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선비 (79.♡.38.125)
2024년 8월 29일 AM 07:23 · 수정됨(16:37)
몇일전 부천 호텔 화재 사고를 두고 언론이나 커뮤니티에서는 스프링클러나 완강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대피할 기회를 놓친,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시간별 CCTV를 보면 19:34 ~ 19:37 사이에 화재가 발생한 방은 이미 연기로 가득 찬 듯하고.. 19:38 에 복도로 연기가 확산되기 시작하는데요,
이 3~4분 동안 화재경보기만 제대로 작동했어도 대피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특히나 안타까운 부분은 에어매트로 탈출하려다가 변을 당한 807호 희생자 분들입니다.
바로 윗층에 906호 생존자가 경상에 그친 것을 보면, 우측의 비상계단은 방화문 등 어느 정도의 방재가 작동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807호 희생자 분들은 바로 앞 비상계단을 찾지 못할 만큼 상황이 안 좋았던거 같고, 에어매트로 탈출하려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화재경보기만 제떄 작동 했어도 비상계단으로 탈출하기에 충분했을것 같은데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한 가지 더하자면, 안전사고에 관한한 인프라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안전의식도 그만큼 중요한거 같습니다.
아래 스샷은 예전에 일하던 사무실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을 때 혼자 빠져나와서 페북에 올린 뻘끌입니다.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경보가 울릴때 사무실의 분위기는 여전히 별로 달라졌을거 같지 않네요.

이때 경보는 당연히 오작동이었지만, 그로부터 몇 개월 뒤 회사빌딩에 진짜로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어이없게도 진짜 불이 났을때는 경보가 안 울렸네요. 그날 바람이 세서 불이 빠르게 번져 빌딩은 거의 반소했고, 옆 빌딩으로 옮겨 붙을만큼 큰 화재였는데 다친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던 점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부천호텔은 화재가 크게 번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희생자가 많았다는 점과 비교해서,, 그렇게 큰 화재에서 어떻게 희생자가 단 한명도 없었나 생각해보면, 빌딩에 비상계단으로 통하는 방화문의 관리가 매우 잘 되었던거 같아요.
실제로 이미 불이 번져서 일상 경로가 모두 막힌 상황에서, 모두가 비상계단을 통해서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일부는 비상계단을 통해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소방관이 확보한 경로를 통해 탈출했고, 일부는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소방관이 비상계단에서 외부로 향하는 유리창을 깨 탈출로를 확보했습니다. 방화문 관리가 잘 되어서 비상탈출구로 유독가스가 퍼지지 않아서 가능했겠죠
아래는 당시 화재사진.

https://damoang.net/free/1450170
청라 전기차 화재 때도 글을 썼는데.. 이런 경험 때문인지 저는 늘 방화문 좀 닫으라고!!무새이고.. 그래서 늘 열려있는 방화문 닫아주는 분들께 감사함을 느낍니다.
요즘에는 화재 발생하면 자동으로 닫힌다고는 하는데.. 저는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그 모든 것들이 제대로 동작할거라고 믿어지지가 않네요. 왜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하는지..
살 수 있는 목숨들이 비참하게 목숨을 잃는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제발 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거주하는 곳은 화재경보기 울리면 "울리네? 나가자" 인데.. 한국에서도 언젠가 이런 모습을 볼 수 있게죠?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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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카로니
24.08.29 · 60.♡.222.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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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샤프슈터
24.08.29 · 106.♡.10.149
눈떠 보니 후진국 되었죠. -
벤벤플러
24.08.29 · 118.♡.248.248
안전의식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게 아닙니다...
의식구조가 바뀌어야 합니다....
{emo:onion-005.gif:100} -
십십선비
작성자
24.08.29 · 79.♡.38.125
희생자 사연을 읽다보니 자꾸 눈물이 나서 뻘글을 날렸는데.... 한국은 아침이지만 저는 밤이라.. 이해해주세요 ㅜㅜㅜ -
SsciroccoR
24.08.29 · 106.♡.194.144
안타깝게도 완강기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사용하신 투숙객이 아무도 없었다네요.
이참에 어찌 사용하는지 함 보시길..
https://youtu.be/Ii9AS8LAba0?si=k34TTuJ3r8vYXcPM -
십십선비
→ sciroccoR 작성자
24.08.29 · 79.♡.38.125
에어매트로 인한 희생이 너무 끔찍해서 완강기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모두 중요한 얘기입니다.
다만 최우선은 화재를 조기에 감지해서 골드타임내에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완강기나 에어매트는 조기에 탈출/대피하는 것에 실패했을 때 선택할수 있는 차선책이구요.
그래서 완강기보다 화재감지기/경보기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이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해서 글을 남겼습니다. -
SsciroccoR
→ 십선비
24.08.29 · 106.♡.194.144
네네 맞습니다. 하지만 이걸 아는것도 중요한것 같아서요.
저는 회사 안전교육에서 실습을 해봤지만 주변 지인중에 완강기 사용법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ㅜㅜ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해서요 -
PPEPSIMAN
→ sciroccoR
24.08.29 · 117.♡.10.24
배워 놔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십십선비
→ PEPSIMAN 작성자
24.08.29 · 79.♡.38.125
참고로 말씀드리면 위 영상캡쳐의 전문가는 완강기나 에어매트는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라고 합니다.
이번 에어매트 사건 때문에 언론에 완강기 얘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에어매트와 마찬가지로 위험한 요소가 다분하다고 합니다.
대피에 실패했다면 우선은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고 구조를 기다리는게 우선이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
Ffinalsky
24.08.29 · 223.♡.212.167
화재경보기의 신뢰성을 높이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기술력이 없는 건지 너무 싼 거만 골라 써서 그런건지 경보기의 오작동이 너무 잦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설치만 의무화 할게 아니라 신뢰성을 인즡받은 제품을 설치하게 해야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경보를 믿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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