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버릴 건 버리고 지킬 건 더 굳건히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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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홍성아재 180.♡.39.137
작성일 2024.10.0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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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인텔의 창업자였던 앤디 그로브는 본인 자서전에서 일본 업체들의 맹추적에 기존 사업이 그럭저럭 잘되었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전면 철수하고 CPU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인텔을 반도체 제왕으로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앤디 그로브는 이를 전략적 변곡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책에서 메모리 반도체는 업체간 국가간 기술 격차를 빨리 줄일 수 있고 노동단가로 승부가 결정된다며 포기 결정이유를 밝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달콤함에 빠져있다가 한 방에 갈수 있다는 생각을 한거죠. 메모리 반도체가 적자가 나서 정리한 게 아니었습니다. 흐름상 저문다고 본 겁니다. 생각해보면 메모리 반도체는 미국에서 일본, 일본에서 한국, 한국에서 중국으로 무게중심이 계속 이동하고 있죠.  

인텔이 IBM, 모토로라 등 많은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었던 힘이 바로 이러한 전략적 판단에 기초한 선택과 집중이었습니다. 요즈음 애플이나 AMD에 맥을 못추는 인텔 상황을 볼 때 인텔이 그런 적이 있었다고 하실 지 모르지만 앤디 그로브의 전략은 매우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인텔 창업자인 무어가 만든 무어의 법칙과 더불어 인텔과 IT업종을 대표하는 단어로 전략적 변곡점이 유명하죠.


요즈음 삼성전자를 보면서 전략적 변곡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건 인텔도 마찬가지이기는 합니다).

메모리 반도체와 AP, 파운드리, 모바일폰, 가전을 모두 다 가져가겠다는 건 욕심이 아닌지.

TSMC의 기술력이라는 것도 결국 대만 정부의 엄청난 투자에 파운드리에만 올인한 성과라서 삼성전자같이 분산 투자하는 기업이 결코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규모의 경제 자체가 다르죠. 파운드리는 정말 돈 먹는 하마니까요. 더구나 경쟁사 AP를 생산하는 업체가 자체 AP를 생산한다면 누가 맡길까 싶기도 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입니다.

사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비교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하이닉스는 한 길만 파고 있어서 비교하지만 사실 하이닉스의 실적도 램과 HBM에만 의존하는 것이어서 엔비디아의 변심에 따라 사업이 좌지우지하는 거라 몹시 불안한 상황입니다. 미국의 중국 제재가 그나마 방어막인데 이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 하는 거구요.

아무튼 나라의 기둥이라는 삼성전자가 전략적 변곡점을 잘 넘겨 올바르게 성장하길 바랍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릴 것은 살려야 합니다. 당장 큰 이익이 있어도 결국 중국이나 베트남에 밀릴 거면 일찍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을 계속 하겠다면 AP와 모바일폰 사업을 접어야겠죠. 누구도 경쟁사를 키워주지는 않으니까요. 만약 다른 사업을 계속 하겠다면 파운드리를 분사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파운드리가 지금은 힘들어도 미래의 먹거리로는 제일 확실합니다. 그걸 살리기 위해 살과 뼈를 깎아내야 합니다. 이익이 남는 부서를 팔아 목돈을 마련해 파운드리에 쏟아부어야 합니다. 정부도 R&D 투자 예산을 같이 쏟아붓구요. 

아울러 선택과 집중에 있어 올바르게에 방점을 찍습니다. 방사능 피폭된 노동자에게 재해가 아니라 질병이라고 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진정 기술강국, 기술왕국을 만들겠다는 힘찬 포부를 키우길 말이죠. 

댓글 11 / 1 페이지

B739님의 댓글

작성자 B739 (211.♡.227.218)
작성일 10.09 13:57
근데 HP 프린팅사업부 매각처럼 팔았더니 더 잘되는 사례들이 많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어딜 팔아야 할지 고민이겠군요.

R&D 의 베이스가 되는 사업부를 팔자니 이게...

"삼성전자가 팔았는데···HP가 인수하고 더 잘나가는 이곳"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business/10839276

제발좀님의 댓글

작성자 제발좀 (119.♡.198.178)
작성일 10.09 14:03
저도 파운드리 포기하는 거보다 계속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HBM만 봐도 4세대부터 파운드리공정과 맞물리고 레거시 메모리처럼 사이클도 크게 타는편도 아니고요.
거기다 기술 유출로 인해 중국하고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요.

그리고 M&A에 상당히 소극적인 데. 외부인재를 통째로 채용한다는 생각으로 부족한 분야는 국내외 가리지 않고 인수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이 적재적소에 인수해서 시너지효과 많이 보았죠. (물론 실패한 것도 있겠지만 성공하면 효과는 만회하고 남죠.)

