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지 해수욕장 걸은 얘기(부제.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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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Mickey 125.♡.68.33
작성일 2024.08.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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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

핸드폰에 유심이 없다며 통신이 불가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껐다 켜보고, 유심 빼서 닦아보고, 별 짓을 다 해봐도 해결이 안됐는데 주말이라 뭘 할 수도 없고 월요일 출근해서 해결하자 맘먹고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일요일,

원래 계획은 태백산에 가는 것이었는데, 전화도 안되고 와이파이 존을 벗어나는 순간 핸드폰은 카메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괜히 등린이가 등산하다 문제라도 생기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에 깔끔하게 포기합니다.


그렇다고 집에 있을 순 없잖아요.

부모님이 모두 충남 분이시고, 선산도 충남에 있어 어려서부터 수없이 다녔던 곳이기도 하고 일로, 여행으로, 그냥 드라이브 삼아 뻔질나게 다녔던 곳이 서해인지라 길 잃어도 무섭지 않을 것 같아 서해쪽을 가기로 합니다.


희한하죠?

왜목마을, 학암포, 파도리, 청포대, 삼봉, 꽃지, 영목항 등 거의 모든 해변은 다 가봤는데, 태안반도의 반대쪽은 한 번도 안 가 봤어요.


그래서 안면함을 1차 목적지로 설정하고 차량의 내비게이션에 의존해 출발했습니다.



어디선가 본 안면암은 물의에 둥둥 떠있는 곳이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
물에 떠있는 곳은 바다 쪽에 있긴 한데 공사 중으로 볼 건 없었습니다.


어디 산을 오르겠다, 혹은 어디를 걷겠다는 목적이 있었으면 다음 행선지로 바로 가거나, 

목적지가 없어도 검색을 통해 결정하면 될 텐데 통신이 불가한 핸드폰으론 아무것도 할 게 없습니다. ㅡ,.ㅡ;


이제부터 모험을 시작합니다.

어차피 어디로 갈지 모르는데, 아무데나 가보자 맘먹고 차량의 내비게이션에 '원산도'를 찍습니다.


원산도는 목적지가 아닙니다. 

내비게이션은 원산도를 향해 안내 할테지만 샛길만, 골목만 보이면 무조건 경로를 이탈해 봅니다.



경로를 이탈한 덕에 길에 나와서 사냥하는 백로(혹은 왜가리)도 보고, 연꽃으로 가득한 저수지도 지나고, 너무나도 한적하고 고요한 마을길을 걸어 보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임에도 반겨주는 시고르자브종도 만납니다.


내비가 정해준 길로만 다니다 경로를 이탈함으로써 만나게 된 풍경들인거죠.


문득,

살아감에 있어서도 정해진 길로만 갈 게 아니라 가끔은 경로를 이탈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역시 걸으면 개똥철학자가 됩니다. ^^;



이 동네, 저 동네를 헤집고 다니다 꽃지 해수욕장까지 흘러왔습니다.




걷는 게 삶의 낙인 사람이니 영목항 방향으로 꽃지 해수욕장 끝까지 걸어갔다 오기로 하고 맘먹고 출발합니다.


..

..

..


여러분은 절대 한여름 뙤약볕 아래 바닷가는 걷지 마십시오.

햇빛을 피할 공간이 없으니 등짝이 타는 것 같았고 그 와중에 호기심에 잠시 이탈해 본 경로는 한참 돌아 걸어야 했습니다.


살아감에 있어 정해진 길로만 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역시 개똥철학은 상황에 따라 바뀌는 맛이 있습니다. ㅋ~


저 집 앞을 지나는데 주인 아저씨가 나오시길래 인사하고 물 한 잔 얻어 마셨네요.

감사히 잘 마셨습니다 (_ _)


이렇게 지난주의 걷기도 무사히 성공했습니다.

핸드폰도 고쳤겠다. 이번주는 무조건 태백산입니다.

다녀와서 또 후기 올려드릴게요.

