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중국에서 제일 오래된 블랙메탈 밴드 멤버의 정체

알림

diynbetterlife 220.♡.37.28

2024.09.02 20:53

1,058

글쓰기

영상을 찾아봤는데 이 밴드인 듯 하네요.

김정호 글 원문보기

블랙메탈 밴드는 아예 없을 것 같은 중국에서 1998년에 결성 후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주리아케 Zuriaake’

밴드의 중국어 명칭은 장시후(Zàngshīhú). 한자로는 장시호(葬尸湖), ‘시체가 매장된 호수’라는 뜻이니 블랙메탈 밴드 이름으로 제격.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시인 굴원(屈原)이 돌덩이를 품고 멱라강(汨羅江)에 투신자살한 것에서 영감을 얻어 지었다고 함.

밴드는 1998년 산둥성에서 블러드시(Bloodsea)와 블러드파이어(Bloodfire) 둘이 시작, 2004년에 세 번째 멤버 데드스피어(Deadsphere)를 영입해서 3인조 밴드가 됨. 중국에서 제일 오래된 블랙메탈 밴드로 2005년부터 총 9장의 앨범 발매.

중국 최초의 블랙메탈 전문 레이블과 계약한 후, 꾸준하게 활동. 2017년에는 핀란드에서 열린 스틸페스트 오픈 에어(Steelfest Open Air)에 초청되어 중국 블랙메탈 밴드로는 처음 유럽 공연. 2020년 3월에는 프랑스 메탈 레이블 시즌 오브 미스트와 계약.

여러모로 ‘중국스러운’ 곡을 만들고 공연도 그런 분위기에서 함. 인간, 자연, 다신교, 조상 숭배 등을 테마로 가사를 씀. 전통적으로 블랙메탈에 사용되는 악기 외에도 목어(木魚), 종, 순(塤) 등의 중국 전통 악기를 중간중간 사용. 중국 고대 전설과 신화, 그리고 중국 전국시대를 통해 영감을 얻는다고 함. 특히 온갖 인간군상이 등장해 지지고 볶았던 전국시대만큼 자기들의 음악에 영감을 주는 것이 없다고 설명.

공연에서는 검은색 중국 전통 옷에 챙이 넓은 대나무 삿갓이나 밀짚모자를 착용. 얼굴은 천으로 완전히 가려서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음. (댓글에 사진)

이런 신비주의 컨셉 때문에 멤버의 정체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난무.

그랬는데 말입니다. 두둥!!

지난 8월 29일자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기사로 리드싱어의 정체가 마침내 밝혀짐. 주인공은 리우 야오(刘峣, 41세)로 중국의 명문 산둥대학교 재료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

지금까지 80여 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고, 그중 14편은 유명 과학 저널에 게재됨. 특허도 다수 보유한 촉망받는 교수가 낮에는 신소재 연구자로, 밤에는 블랙메탈 밴드 멤버로 이중생활을 했던 것임.

팬들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왜 밴드가 활동이 뜸했는지 인제야 이해된다는 반응. 그 시기에 리우가 베를린 공과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음.

교수의 정체가 밝혀지자 교수 밑에서 석, 박사 과정을 하려는 학생들은 자기가 속한 밴드 연주 연주 영상과 사진을 지원서에 첨부하는 모양. 저도 교수님처럼 메탈 연구와 메탈 연주가 동시에 가능해요.

신소재 공학을 연구하면서도 블랙메탈을 할 수 있음이 입증되었으니 이과 출신 페친들은 그동안 억눌러왔던 음악에 대한 열정에 불을 댕겨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