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 일 하면서 점점 인류애가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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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하늘색 121.♡.189.207
작성일 2024.10.0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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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중입니다.

며칠전에 저녁에 갑자기 경찰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CCTV조회하고 싶다고 말이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사 가시는 분이 가구를 내놓았는데 폐기물 스티커가 없어서 경비원분이 붙이라고 안내하여 붙였는데 그게 붙여야할 금액보다 더 적은 금액의 스티커여서 그걸 확인하느라 세워져 있는 책장을 당겨서 뒤를 보는데


만지고 있는 옆의 책장이 부딪쳐서 자신의 자동차에 흠집이 냈다. 배상해라가 그쪽 주장인거고 경비원분은 아니다 책장이 그냥 넘어간거다 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저야 현장에 없었으니 정확한 사실은 모르는 거고 CCTV를 조회해보니 각도와 화질상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잘 안보인다 수준이 아닌 식별 자체가 전혀 안되는 수준이었고 경찰에게 이런 상황이다 라고 말하니 경찰은 형사가 아닌 민사 사건이고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양 쪽분께 설명 후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자꾸 CCTV를 자기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길래 개인정보 보호법때문에 불가능하다 라고 설명드렸습니다.


여담인데 짧은 팁같은 걸 올리는 유튜브에서 CCTV관리자는 요청하면 보여줘야한다는 영상을 올렸고 그것때문인지 그 이후로 이런 주장 하는 사람이 생기는데 저도 그걸 보고 그 유튜버가 아주 싫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이 없이 그냥 요청하면 보여줘야 한다는 짧은 내용이었거든요.


정확히 설명 드리면 보여줘야하는 건 맞지만 일단 자신의 모습이 있는 영상만 요청 가능합니다.

대부분 영상 요청자들은 자신의 모습이 있는 영상을 보여달라고 하지 않아요. 물건이 없어져서 타인이 물건을 들고간 영상이거나 차가 긁고 지나가서 긁고 지나간 그 차량의 번호가 찍힌 영상을 요구하는 것이 90%이상입니다. 


아니 제가 CCTV확인 작업을 정말 수도 없이 했지만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는건 2건? 3건 정도 밖에는 없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자신이 책장이 넘어질때 같이 있었고 요청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 지나가는 사람이라던가 차량의 번호판이라던가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면 비식별처리를 하고 그 비용은 신청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즉 영상 처리 업체를 섭외해서 모자이크를 다 하고 그 모자이크된 영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내용을 설명 드려도 자기는 이해가 안된다면서 자기눈으로 꼭 봐야겠다는 말만 반복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경찰에게 보여준 CCTV의 전체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법상으로는 모르겠지만 그 사진에는 각도와 식별이 무리라는 건 충분히 알 수 있었죠.

경찰도 딱잘라 "이걸론 확인 안되겠네요."라고 즉답이 나온 상태구요.


저도 수없이 확인했지만 식별은 불가능하다가 답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영상으로 자기눈으로 확인해봐야 되겠다더군요.


난 당직직원이라 권한이 없고 평일에 관리자분들 계실때 연락해라. 난 이 내용 어차피 업무 일지에 적어 보고 드려야하니 내용은 알고 계실거다. 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솔직히 도대체가 말이 안 통하더군요. 이런 과정을 거쳐야한다고 2번 3번 설명 드리고 또 개인정보 보호법을 어기면 5천만원 이하 벌금 또는 5년 이하 징역입니다. 전 그냥 직원이고 제가 제 마음대로 보여드릴 수가 없어요.

라고 말해도 이해가 안된다면서 자기눈으로 확인을 시켜달라고 억지를 부리시더군요.


일단 말씀드리면 넘어진 책장은 자신들이 버린겁니다. 솔직히 버릴때 넘어가지 않도록 재대로 버려야하는게 일단 맞는 거고 또 맞은 차량은 주정차가 안되는 곳에 주차해놓은 상태 차단봉도 박혀 있고 오뚜기리고 부르는 주차 금지적혀 있는 세우는 것도 세워져 있는데 거기에 주차해놓은 상태입니다.