댓글 16 / 1 페이지

파키케팔로님의 댓글

작성자 파키케팔로 (218.♡.166.9)
작성일 08.13 15:25
ㅎㅎ 저는 저번 주말에 보령 간 김에 해저터널 통해서 원산도-안면도로 들어와 꽂지를 지나쳐갔지요. ㅎㅎ
예전같으면 사람 바글바글햇을텐데 한산하더라구요.
뜨겁지만 그래도 바람이 불어서 방풍림에서는 견딜만했고.. 풍경 좋더라구요.

Micke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Mickey (125.♡.68.33)
작성일 08.13 15:44
@파키케팔로님에게 답글 원산도는 공사가 많이 끝났으려나요?
터널 뚫고 초창기에 갔을 땐 죄다 공사중이라 잠시 걷다 나왔는데 말입니다.

지난주엔 바람 없었으면 쓰러졌을지도 몰라요. ㅋ~

ddOxOng님의 댓글

작성자 ddOxOng (218.♡.223.162)
작성일 08.13 16:04
그러고보니 무작정 떠나는 그런 여행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뭔가 글쓴이님이 부럽네요.
즐거운 여행하시길!(더위 조심하세요~)

Micke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Mickey (125.♡.68.33)
작성일 08.13 16:32
@ddOxOng님에게 답글 시작이 어렵지 일단 출발하면 방법이 생기더라고요. ^^
여러 사정이 있으시겠지만 감히 용기내 보시길 권해 봅니다.
이번주는 어디를 가볼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잠깐의 행복이 온답니다..

뚱뚱한남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뚱뚱한남편 (103.♡.126.34)
작성일 08.13 16:04
꽃지 해수욕장.. 예전에 애들 데리고 주말에 갔다가.. 6시간 넘게 걸려서 집에 온 기억이.. 집에 오니 새벽..
정말 운전하다가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네요..

Micke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Mickey (125.♡.68.33)
작성일 08.13 16:33
@뚱뚱한남편님에게 답글 하.. 막히는 운전은 정말 답이 없습니다.
어렸을 적 명절에 당진 선산까지 10시간이 넘게 걸려서 별보며 절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으~~ 마이 허리..

곽공님의 댓글

작성자 곽공 (121.♡.124.99)
작성일 08.13 16:06

옛날에 꽃지해수욕장에서 아들하고 셀카 찍었던 생각나네요,,,,

Micke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Mickey (125.♡.68.33)
작성일 08.13 16:34
@곽공님에게 답글 아니.. 이런 사진은 어떻게 찍는답니까?
엄지척 160만개 드려봅니다.

곽공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곽공 (121.♡.124.99)
작성일 08.13 16:39
@Mickey님에게 답글

일단 머리 스타일을 이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게 가장 힘들고..사진이야 그냥 찍으면 되요^^;;))

Micke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Mickey (125.♡.68.33)
작성일 08.13 17:08
@곽공님에게 답글 탈모인은 웁니다..라고 쓰고 있는데, 저 냥반도 탈모인이로구만요 ^^
옆머리를 길러보겠습니다.

세상밖으로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세상밖으로 (39.♡.31.47)
작성일 08.13 16:15
다음 주 주말에 꽃지 해수욕장 가는데 좀 덜 더웠으면 좋겠네요..

Micke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Mickey (125.♡.68.33)
작성일 08.13 16:35
@세상밖으로님에게 답글 바닷가는 더워야 제마.. ㅅ 은 아니고. ^^;
시원한 휴가 보내실 수 있게 이번주말 태백산 천제단 가서 빌어 보겠습니다. ^^

정신쇠약님의 댓글

작성자 정신쇠약 (124.♡.13.205)
작성일 08.13 16:25
제대로 여행하셨군요. 힐링되셨겠어요.

Micke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Mickey (125.♡.68.33)
작성일 08.13 16:36
@정신쇠약님에게 답글 어찌된건지 집떠나면 힐링이 되니.. 제대로 역마살인가봅니다. ㅡ,.ㅡ;

이구일구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이구일구 (222.♡.187.33)
작성일 08.13 16:52
태백산 길 잃을 일이 없어요.
길이 엄청 잘 정비되어 있어요.

Micke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Mickey (125.♡.68.33)
작성일 08.13 17:09
@이구일구님에게 답글 이제 등산을 시작한 등린이고, 산은 힘들고 해서 일단 무섭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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