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참사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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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부천 호텔 화재 사고를 두고 언론이나 커뮤니티에서는 스프링클러나 완강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대피할 기회를 놓친,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시간별 CCTV를 보면 19:34 ~ 19:37 사이에 화재가 발생한 방은 이미 연기로 가득 찬 듯하고.. 19:38 에 복도로 연기가 확산되기 시작하는데요,
이 3~4분 동안 화재경보기만 제대로 작동했어도 대피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특히나 안타까운 부분은 에어매트로 탈출하려다가 변을 당한 807호 희생자 분들입니다.
바로 윗층에 906호 생존자가 경상에 그친 것을 보면, 우측의 비상계단은 방화문 등 어느 정도의 방재가 작동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807호 희생자 분들은 바로 앞 비상계단을 찾지 못할 만큼 상황이 안 좋았던거 같고, 에어매트로 탈출하려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화재경보기만 제떄 작동 했어도 비상계단으로 탈출하기에 충분했을것 같은데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한 가지 더하자면, 안전사고에 관한한 인프라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안전의식도 그만큼 중요한거 같습니다.
아래 스샷은 예전에 일하던 사무실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을 때 혼자 빠져나와서 페북에 올린 뻘끌입니다.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경보가 울릴때 사무실의 분위기는 여전히 별로 달라졌을거 같지 않네요.
이때 경보는 당연히 오작동이었지만, 그로부터 몇 개월 뒤 회사빌딩에 진짜로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어이없게도 진짜 불이 났을때는 경보가 안 울렸네요. 그날 바람이 세서 불이 빠르게 번져 빌딩은 거의 반소했고, 옆 빌딩으로 옮겨 붙을만큼 큰 화재였는데 다친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던 점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부천호텔은 화재가 크게 번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희생자가 많았다는 점과 비교해서,, 그렇게 큰 화재에서 어떻게 희생자가 단 한명도 없었나 생각해보면, 빌딩에 비상계단으로 통하는 방화문의 관리가 매우 잘 되었던거 같아요.
실제로 이미 불이 번져서 일상 경로가 모두 막힌 상황에서, 모두가 비상계단을 통해서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일부는 비상계단을 통해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소방관이 확보한 경로를 통해 탈출했고, 일부는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소방관이 비상계단에서 외부로 향하는 유리창을 깨 탈출로를 확보했습니다. 방화문 관리가 잘 되어서 비상탈출구로 유독가스가 퍼지지 않아서 가능했겠죠
아래는 당시 화재사진.
https://damoang.net/free/1450170
청라 전기차 화재 때도 글을 썼는데.. 이런 경험 때문인지 저는 늘 방화문 좀 닫으라고!!무새이고.. 그래서 늘 열려있는 방화문 닫아주는 분들께 감사함을 느낍니다.
요즘에는 화재 발생하면 자동으로 닫힌다고는 하는데.. 저는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그 모든 것들이 제대로 동작할거라고 믿어지지가 않네요. 왜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하는지..
살 수 있는 목숨들이 비참하게 목숨을 잃는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제발 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거주하는 곳은 화재경보기 울리면 "울리네? 나가자" 인데.. 한국에서도 언젠가 이런 모습을 볼 수 있게죠?
십선비님의 댓글
sciroccoR님의 댓글
이참에 어찌 사용하는지 함 보시길..
https://youtu.be/Ii9AS8LAba0?si=k34TTuJ3r8vYXcPM
십선비님의 댓글의 댓글
다만 최우선은 화재를 조기에 감지해서 골드타임내에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완강기나 에어매트는 조기에 탈출/대피하는 것에 실패했을 때 선택할수 있는 차선책이구요.
그래서 완강기보다 화재감지기/경보기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이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해서 글을 남겼습니다.
sciroccoR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회사 안전교육에서 실습을 해봤지만 주변 지인중에 완강기 사용법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ㅜㅜ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해서요
십선비님의 댓글의 댓글
이번 에어매트 사건 때문에 언론에 완강기 얘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에어매트와 마찬가지로 위험한 요소가 다분하다고 합니다.