홍성아재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홍성아재 (223.♡.175.147)
작성일 10.09 14:11
@제발좀님에게 답글 동감입니다

luqu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luqu (218.♡.215.30)
작성일 10.09 14:04
다 뭉뚱그려서 삼전이라 그래서 사람들이 착각하는데 사실 반도체나 모바일, 가전은 서로 아예 다른 회사라고 봐도 됩니다.
이들 사이에선 인적 교류가 없으니까요.
굳이 선택과 집중을 얘기한다면 DS 안에서 메모리와 LSI, 파운드리를 다 하는 게 문제라고 하는게 맞습니다.

홍성아재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홍성아재 (223.♡.175.147)
작성일 10.09 14:13
@luqu님에게 답글 님 말씀에 동의합니다만, 인적교류는 없어도 같은 오너, 같은 주식회사이기는 하죠. 우리는 각자 달라요 아무리 해도 애플과 엔비디아가 아니 너희는 같은 회사야 하면 그만 아니겠어요?

luqu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uqu (218.♡.215.30)
작성일 10.09 14:16
@홍성아재님에게 답글 지금 주제가 회사의 선택과 집중에 대해서 얘기 하는 거니까요.
같은 오너 밑이니까 다 같은 회사야라고 하기에는
반도체와 모바일은 아예 구조적으로 다른 회사라 봐도 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의 대상이 되기 힘들다는 얘기니다.
예를 드신 인텔의 사례로 보자면
DS 내에서 메모리(DRAM, FLASH)와 LSI, 파운드리를 다하고 있으니
LSI를 버리든지 파운드리를 버리든지 해야 맞다는 거지요.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 반도체만 두고 모바일을 버리는 건 사실 사내 전략의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분사 관점일 겁니다.

홍성아재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홍성아재 (180.♡.39.137)
작성일 10.09 14:21
@luqu님에게 답글 네 제가 두루뭉실 써서 그렇지만 님께서 말씀하시는 분사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겁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사업부서 매각이 되겠지만요.

luqu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uqu (218.♡.215.30)
작성일 10.09 14:35
@홍성아재님에게 답글 한마디 덧붙이자면
한국의 특이한 재벌 시스템 때문에 이재용이 뭔가 의사 결정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재용은 얼굴마담일 뿐이지 삼성전자 내 각 사 의사 결정은 각 총괄 사장이 최종 책임자입니다.
이재용이 결정하는 건 없다고 봐도 돼요.
(총괄 사장의 결정을 이재용이 했다고 포장하는 건 꽤 있을겁니다)

반도체는 김기남 때문에 망했다는 얘기는 많이 들으셨을 거고(지금은 전영현이죠)
모바일은 노태문 때문에 망하고 있다고 얘기 많이 하고 있죠.
그래서 단순히 삼성전자에 다 묶여있다고 이 둘을 같이 회사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노태문이 전영현한테 반도체 사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거든요.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

NURYGARAM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URYGARAM (222.♡.56.193)
작성일 10.09 14:43
@luqu님에게 답글 삼전은 총괄 사장이 서초사옥에 계신 ㅈㅎㅎ님에게 보고하고 사업지원tf에 초등학생이.알아볼 정도로 단순화된 보고서를 올리고 승인받는 체제로 알고 있습니다.

luqu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uqu (218.♡.215.30)
작성일 10.09 15:18
@luqu님에게 답글 @NURYGARAM
사실상 요식행위죠 뭐ㅋㅋㅋ 그거도 안하면 진짜 밥만 먹고 똥만 싸는 재벌 회장인데.
애초에 정현호한테 올라갈 때 이미 전문용어 다 빼고 순화(?)된 버전으로 올라갈 겁니다.
최소한 삼성 총괄 사장들은 해당 사업부에서 수십년 굴렀던 사람들이고
내부 보고서 만들 때는 100% 자기네들 언어로 짤텐데
이재용이 그 실무 책임자가 만든 보고서를 이해할 리가 없죠.

알랑방9님의 댓글

작성자 알랑방9 (116.♡.225.181)
작성일 10.09 16:13
전 좀 다르게 보는데, 선택과 집중보다는 탑이 이끄는 기업문화와 방향성부터가 글러먹었다고 봅니다.
내부적으로 잡음이 나올 정도로 복지에 인색하고 경쟁사 갈테면 가라는 식이고 성장보다는 쪼이고 줄이는 식으로의 아끼는 경영에만 중시하고 있죠.
삼전이 힘들다고는 해도 아직은 메모리,비메모리,모바일,가전 등을 다 이끌만한 힘은 있다고 봅니다.
인적자원이나 삼성그룹의 규모로 메꿀 수 있는 정도는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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