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제삿상이 만들어진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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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코미 249.♡.115.190
작성일 2024.10.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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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홍동백서 뭐시기하며 제사 후 며칠간 꾸역꾸역 먹어도 끝이 없는 제삿상은 사실 근본이 없습니다. 

주자가례와 사대부 가문의 예법을 보면 대개 평소 제사 지내는 조상님들이 드실 법한 식사를 좀 더 정성을 들이고, 가족과 이웃끼리 음복하라는 게 핵심입니다. 

보통은 가정식 백반에 과일, 전, 밥, 나물, 고기 등을 평소보다 조금 더 정성들인 수준이었어요. 그 과일, 전, 고기는 지금으로 치면 한우 스테이크나 샤인머스캣 같은 별식을 밥상에 추가한 기분이었을 겁니다. 


지금의 그 화려한 제사는 족보를 위조한 사람들이 양반임을 자처하려고 무작정 화려하게 차리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일부 거느린 노비나 가족 많은 양반들이 음식을 많이 하는 걸 보고, 그걸 따라한 겁니다.

그걸 박정희 정권이 좀 자제한다고 건전가정의례준칙을 만든 것이 굳어졌는데 그 준칙이란 게 근본이 없어서 전통 있는 양반가에서는 고개를 저었죠. 

박정희를 지지하던 양반가문 출신 노인들조차 저 짓을 두고 집안이 원래 상놈이라 무식한 거 아닌가 하고 수군댔다고 하죠.


결국 중요한 건 겉보기보다 정성과 마음입니다. 밥, 국, 반찬 3개만 올여도 최선을 다한 거면 최고의 제삿상이고, 산해진미로수십개의 음식을 올려도 마음이 없으면 최악의 제삿상이 됩니다. 

댓글 8 / 1 페이지

까만콤님의 댓글

작성자 까만콤 (211.♡.28.147)
작성일 18:34
동의합니다
저도 어릴적에도 그런의문이 계속 들었는데
그냥 가족끼리 모여서 맛있는음식 해먹으면 되는데 제사상이라고 너무 많은 음식을 힘들게 하는게 아닌가 싶었어요

크리안님의 댓글

작성자 크리안 (58.♡.210.72)
작성일 18:37
저는 피자 버거 김말이면 족합니다 ㅎ

masquerade님의 댓글

작성자 masquerade (121.♡.168.68)
작성일 18:44
하지만 오촌 당숙 어릴때 tv 보면...

그런 양반네 집안 찾아가서 제사 차례상 차리는거 보여주는데.....정말 많이 차렸다더군요.

그랬던게 근래 와서 ...저게 예전에 없다고. 간소하게 하라고....

그냥 그네들도 시류를 타는거라 생각합니다.

코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미 (249.♡.115.190)
작성일 18:46
@masquerade님에게 답글 집안에 사람 많으면 제삿상은 커지는 게 당연합니다. 다 같이 나눠 먹어야 하거든요.

달콤한딸기쨈님의 댓글

작성자 달콤한딸기쨈 (115.♡.195.188)
작성일 18:51
예전엔 식구들이 많아서 제사 지내고 다들 밥먹고 한봉지씩 뭐라도 들려보낼려면 저정도는 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식구가 없고 음식 들고 가기도 싫어해서 줄여도 줄여도 음식이 남아 버리지요.
적당한 음식만 해서 조상을 기억하고 감사하고 다들 같이 먹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aconite님의 댓글

작성자 aconite (128.♡.6.102)
작성일 19:06
이건 정말 공감합니다.

폴셔님의 댓글

작성자 폴셔 (121.♡.117.112)
작성일 19:13
집안 분위기나 상황에 맞게 개선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lygon님의 댓글

작성자 lygon (59.♡.144.124)
작성일 19:59
현대의 제사/차례 상차림은 1700년대 상차림을 거의 그대로 따라한 것이며, 주자가례, 사례편람, 사례집의, 광례람 등의 자료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근대에 들어서 음식을 높게 쌓아올리는 식으로 과하게 차리는 사례가 나타났고, 이를 경계하여, 허례허식이다 하여 지양하자는 운동이 있었고, 원상태로 돌아간 모습이 현대의 제사/차례상입니다. 현대의 차례상은 1600~1700년대에 정립된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현대에 들어 변질된 게 아닙니다. 물론 이제와서 이걸 따르는 게 맞냐에 대해서는 저도 부정적입니다. 줄이거나 없애는게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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