 넘길 경우 여객기 관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다만 대한항공 입장에선 오는 10월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계약서를 EU 경쟁당국(EC)에 제출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을 위해 EC에 심사를 요청한 상태다. EC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일부 유럽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는 것을 조건으로 승인을 내줬다.
현재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으로의 유럽노선 일부 노선이관은 일사천리로 진행 중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다. 이런 가운데 에어인천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딜이 지연되기도 했다. 당초 양측은 이번 주 내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었지만 체결 시점을 뒤로 미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은 대한항공 입장에선 무조건 돼야하는 딜”이라며 “에어인천 컨소시엄 측에선 이점을 노려 여러 조건들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무리한 요구까지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격납고 매각 등을 함께 요구한 건 실질적으로 겹납고를 가져오면 좋겠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다른 여러 화물사업 관련 업무들과 연계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카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인천 측의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계약 체결이 지연되자 대한항공은 당근을 제시했다. 최대한 본계약 체결을 위해 한발 물러섰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정비와 지상조업 등 핵심 업무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협상력을 높였다. 현재 국내 항공사 가운데 대한항공의 지상조업 및 정비 역량이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