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과 '불편'의 기준(feat. 삶을 바라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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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바다사이 222.♡.1.19
작성일 2024.08.0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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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 저는 불행한 것 같아요."

"왜요?"

"제 아들이 학교폭력 피해자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아들이 학교폭력을 당하고 난 후 모든 일상이 무너졌습니다. 왜 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자괴감도 들고, 생각해 보니 제가 행복했던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저는 너무 불행합니다."

"음..... 그래서 불행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네, 소장님,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어머님, 그럼 제가 몇 가지 여쭤볼게요."

"네"

"혹시, 지금 당장 끼니를 걱정할 만큼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시나요?"

"아니요."

"그러면, 당장 가족들과 함께 지낼 집이 없으신가요?"

"아니요."

"혹시, 가족 중에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사경을 헤매는 분이 있나요?"

"아니요."

"혹시, 보증을 잘못 서서 온 가족이 길바닥으로 쫓겨나게 생겼나요?"

"아니요."

"음... 제가 보기에는 어머님은 불행한 것이 아니라, 그저 지금 현재 마음이 조금 불편한 것뿐입니다."

"그럴까요?"

"그렇죠, 우리가 이야기하는 불행은 절대적 환경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내 의지대로 벗어 날 수 없는 환경, 예를 들어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생과 사의 갈림길에 있거나, 경제적 궁핍으로 당장 굶어 죽을 수 있는 상황.... 이러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불행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네"

"혹시 불행과 불편의 차이를 아시나요?"

"아니요."

"불행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절대적 환경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불편은 상대적 환경을 이야기합니다. 어머님은 지금 불행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조금 불편한 것뿐입니다. 불편한 마음을 불행이라고 단정 짓는다면, 어머님은 모든 일상을 불행으로 인식하여 삶의 과정이 고통스러울 겁니다."

"................. 네"

"마음이 불편한 것뿐입니다. 그 불편한 마음은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되는 삶에서 나타난 것 일 수도 있고, 욕망의 결핍에서 시작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깊게 들여다보면 그러한 불편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습니다."

"네, 소장님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불행과 불편의 기준을 명확히 인지하셔야 합니다. 그 기준이 어머님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를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소장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의 위기를 마주하게 되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고민을 하기보다는,자신의 삶을 불행으로 단정 짓고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러나 그러한 인식은 마주한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불행'과 '불편'의 기준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불행은 절대적 환경에 기인하는 것이라면, 불편은 상대적 환경을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욕망과 남과 비교되는 삶의 잣대를 자신의 삶의 기준에 대입하는 순간, 우리의 모든 삶은 불편이 아닌 불행으로 인식될 것입니다.

지금의 위기와 괴로움은 불행이 아닙니다.

그저, 마음이 조금 불편한 것뿐입니다.

댓글 2 / 1 페이지

크리안님의 댓글

작성자 크리안 (58.♡.210.7)
작성일 08.05 13:05
학폭으로 자살한 자녀도 있죠

PLA67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PLA671 (175.♡.110.137)
작성일 08.05 13:35
예전(대략 할아버지/아버지대) 한국인들은 나쁜 경우에도 (보다 더 나쁜 경우를 상정함)상대화시켜서 스스로 위안하는 속성이 많이 보였는데, 확실히 개인주의가 발달하면서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가 우세해지나 봅니다. 혹은 가난한 상태에서 자라난 세대와 유족한 상태에서 자라난 세대와의 차이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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