또 저야 현장에는 없었지만 그 사람들은 경비원분이 만질때 부딪쳐서 넘어졌다는 말만 반복이었지만 경비원분은 이렇게 세워져 있었고 이런 상황에 여기를 잡고 이만큼 당겼다 라고 설명하고 모든 상황이 있기전 스티커가 안붙여져있어서 찍어놓은 사진에서도 책장과 책장 사이는 10CM이상 거리가 있었고 옆 책장을 움직인다고 닿을 거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차량에 부딪쳤으면 소리가 났을텐데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고 하셨고 그분이 "어어~"해서 고개를 들어보니 그분이 책장을 잡고 계셨다라고 말을 하셨습니다.


약간 대화할때 느낌이 설명해도 자기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자기 입장에서 절대적으로 맞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 느낌인데 저야 못봤지만 그 분 말이 맞으려면 책장끼리 부딪치는 모습을 봤어야하는데 약간 느낌이 경비원분이 만질때 넘어졌으니 부딪친게 확실하다 라고 생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뭐 어쨌건 그날은 그렇게 지나가고 바로 어제 다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 사서 민사 진행할거고 CCTV를 자기눈으로 꼭 봐야겠다는 말을 계속 하길래 모자이크니 일이 커질거 같아서 제가 소장님께 딱봐도 이 영상으로 사람 지나가는데도 그 사람 얼굴도 안보여서 솔직히 모자이크도 필요없습니다. 


모자이크 한것보다 아마 더 안보일 거예요. 비식별화 처리 없이 보여줘도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라고 보고 드리고 소장님과 영상 확인했는데 같은 결론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방재실에는 수십대 CCTV영상이 실시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거죠. 그걸 하나하나 다 가려서 안보이게 하고 보여드릴 준비 다 해놨는데 또 밤에 온다더군요. 

그러시라고 하고 밤에 와서 영상을 보는데 이거 영상처리해서 증거로 쓸거라고 하시더군요. 화질을 올리는 작업이 어쩌고 하시는데 아마 업스케일링이겠죠.


소장님도 원래 아파트 보험 처리를 하려다가 정확한 내용 들으시곤 양쪽말이 다른데 양쪽다 증거가 없다 이건 보험처리도 못하고 민사 진행하시라고 해라. 라고 하셨고 보험사가 판단할 일이다 라고 하시고 또 진짜 엄청 오래된 CCTV에 야간인데다 앞에 등이랑 여러가지로 아무것도 안보이는 영상이 업스케일링 가능한건지 또 그렇게 업스케일링된 영상이 법적 효력을 지니는지.


또 경비원 분이 만지는 중에 넘어간 건 뭐 그렇다 치는데 경비원분이 사건전 찍은 사진이 책장과 책장 사이 거리가 찍혀있는데 제가 봐도 닿을리 없는 거리의 책장인데 그 사진도 증거로 제출하면 설득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뭐 영상 보시고는 저한테 한마디 하시더군요. 이 영상 지워지면 당신이 책임지라면서요.

최초에 얼마나 보관되냐고 저에게 물었을때 영상이 찍히면서 제일 오래된 영상부터 지워진다고 말씀드렸고 이정도는 괜찮다고 말씀도 드렸는데 괜찮다고 한 기간이 최소 일주일은 더 남았고 애초에 이런 일 자체가 처음이라 영상을 보관하거나 그런 일을 해본적도 할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관리소에서 책임지고 보관해주시는 거죠? 이것도 아니고 제가 당직 직원인 것도 뻔히 아는 상태에서 이 영상이 지워지면 당신이 책임지라니요..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정말 이쪽 일을 하는게 하루이틀일도 아닌데 요즘 또 이상한 사람들이 들이닥치다보니 이젠 지치네요.


그러고 나서 또 영상을 받을 수 있는게 입주민 권리라느니 그런 소리를 하는데 법이랑 규정으로 이야기할때는 안보여주는게 이해가 안된다는 소리나 하더니 이젠 권리니 뭐니.... 이사 나가서 이젠 입주민도 아니고 (사건 당일은 입주민이었지만요.)


또 영상을 요청하는 것도 입주민의 권리가 아니라 CCTV관리자에게 누구나 할 수 있는 겁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기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전부 맞다고 확신하시는게 진짜 상대하기 힘드네요. 


분명 또 이 일 관련해서 몇 번은 연락오거나 찾아올텐데 벌써부터 솔직히 좀 짜증나네요.


