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포. 영화 <더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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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diynbetterlife 220.♡.37.28
작성일 2024.08.08 00:55
96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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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스포 주의! 

결말까지 나오니까 원치 않으시면 뒤로가기 버튼 눌러주세요.


방학중인 아이와 오늘도 심야 영화를 달렸습니다.

영화는.. 아이가 골랐습니다.


아이 침대에 누워서 천장에 빔쏴서 봤어요



제가 스릴러류를 싫어하는 걸 잘 아는 아이가 "엄마 이거 골라도 되?" 하고 묻는게 수상하더라니요.

처음에 인당 몇 백만원이나 하는 진귀한 음식 구경을 할 생각에 두근거리며 시작했는데,

인물들이 섬에 도착하는 광경에서 아이가 "엄마, 이거 오징어게임" 같은거 아닐까? 하더라고요.

그때 멈췄어야 했는데, 결국 끝까지 봤습니다.


섬으로 이동하는 보트에서 등장하는 영화의 첫 요리, 애피타이저는

투명한 거품이 보글거리는게 마치 누군가 침 뱉어놓은 것 처럼 보이더라고요.

그걸 맛있다고 감동하며 먹는 타일러의 미각이 솔직한 걸까 혹은 으시대고 싶어하는 허영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우메보시(매실 장아찌)를 특별히 맛있다고 칭찬 하는 음식평론가 릴리언의 미각도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릴리언의 음식평으로 망한 식당들이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슬로윅은 마치 사이비 종교 교주같고, 섬의 직원들은 신자들 같았습니다.

절망이 만들어낸 파멸을 목표로 하는 종교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완벽하게 소비층이나 (비판해야 먹고사는) 평론가까지 만족시키기엔 힘들었겠다..


극소수 쉐프 빼고는 이름 있는 쉐프의 제자로 고된 노동에 시달리며 경력을 쌓아도 미래가 안 보이는 대다수 쉐프들.

힘들게 창업해도 누군가의 혹평으로 폐업위기가 높은 업종.

그에 비해 평론으로 부를 쌓고,

사업가로 부와 명성을 얻지만 사실은 범죄자들이 대비돼 보이고요.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쉐프들이 최고급 재료에 온갖 기술을 동원해도,

그 비싼 식사를 11번이나 한 손님은 단 하나의 요리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요.


결국 비싸지도 않고 진귀하지도 않은 흔한 대중음식인 치즈버거를 주문해서 만족감을 표현한 서민 마고만 살아남습니다.

치즈버거를 만들며 초심의 만족을 느꼈던 쉐프 슬로윅은

싸구려 마시멜로 초코 범벅, 음식평이나 수준이 끼어들 여지도 없는 <스모어> 재료로

요리사 본인들과 손님들, 그리고 식당까지 재료삼아 다 구워서 불태워버립니다.



영화를 보면서, 엄마는 비싼 돈 내고 저렇게 쉐프 눈치보면서 먹는거 싫어..

단품 요리라도 맘 편히 먹는게 좋아..했는데,

역시 편하게 먹는 단품 요리 치즈버거가 최후 생존하더라고여 ^0^..


더 메뉴 티저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JQvItfDU-EY

댓글 2 / 1 페이지

도깨비방뫙님의 댓글

작성자 도깨비방뫙 (125.♡.79.140)
작성일 08.08 01:11
나름 인상깊게 봤습니다. 굉장히 상징을 많이 버무려놓은 영화더라구요.
여주인공은 초대받지 못한 손님(마지막에 바뀐 참가자)이었기 때문에 쉐프에게 갈등을 주었지만, 생존은 결국 그녀의 솔직함(다른 손님들은 가식에서 비롯된 죄로 심판받음)이 스스로를 구했다고 볼 수 있죠.

diynbetterlif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diynbetterlife (220.♡.37.28)
작성일 08.08 01:16
@도깨비방뫙님에게 답글 저는 치즈버거를 쉐프 앞에서 먹을 때는 어느정도의 가식,
모두가 불타는 걸 보면서
혼자 생존함을 확인한 순간
게걸스럽게 베어물 때는 진심 식욕으로 느꼈습니다.

상징이 많아서 다 이해하기엔 무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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