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오픈마켓 시대의 종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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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가는 길이 완전히 달라져 버렸지만, 쿠팡과 위메프/티몬을 묶어 소셜 커머스 3사로 부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충 2010년부터 2013년 정도까지가 소셜 커머스가 흥했던 기간으로 기억이 납니다. 정점을 찍었던 게 2013년 미국 그루폰의 티몬 인수였지요.
소셜 커머스라고 하면 일정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이면 특별 할인을 제공하는 '공동구매' 형태의 유통 채널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소셜 커머스가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에도 공동구매 형태로 구매가 이뤄지는 케이스가 아주 많지는 않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유통사 MD가 대상 상품을 골라서 특가 딜을 진행하는 형태로 운영이 이뤄졌었고, 그래서 여행상품이라든지 가전이라든지 PC 부품 같이 비교적 고가의 상품들이 소셜 커머스 채널에서 많이 거래됐던 것 같습니다.
셀러 입장에서 볼 때 소셜 커머스 채널의 장점이라면, 상품 마케팅이 용이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근래에는 지마켓, 옥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들도 특가 딜을 많이 진행하고 있어서, 소셜 커머스와 오픈마켓을 한데 묶어서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입점이 쉽고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광고에 굉장히 공을 많이 들여야 합니다. 반면 소셜 커머스나 오픈마켓은 특가 딜에 포함되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죠.
이번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유통 플랫폼의 정산주기 단축, 에스크로 강제화 등과 같은 셀러/소비자 보호조치가 도입될 듯 합니다. 이런 규제들이 셀러와 소비자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유통 플랫폼의 현금 유동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통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이 결제 시점과 정산 시점의 차이를 이용해서 현금을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금을 이용해서 쿠폰도 뿌리고 특가 딜도 진행하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정산 주기가 단축되거나 정산금의 에스크로 유치가 강제된다면 플랫폼이 융통할 수 있는 현금이 줄어들게 되겠지요. 이를 벌충하려면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쿠폰을 줄이거나 특가 딜 횟수를 줄이거나 해야 할텐데, 그러면 셀러든 구매자든 더 이상 그 유통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지게 될 겁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어차피 시대의 변화에 뒤쳐져서 죽어가고 있던 채널이었으니 셀러들이 쿠팡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넘어가면 되긴 합니다만, 쿠팡은 수수료가 너무 높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자기 스토어를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부담이 큰 이슈가 있죠. 이렇듯 수수료와 마케팅에서 오는 문제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지가 제 개인적인 관심사항 중 하나입니다.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돼서 많은 분들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편안한 오후 되세요!
블루캣님의 댓글의 댓글
쿠팡, 네이버 외에 제3의 채널이 필요한 상황이기는 한데 그게 뭐가 될 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beerwine님의 댓글
여러가지 의견이 있습니다만, 사실 쿠팡은 그쪽 세계의 애플입니다.
물류, 판매, 창고, 회원관리, 마케팅, 제품개발까지 모두 다 합니다 .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하나가 다 합니다.
누가 따라갈수 있을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