대피에 실패했다면 우선은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고 구조를 기다리는게 우선이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finalsky님의 댓글
설치만 의무화 할게 아니라 신뢰성을 인즡받은 제품을 설치하게 해야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경보를 믿을 수 있어요.
십선비님의 댓글의 댓글
일반적으로 경보가 작동하고 별 일이 없으면 "또 오작동이네?" 하는 인식때문에, 경보가 울리는데도 사무실에 앉아 있게 만들고, 회사 상사들은 별일 아니니 앉아서 일이나 하라는 소리를 하게하는 거 같아요.
당연히 소방점검을 받는 곳이라면 국가인증을 받은 제품을 설치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선 대피하고 별일이 없었다면 불 안나서 다행이다, 감지기가 민감해서 안전하겠네 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별거 아닌 차이일수도 있는데...
울려야하는데 안 울리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서 어쩌면 그 이후에는 나라는 존재가 없을수도 있어서 이걸 가지고 오작동을 따지는건 맞는데, 잘못 감지해서 경보가 울렸다고 신뢰하지 않는게 맞나 싶어요.
finalsky님의 댓글의 댓글
민감한 게 좋은 것이 아닙니다.
자동차 엔진 경고등이 수시로 들어온다 생각해보세요. 민감해서 좋네라고 생각하실 건가요?
지금의 화재경보기의 신뢰수준은 처참합니다. 인증 제도가 있다면 인증제도를 완전히 뜯어 고쳐야 됩니다. 믿을 수 없는 제품에 왜 인증을 해주는 건지... 답답합니다.
건더기님의 댓글의 댓글
현직 회사에서 안전관리 업무하는 사람입니다.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건물 설계상 문제일 수도 있고, 시공상 문제일 수도 있고, 노후로 인한 누수일 수도 있고, 냉난방기 배치로 인한 감지도 있고, 소방설비의 결함일 수도 있고, 소방설비의 노후화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경보기 그 자체는 상당히 작동방식도 간단하고 오작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화재경보기가 자꾸 오작동하면 화재경보기 자체의 문제인게 아니라 건물의 고질적 문제가 있는데 돈 아깝다고 그걸 개선하지 않아서 입니다.....
finalsky님의 댓글의 댓글
선율님의 댓글의 댓글
안전을 등한시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mtrz님의 댓글
이제라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오동작하는 것들도 많고 규격 미달인 것들도 많다고 하더군요.
실태가 그러니 소방점검 시에 대충 눈 감아 주는 일도 많은 모양입니다.
물론 공짜로 눈감아 주진 않겠죠.
vaccine님의 댓글
국정, 경제, 외교, 검찰, 경찰, 법원, 소방, 보건행정, 교통, 언론
안전을 중시하는 행정을 폐쇄한 결과이지요.
국정에서는 회의를 해도 기록물이 전혀 없어요... 이것은 회의를 안한 것과 동격이라, 월급을 줄 이유가 없는 부서들이니 차후에 급여를 회수하고, 자료없이 진행된 모든 건들에 대한 구상권 청구로 재산을 몰수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후진국 행태가 우리나라에 재랍하지 않게끔 적폐 청산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Mediumrare80님의 댓글의 댓글
개선의 노력이 멈춘것은 맞지만요.
적폐를 악마화 하는것은 해결책은 아닌거같아요
아마 대부분 적폐는 풀뿌리 같이 퍼져있어서요..
로기다님의 댓글
십선비님의 댓글의 댓글
처음 여기 왔을때는 부엌에서 삼겹살 구울때마다 경보가 울려서 이웃에서 난리가 나곤했습니다. 이제는 환기시스템을 나름 갖춰서 그런일은 없는데요..
허용되지 않은 담배나 음식 때문에 경보가 울렸어도, 그건 오보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오동작이 아니기도 하고요.
물론 허용되지 않은 행위를 한 사람들은 잘못한것은 맞지만, 이것을 오보라고 인식하는 것은 다른 형태의 안전불감증이라는 생각입니다.
마카로니님의 댓글
인정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