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날 만한 일이 아닌 걸로 좀 짜증이 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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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하늘색 222.♡.33.240
작성일 2024.10.1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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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중입니다.

한... 4일 전부터 집에서 잘때는 모기때문에 잠을 못잤습니다. 근무하면서 잘때는 다른 곳보단 잘 수 있는 환경이 잘 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편하게 푹 잠들기에는 아무래도 긴장된 상태입니다.


그런 상황에 오늘 작업이 몸을 좀 많이 쓰는 일이라 피곤해서 앞두고 있는 자격증 시험 책도 오늘은 좀 넘어가고 좀 편하게 쉬고 있으려고 하는데 10시 넘어서 전화가 오네요.


전기가 안들어온다고 합니다. 은근히 아파트 근무하다 보면 자주 있는 민원이고 원인도 뻔히 정해져 있습니다.

일단 절연측정기랑 챙겨서 세대 방문하여 차단기를 올려보고 차단기 중에 하나를 올리면 세대 전기가 떨어집니다.

차단기 뒤쪽을 열어보기도 전에 한마디 물어봅니다.


"혹시 오늘 화장실 물청소 하셨나요?"


라고 물어보니 역시나네요. 몇 가지 뻔한 것중에 가장 자주있는 일입니다.


어느 화장실 청소하셨냐고 여쭤보니 두개 모두 하셨다는 군요.

결국 화장실 둘다 가보니 콘센트 커버도 올려져있는 상태고 안쪽을 만져보니 둘다 물기가 꽤 묻어 있습니다.


결국 두개 다 뽑아서 절연측정기로 확인 해보니 두개 중 하나가 젖어서 차단기가 떨어진 거 였습니다.


그 와중에 갑자기 정상이었다가 다시 떨어지다를 반복해서 여기가 아닌가 싶어 두꺼비집 커버도 다 열어서 절연측정하고 집 안 콘센트도 다 뽑아서 확인 해봤는데 역시나 화장실이었네요.


또 그 상황에 정상인 화장실 한군데는 인테리어 하면서 콘센트를 이상한 걸로 달아놔서 안쪽 브라켓이랑 중간 부품이랑 바깥 커버를 길다간 나사로 한번에 결합해야하는데 인테리어 업자들은 크게 뚫려 있는 상태에서 작업할테니 수월했겠지만 벽에 구멍이 한... 높이 5~6cm 길이 12~14cm정도 되었던 거 같은데 그거 조립하는 데도 한참 씨름을 했습니다.


결국 세대에서 한 40분 동안 전기 봐드리고 오느라 솔직히 좀 짜증났네요.

전기쪽은 대부분 관리사무소에서 별 말 없이 봐주는 것중에 하나이긴 합니다.

물론 당연히 저희 업무는 아닙니다. 세대 물건은 세대에서 하셔야 하는거고 저희 입장에선 세대에서 맥북이 고장난 거랑 같습니다.

저희가 고쳐드리는 부분이 아닙니다. 좀 과격하게 이야기 하면 갑질이죠. 회사에서 사장님이 회사 직원 데리고 자기 집에 있는 물건 고쳐달라는 것과 동일한 일입니다.


그런데 별 말 없이 해드리는 이유는 뭐 순전히 제 생각이라 확실히는 모르지만 몇가지 추측해보자면 다른 일도 마찬가지지만 대화가 안통하기 때문입니다.

알아서 하셔야 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시기 때문이고 또 전기는 하루 이틀 못 사용하면 많이 불편하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불도 안들어오고 아무 전기도 안들어온다면 생활도 안될거고 특히나 냉장고는 문제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겠죠.


또 전기보시는 분들은 인건비가 비교적 다른 업무에 비해 인건비가 높은 것도 이유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무슨 엄청 어려운 일을 하냐? 그것도 아닙니다. 관리소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일 거의 대부분은 세대에서 직접 하실 수 있고 하셔야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아! 그리고 이 이야기도 언젠가 적어야겠다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전등이나 벽 스위치, 벽 콘센트 교체해달라는 민원 많이 들어오고 해드립니다만 일단 기본적으로 갑질인거고 또 전기공사사업법 위반입니다.


자기 집을 자기가 한다. 이건 문제가 없지만 다른 사람이 자기 집을 한다. 이건 법으로 걸립니다. 아주 가끔 풍문으로만 들릴 정도로 드믄 일입니다만 퇴사할때 직원이 마음에 안들게 하고 나가면 이걸 문제 삼아서 직원이 벌금 물게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신문에서 본 케이스인데 직원이 나가는데 입대의 회장이 직원이 마음에 안든다고 자기 집에 전등 갈아줬던 걸로 걸고 넘어져서 벌금 맞은 기사를 봤습니다.


심지어 그 직원은 전기기사 보유자였고 전기공사 사업 등록도 가능한 사람이었죠. 그런데 직원이 전기공사사업등록을 해놓는 사람이 거의 없을테니 법에 걸리는 겁니다.


