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집단 성추행 사안 (feat. 심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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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략은 가해 학생들의 진술이 거짓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겁니다, 가해 학생들의 진술이 거짓이라는 것이 소명 되는 순간, 우리의 주장은 진실이 됩니다."
한 달 반 넘게 상담했던 어머님에게 제가 한 이야기입니다.
학기 초에 경계선 지능(느린 학습자)인 중학생 아들이 남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서 상담을 했던 어머님이 다시금 연락이 와서 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소장님, 아들이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도와주세요 소장님"
사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참 이슈화되었던 용인 초등학생 알몸 사건, 용인 초등학생 집단 성추행 사건에 버금가는 사안이었습니다. 아니, 제 개인적으로는 그 사안보다도 훨씬 더 심각했습니다.
최초 상담을 했을 때, 최대한 빨리 성폭력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조언을 드렸고, 현장에서 발생된 증거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머님은 성폭력 전문 변호사를 바로 선임하였고, 폭력의 정황들이 담긴 학교의 cctv 영상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그 영상은 학교폭력의 정황만 담긴 영상이었습니다.
마치, 용인 초등학생 알몸 학교폭력 사안과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됩니다.
가해 학생들은 총 8명,
가해 학생들이 많다고 해서 피해 학생 측에 꼭 불리한 것은 아닙니다. 그 학생들이 진술을 허위로 통일하여 거짓말로 일관할 수는 있지만, 그 거짓 진술은 정교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러한 진술은 균열이 일어나고, 세부적인 정황을 바탕으로 질의가 이루어진다면 그 거짓 진술은 금방 탄로 나기 마련입니다.
다행히, 피해 학생의 진술은 일관적입니다.
최초 사실 조사에서부터 총 4번의 진술은 행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사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가해 학생 측에서는 경계선 지능인(느린 학습자)이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일반적인 사안도 아닌 심각한 성추행이라면 모든 인간에게는 강렬한 기억으로, 심각한 트라우마로 남습니다.
보통 학교폭력 상담을 하면 피해 부모와 직접적으로 대면하여 상담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어머님을 2번이나 만난 이유는 엄연히 심각한 학교폭력 피해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 기계적 중립으로 포장한 외면, 가해 학생 부모들의 뻔뻔함 그리고 아무도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자괴감과 무기력, 우울감에 빠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근, 한 달 반 동안 식음을 전폐하며 아들의 피해 증거를 모으기 위하여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그 어머님을 도와드리지 않는다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우리 측의 주장에 합당한 소명과 논리를 세웠고, 선임한 변호사도 이 사안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와는 별개로 형사 고소되어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한 것으로 봐서는 변호사가 바라보는 분노와 진행 과정에서 느낀 저의 분노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하는 대부분의 피해 부모들은
심의 내내 울다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직 자신의 자녀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가해 학생들을 처벌해달라고만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강조하지만,
피해 부모들의 그러한 감정적 대응은 심의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감정적으로 호소해도, 심의 위원들은 감정 이입하지 않습니다.
피해 부모들의 감정적 호소는 심의 위원들이 매번 보는 광경이기 때문입니다.
30여 분의 짧은 심의 시간 동안 사안의 논점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심의에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고,
전체적인 학교폭력 사안의 프레임을 설정해야 합니다.
그러한 준비 없이 무작정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참석했다가는 원하지 않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한 달이 넘는 시간은 어머님에게는 지옥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오직 자신의 자녀를 지켜야 한다는 부모로의 책임감으로 버틴 시간이기도 합니다.
드디어, 오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개최됩니다.
부디, 가해 학생들에게 가장 높은 선도 조치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아니, 저는 그 가해 학생들이 선도가 아닌 벌을 받기를 원합니다.
사회적 약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집단에 의해 자행된 성범죄는 일벌백계해야 하며,
그 가해 학생 부모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지난 한 달이 넘는 시간, 저도 어느 순간 피해 학생의 부모가 되었습니다.
같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어머님과 함께 감정 이입하며 심의 위원들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설득할지를 고민했고, 가해 학생들의 거짓 진술에 어떻게 소명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은 오늘에서야 끝이 날 듯합니다.
지금부터는 학폭위 결과가 나오고 나서 자녀의 상처 치유에 대해서 더 깊게 고민해야 할 듯합니다.
누군가의 상처에 감정 이입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와 깊은 후유증이 동반됩니다.
이 사안은 아마도 저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지켜보겠습니다.
꼬마라크님의 댓글의 댓글
못배운 놈들에게 꼭 법의 처벌이 내려지길 희망합니다.
꼬마라크님의 댓글
응원하는 마음에 궁금하여 여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