오늘은 평소보다도 글이 많이 길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12 / 1 페이지

자비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자비 (121.♡.181.136)
작성일 10.08 20:58
에효.... 고생이 많으십니다.

rapanui님의 댓글

작성자 rapanui (210.♡.114.174)
작성일 10.08 21:04
저도 요청하면 무조건 보여줘야 한다는식의 엉터리 정보 퍼트리는 영상을 봤었는데... 참 무책임하다 싶더라구요;; 중요한 정보는 다 짤라내고 참;;;
아무튼 고생 많으십니다ㅠㅠ

mootombo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mootombo (106.♡.11.77)
작성일 10.08 21:21
욕보시네요..성불한다 생각하시고 꿀떡 삼키세요. 이상한 사람 탓이지 선생님 잘못 아닙니다.

hellsarms2016님의 댓글

작성자 hellsarms2016 (125.♡.32.89)
작성일 10.08 21:29
모든세상일이 자기위주로 돌아간다고 하는 인간들 많습니다

골든멍멍님의 댓글

작성자 골든멍멍 (58.♡.179.211)
작성일 10.08 21:34
CCTV는 구실이고 자기요구의 관철이 목적이죠.

저는 자영업자인데, CCTV 보여 줄 시비가 생기면
진짜 100에 99는 본인들 착각이나 어거지로 생기는 시비인데도
걔중에 납득하고 사과하는 사람은 10명중에 1명 입니다.

걍 원래 인간이라는 개체가 이런거 같아요.

심혼에담다님의 댓글

작성자 심혼에담다 (218.♡.18.146)
작성일 10.08 21:50
본문 사례와 같은 사람은, 관리사무소 직원을 본인 보다 아래로 보거나, 잘 모르는(지식)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저런 말과 행동들을 하는 거라서요, 그럴 때는 그런 사람들이 쉽게 대하기 힘든 기관이나 사람을 통해 답변을 받아 오시면 해드리겠다고 하시는 게 좋습니다.
예시로 본문 사례의 경우 "경찰에 문의하셔라, 경찰에서 보여줘도 된다고 하면 보여드리겠다" 핑퐁하시고, 가끔 잘 모르는 경찰이 그냥 보여주라고 하긴 하는데 그럴 때는 "보여줘야 하는 근거(조항)과 보여줘서 발생하는 일은 본인이 책임 지겠다는 공문 보내달라"고 하시면 꼬리 내리고 말 바뀔겁니다.

나지금너무신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나지금너무신나 (116.♡.153.205)
작성일 10.08 21:53
에고 지치시겠어요. 고생하셨어요!

타잔나무님의 댓글

작성자 타잔나무 (222.♡.228.100)
작성일 10.08 22:05
정신병자이고 2찍임이 분명합니다.

istD어토님의 댓글

작성자 istD어토 (49.♡.48.40)
작성일 10.08 23:40
확실하지 않으면 말을 하면 안 되는데 자기가 답을 정해놓고 말을 하는 느낌입니다.
고생 많으셔요.

괴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괴물 (175.♡.153.15)
작성일 10.08 23:42
저도 동대표로서 진짜 사람들 이기심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ㅋㅋㅋ 관리비 한두푼 늘어나는 건 겁나 따지면서 그 안에서 바라는건 엄청 많더군요. 비용 추가되야 가능한것들을 이 금액으로 왜 못하냐는 식. 갈수록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아지는것 같습니다.

메이데이님의 댓글

작성자 메이데이 (106.♡.1.152)
작성일 10.09 08:46
관리실 일 해보면 그냥 사람에 대한 비관이 들죠.
쓰레기가 이렇게 세상에 많구나...
이것들이 딴 곳에서는 사람인 척 하고 다니겠지..라구요.
성악설 믿게 되는 것도 덤이더군요.
티비에서 경비, 미화는 자주 나오니 잘못했다간 자기도 뉴스 나올까 조심이라도하지
관리실은 그런 거 없죠.
입주민들 감정의 쓰레기통입니다.
월급은 최저 임금 주면서 바라는 게 너무너무 많은 곳입니다.
고생많으셨어요.

RadFaith님의 댓글

작성자 RadFaith (104.♡.119.20)
작성일 10.09 08:53
인생이라는 게임에는 규칙이 있고 국가별로 법이라는 로컬룰이 존재하는데, 그걸 쌩 무시하고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죠. 이런 사람들은 게임에서 제외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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