아아...평소였으면 짜증나거나 할 일도 아니긴 한데 여러 일들도 겹치고 괜히 밤에 작업하고 오니 정말 별것도 아닌 걸로 짜증이 나네요.


이 야밤에 화장실 물청소를 그것도 콘센트 커버도 열린채로 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이고 그렇다고 해도 자기들이 알아서 할 일인데 정말 뭐든 다 해줘야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느니 지칩니다.


이젠 내일 아침 퇴근때까지 별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10 / 1 페이지

하늘기억님의 댓글

작성자 하늘기억 (180.♡.36.110)
작성일 10.11 23:21
와. 내집 전기가 나갔는데. 관리인에게 연락하는군요!
상상도 못해봤는데...
많은 경우 그게 상식이네요.
우리나라는 문제 있는 사람이 상당히 많군요.

하늘색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하늘색 (222.♡.33.240)
작성일 10.11 23:31
@하늘기억님에게 답글 대부분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아니... 아파트 바깥쪽 일까지 민원을 넣으십니다.

생선이나 야채파는 차가 지나가면서 시끄럽게 한다던지 화물차가 세워져 있어 길다니기 불편하시다던지 길건너 상가 간판이 떨어진걸로 다치면 어떻게 책임질거냐고 쌍욕은 먹은 적도 있습니다.

솔직히 하늘기억님처럼 자기 집일이니까 스스로 처리해야한다는 집은.... 수백세대 중 한세대 있을까 말까입니다.

심지어 다른 아파트 전기과장인데 전기 문제로 부른 다던가 자기 집에 전기 공사 일을 직접하는 사장인데도 부릅니다.

이게 제 업무라면 짜증안날 것 같은데 업무가 아닌데 한다는 단지 그걸로 짜증이 나더라구요. 사람 마음이란게 참 어렵습니다. 다들 하는 거니 내 업무라고 생각하자가 잘 안되네요.

하늘기억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하늘기억 (180.♡.36.110)
작성일 10.11 23:38
@하늘색님에게 답글 저는 잘못된(?) 삶을 살았군요. ㅋㅋ
고생 많으십니다.
좀 힘드시더라도 맘 단디 잡고 돈 받은 것보다 훨씬 덜 일하세요~
어차피 남남이고 잘해줄 필요도 없습니다.
맡은 임무만 하시는 걸로...

퍼스님의 댓글

작성자 퍼스 (211.♡.162.76)
작성일 10.11 23:21
고생 많으셨어요...
저라면 충분히 짜증날만한 일인거 같아요.
평소에 그렇지 않더라도 그게 상황이 몰리면 또 순간적으로 짜증이 날때도 있죠.
받는 입장에서 당연시하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쉽지 않은거 같네요.

하늘색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하늘색 (222.♡.33.240)
작성일 10.11 23:34
@퍼스님에게 답글 위에 적었듯이 제가 해야할 업무면 괜찮을 것 같은데 사람 마음이란게 쉽지 않네요. 이게.. 대부분은 애초에 모르십니다.

당연히 해줘야하는 걸로 인식하시고 계셔서 그냥 당연한 거예요. 저희가 손 못대는 일로 자세히 설명 드려도 그냥 들을 생각 없이 너네가 안해줘서 돈 들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그나마 방금 다녀온 분은 밤에 자기 실수로 일어난 일로 좀 미안해 하시는 느낌은 받는데 이것도 관리소에서 당연히 해줘야하는 일인데 밤이라 좀 미안하네 정도 느낌입니다.

노래쟁이s님의 댓글

작성자 노래쟁이s (121.♡.3.57)
작성일 10.11 23:41
특히나 요즘은,
아파트 단지별로 단톡방이 있다보니, 세상에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역시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구나.. 를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은 사람 대하는 일이 가장 힘든일인 것 같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오늘 밤은 푹 주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짐작과는다른일들님의 댓글

작성자 짐작과는다른일들 (211.♡.93.214)
작성일 10.11 23:43
액상 말고 옛날 꺼 홈매트 틀고 자면 모기가 근처로 오지 않더라구요 잠은 잘 주무셔야죠

귀찮아서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귀찮아서 (211.♡.140.199)
작성일 어제 00:50
근데요.. 처음에 그 전화받으셨을때 우선 그 일은 관리사무소일이 아니라고 먼저 차단을 해주셨으면... 아 뭐라고 하겠죠 음. 참 힘드시겠어요

Whinerdebriang님의 댓글

작성자 Whinerdebriang (124.♡.66.173)
작성일 어제 01:12
좋고 보람차고 기분좋은 일도 가끔씩 있으셔야할텐데요 ㅠ

서머브리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서머브리즈 (115.♡.26.3)
작성일 어제 07:30
회사 생활도 마찬가지인듯 합니다. 내 일이아닌듯한데 하게되는 상황. 힘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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