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골든서클은 다시 봐도.. ( 스포 있음 )

알림
|
X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로스로빈슨 124.♡.249.204
작성일 2024.08.23 01:35
3,232 조회
13 추천
글쓰기

본문

킹스맨 1탄인 시크릿 에이전트와 비교해서 보게 되면 도대체 왜 이렇게 영화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영화 판의 '라스트 오브 어스'같은 느낌이 들어요.

감독 본인이 대중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1편의 유산을, 자기 손으로 2편에서 다 파괴해 버립니다 ㄷㄷ


1편은 하층민으로 내일이 없던 삶을 살던 에그시가 아버지에게 생명의 빚이 있던 갤러헤드에 의해 발탁이 되고

킹스맨 요원으로 성장하고 꽃을 피우는 성장스토리이지만, 

그 과정에서 배경이나 설정, 양념 격으로

엘리트들의 위선과 기만도 풍자하고 

도덕이나 윤리의식에 대한 고민도 없는 테크기업 ceo가 소위 말하는 책 한권 읽고 세상을 재단하려는

야욕을 저지하는 통쾌한 과정도 보여주고,

거의없다 리뷰에도 나오지만 계급적인 문화 자산이 없는 졸부 사무엘 엘 잭슨과 귀족계급을 대표하는

콜린 퍼스 간의 서로를 조롱해대는 치열한 입 신경전도 보여주면서 

아주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던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레너드 스키너드의 프리 버드의 솔로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펼쳐지는 교회 학살씬이 그 재미에 정점을

찍어대는 건 덤이고요.

그래서 이렇게 쌓아 올린 유산을 보통은 좀 상투적이더라도 그 유산을 활용해서 2편을 연출하기 마련이고

그래야 보통 수준의 퀄리티를 보장할 수도 있을텐데

감독 자체가 관객들의 그런 기대를 무참히 밟아 버리는 것을 즐기는 사람인 건지는 몰라도

철저하게 상투적인 기대를 저버립니다.


유일하게 에그시가 킹스맨 요원 훈련과정에서 훈련을 받을 때, 에그시를 무시하지 않으며

에그시와 함께 훈련의 고통을 감내하며 결실을 맺었던 랜슬롯을 걍 미사일 한 방에 퇴장시켜 버리고, ㅠ

영국 내에 있었던 킹스맨의 모든 최신 시설들을 또 다 파괴 시켜 버리고

이 과정에서 킹스맨 훈련 교관이자 음지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던 멀린의 권위마저 추락시켜 버립니다.

영국 킹스맨 시설이 모조리 다 파괴되면서 멀린은 그 역할이 확 축소되어 버리고,

극중에서도 에그시와 거의 대등한 관계로 전락합니다. ( 마지막에는 본인을 몸소 희생해가면서 초라하게

퇴장하죠 )

그렇다고 근거지를 옮긴 미국에서의 상황도 딱히 나아지지도 않죠.

처음에 등장해서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었던, 채닝 테이텀은 초반부터 동면상태에 빠지다가

영화가 끝날 때 쯤에야 아무 활약도 못 펼치고 깨어나고

그나마 제 역할을 해대던 채찍맨 위스키는 나중에 흑막으로 밝혀지게 되어, 주인공들의 앞길을 막아서죠.

여기서 가장 화룡정점은, 1편의 사실상의 프론트맨인 그 멋지던 콜린퍼스를

무덤에서 끌고 나와서 완전히 빙구형으로 만들면서 캐릭터에 최대한의 능욕을 선사하죠.


거기에 빌런마저 영향력이 없으니까, 영화 보는 내내 허무한 느낌 밖에 안 듭니다.

1편의 유산들이 다 망가지는데 그 원흉을 제공하는 빌런은 엄청 밋밋하기 그지 없으니까

허무하지 않을 수가 없죠.

이런 식의 자기 파괴적인 형식이 일종의 유행이자 힙한 느낌을 선사한다는 점때문에

이런 저런 대중 문화에서 많이 선보이기는 하지만

독특한 감성을 지녔던 킹스맨에서까지 시도하지는 말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 이상의 후속작이 안 나오고, 갑자기 난데없이 프리퀄 영화가 나온 것도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후속작을 이어갈 감성과 소재를 다 파괴했는데, 후속작이

나올 수가 없겠죠.

너무 아쉬운 영화입니다.





댓글 9 / 1 페이지

BECK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BECK (220.♡.125.241)
작성일 08.23 01:56
멀린은 그렇다 쳐도 랜슬롯 죽은건 좀 빡치더군요
랜슬롯 매력있는데요
그래도 스웨덴 공주님 안 죽인게 어딘가요 ㄷㄷ

다리미님의 댓글

작성자 다리미 (14.♡.4.89)
작성일 08.23 02:03
원래 웰메이드 b급 같은 느낌이었는데..
골든서클은 그냥 망작이더군요 잔인하기만하고 갑분 미사일에 노래에 엘튼존도 뜬금없고..
뭔가 다 삐걱거리는게 과연 같은 시리즈가 맞나 싶더라고요
시리즈물은 2편까진 본전은 치는게 보통인데...

KyleDev님의 댓글

작성자 KyleDev (112.♡.76.76)
작성일 08.23 02:20
킹스맨1 옥의티. 변기에 샤워관 넣어서 숨쉬기이죠. 방을 가득채울 수압이면 변기 사이펀배관이 터지고 물 내려가면서 배관이 물로 가득차 숨을 쉴 수 없어야 정상인데요. ㅎㅎㅎ

2편은 전체적으로 자기파괴적이라 뭐 액션 보는거나 만족해야하고요.

셀빅아이님의 댓글

작성자 셀빅아이 (183.♡.95.75)
작성일 08.23 05:55
1편 잼나게 봐서 기대했는데
2편은 억지로 잔인하게 만들어야 겠다 뿐이더군요.
보다가 중단했습니다.

EDFDS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EDFDS (125.♡.130.126)
작성일 08.23 07:14
매튜본 감독이 처음으로 찍은  속편이라
같은 감독이 2편을 찍으면 망한다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깨보고자 판을 다 갈아엎는 시도를 한것 같은뎁 너무 무리수를 둔것 같아보였어요

MarginJOA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MarginJOA (123.♡.217.182)
작성일 08.23 07:24
걍 감독 역량이 그 수준인거죠..
뭔가 오락적인 요소로는 적당한데 스토리를 넣으려는 순간 역량의 한계와 맞닿게 되는 그런거려나요...

LunaMaria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unaMaria (221.♡.107.63)
작성일 08.23 07:37
@MarginJOA님에게 답글 1편이 한계였던듯 합니다

LunaMaria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LunaMaria (221.♡.107.63)
작성일 08.23 07:37
그냥 후속 생각하지 않고 매력있던 주연들을 다 없에버렸죠

예태님의 댓글

작성자 예태 (118.♡.73.6)
작성일 08.23 07:40
단점 정리 잘하신것 같습니다. 다 공감가네요.
글쓰기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