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엄마에 대한 슬픈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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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아이들의 기억은 오래간다 글 보고
저도 생각나는 엄마에 대한 슬픈 기억이 있어서 부끄럽지만 한번 적어봅니다.
저는 어릴때 기억이 거의 하나도 안나요..
근데 이것 하나만큼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가끔 한번씩 제 가슴을 콕콕 쑤셔요..
옛날에, 제가 어떤 학교의 병설유치원을 다닐때
저희집은 찢어지게 가난했었고,
엄마는 쓰레기분리수거장에 일을 다니셨어요..
그래서 항상 엄마에게선 특유의 쓰레기장 냄새가 났죠
저는 그에 대해서 딱히 엄마에게 뭐라한적은 없어요 (기억상)
어느 날은 비가 엄청 오는 날이었는데
우산이 없었어요
저희집은 학교에서 상당히 멀어서,
유치원생인 제 걸음으로 거의 1시간은 걸어가야 하는 거리에 있었고
(어릴땐 그냥 좋다고 걸어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멀었네요 ㅎㅎ)
유치원 선생님도 딱히 도와주질 않으시고 (우산이 없었나봐요) 그래서
비가 그칠때까지 기다렸더랬어요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비가 그치긴 커녕 더 거세지기만 해서
결국 어디선가 주운 찢어진 우산을 들고
빗길을 한참을 걸어서 (중간에 우산도 뒤집어짐 ㅎㅎ)
집에 겨우 도착했어요
그때 저희집은 한옥집이었거든요..
진짜 옛날 한옥집. 화장실도 바깥에 있어서 무서워했어요
집에 가니까 엄마가 따뜻한 음식(찐빵 같은거였어요)을 해놓고 기다리고 계셨는데
알고보니 엄마가 유치원까지 데리러 왔었다는거에요
비가 너무 많이와서
그런데 왜 안들어왔냐고,
계속 기다리다 그냥 주운 우산으로 왔다고 했더니
엄마 몸에서 냄새가 나서
제가 창피할까봐 못 들어오셨다고 하는거에요..
그 당시 제걸음으로 1시간여니까,, 어른걸음이면 한 30분 걸리겠죠
그 거리를 거센 비를 뚫고 오셨는데
본인 몸에서 냄새 나는 것 때문에...
제가 창피할까봐 들어오지도 못하고
교문밖에서 한참 기다리다가 안나오니까
엄마도 돌아서 집에 오셔서, 추울까봐 따뜻한 음식 해놓고 기다리신거였어요
가난은 그런거였어요
너무 가슴이 따끔하고 아픈
그때 이후로도 엄마는 평생 고생만 하고 사셨어요..
지금은 살림살이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가끔 한번씩 그 때 일이 생각나 눈물이 나요
엄마 정말 사랑합니다.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그래도 돌아가실때라도 허리펴고 곧게 가신다고 하니 다행인것같아요
개굴개굴이님의 댓글
저도 어렸을때 영화관 관련한 가슴 아린 기억 하니기너무도 뚜렷하게 나요...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그래도 가끔 그 생각하면서 힘을 내기도 합니다. 개굴님도 힘내셔요
RanomA님의 댓글의 댓글
그래서 동생이 종종 어머니 모시고 영화관 갔었죠.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어머님의 사랑이 느껴지네요
RanomA님의 댓글의 댓글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그날이 올까봐 늘 노심초사합니다..
바람처럼님 힘내세요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위에 잔망루피님이 올리신 웃긴 글 읽고 이제 웃으셔요!!
잔망루피님의 댓글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그게 참 직접 겪는 사람은 가슴이 아프죠 ㅠ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어머님 만나서 행복한 꿈 꾸시길!
흐림없는눈™님의 댓글
항상 먼저 기억나는 건 슬프고 힘든 일들이네요.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꼭 슬픈 기억만 떠오르고, 괜히 미안하고 ㅠ
jayson님의 댓글
전 허리굽은 할머니들 지팡이 짚고 가시는거 보믄 그렇게 엄마 생각이 나요..
참 그거 아시쥬??허리 굽으신 분들도 돌아가시면 쭉 펴지는거..엄니 염할때 보니 허리가 펴졌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