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설계했던 건물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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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8.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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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어느 산업단지. 식품공장에 딸린 외로운 창고건물입니다.
사진은 없습니다.
사실 그 건물은 계약범위 밖이었고 (주내용은 기존공장에 대한 리모델링 및 증축, 개보수)발주처 협의중에 어찌어찌하다 넘어온거라 당연히 추가 설계비를 받았어야 했는데..통큰 대표가 덥썩 해주자 하는 바람에 담당자인 저는 그냥 했습니다.
가로 27m 세로 9m 높이 6m
작은 창고.
샌드위치 판넬에 행거도어랑 우수받이가 드러난 검은색 박공지붕의 심플한 형태.
준공검사 전에 as built (현장 변경분까지 반영한 최종 설계도서) 작업을 하려고 현장소장님께 미리 연락드리고 찾아갔습니다.
아버지뻘 되시는 소장님 혼자 현장을 지키고 계셨고 먼저 허리숙여 인사하신후 .공사중 있었던 소소한 변경사항에 대해 잠깐 메모를 했습니다. 책상 한쪽에 꽂혀있던 시집들을 보고 괜히 반가웠고요..
소장님과 같이 현장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신축 창고앞에 섰는데요.
그때 눈이 내려 사방이 하얗고 그 땅이 산업단지 끄트머리라 주위에 다른 건물은 안보아고 눈으로 덮인 산을 배경으로 도도하게 서있던 창고의 모습이 얼마나 고집스럽고 외로워 보이던지요.
세상의 풍파에 이리저리 부딪혀가며 혼자 가고 있는 내 모습하고도 겹쳐져 순간 뭉클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너도 나처럼 혼자 버티고 있구나 하는 동병상련.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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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나냉면님의 댓글
마당 창고를 생각했는데 ㅋ. 업계에선 작은 창고군요. 진짜 멋진 공구 전용 창고 갖고 싶어요.
담임선생님의 댓글
달리에게 그려 달라고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