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막연히 바라던 급여가 되었는데 기분이 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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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하늘색 121.♡.189.207
작성일 2024.10.2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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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바라던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꿈이라기엔 거창하고 목표라기엔 내가 이만큼 무언가를 해서 얻어낼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은 안했습니다 .


급여 관련인데 20대 후반쯤 생각했던게 연봉 3000만원만 넘었으면 좋겠다라는 것과 어디선가 들었던 연봉이 나이 X 100 이라는 것이 약간 이루고 싶은 꿈이 아니라 잘때 꾸는 말도 안되는 일인 꿈 처럼 느껴졌습니다.


가족들도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최저 시급을 기준으로 급여를 받았고 대부분은 연봉 협상이 아닌 통보이고 제가 노력해서 급여를 올릴 수 있다는 느낌이 전혀 안들었거든요.


20대 초반에 2년제 졸업하고 주방일 하면서 주 6일 13~14시간 일하고 월급 125를 받아보기도 하고 그나마 개인 레스토랑에서 기업이 하는 업장으로 옮기면서 주 6일 9시간 하면서 120을 받았습니다.


경력이 오래된 형님들을 보면서 그 분들 급여도 뻔히 아는데 도저히 미래가 보이지 않더군요. 자기 가게를 차리지 않는 이상 돈을 벌기는 힘들고 또 가게 차릴만큼 돈을 모으는 일도 또 일종의 사업인데 그걸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또 공단 주변에 살았어서 캐드를 배우면 굶어 죽지는 않을 거다 라고 들어서 국비지원받아서 전산응요기계제도 기능사를 따면서 캐드를 배우고 자동화 설계 업체에 다녔는데 기억에 연봉 2200이었고 실수령으로 165였나 받은 거 같습니다.


처음 입사하니 설계하려면 현장 알아야 한다면서 타 업체에 이미 파견 나가 있는 곳에서 일을 했고 회사는 한 30~40분 거리지만 파견 회사가 1시간 ~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고 잔업도 있어 거기서도 왕복 출퇴근 3시간에 주 6일 ~ 7일 12시간 ~ 14시간 정도 일했습니다.


직원이 하나둘씩 안보이더니 입사하고 1년이 조금 넘어 회사가 없어지고 또 그정도 경력으로는 다시 어디 들어가기도 힘들더군요.


또 다시 알바였거나 알바나 다름 없는 일들을 했습니다. 사당역에서 서적을 수입해서 인터넷으로 팔거나 도서전이나 전시회를 나가 판매 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거나 양꼬치 회사에서 일을 하거나 (캐드랑 이것저것 면접때 묻더니 하는 일 99%는 생산직이었고 환경도 엉망이라 사람들 다 다쳐나가고 그랬습니다.)


몇 개월 아웃 소싱 회사 통해서 삼보 컴퓨터 생산직도 하다가 이런 저런 일을 하는데도 자리도 못잡고 서른도 훌쩍 넘었는데 세전으로도 200을 넘겨본적 없는 것 같습니다.


(작은 공장 같은 곳에서 야근 달고 이런 달에 가끔 200을 넘겼지만 실제로 야근이랑 주말 출근 합하면 막 한달에 60시간 70시간은 한 거 같은데 한 40시간 달려 있어서 넘기거나 하는 식으로 평소 급여가 200이 넘었던 적은 없는 거 같습니다.)


다행히 30대 중반 중후반즈음에 아파트 시설관리를 알게 되어서 입사해서 다행히 자리는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한게 안정적으로 일했던 적이 없으니 회사가 없어지고 다시 재취업을 해야한다는 게 너무 두려웠으나 이쪽 일은 비슷한 조건의 일을 다시 구한다는게 쉬운 일이라 마음이 너무 편해졌습니다.


솔직히 직접적으로 들은 건 없지만 인터넷에서 시설관리 이미지는 너무 안좋은 편이지만 전 만족스럽고 마음 편하게 저에게 잘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파트도 최저 시급 기준이긴 하지만 대부분 격일제 24시간 근무라 연봉 3000과 나이 X 100은 이쪽 일 시작하면서 어영부영 받게 되어서 취업의 기쁨에 급여부분 까지 기쁜 마음은 그다지 들지 않았습니다.


또 바라던 건 제가 아마 소득세를 낸 적이 없을 겁니다. 제가 기억하고 확인 한 바로는 없는 거 같습니다. 급여도 워낙 적었고 조금 내는 상황이면 연말에 계산해서 연금 저축을 결정세액에 0원 나올 만큼 넣었거든요.


어떤 해는 10만원 어떤 해는 20만원 또 몇 년간 0원.. 그래서 바랬던게 세금 내도 좋으니 연금 저축을 최대로 넣어도 결정 세액이 0원이 되지 않을 만큼 급여를 받아보고 싶다 였는데 이게 딱 올해 계산해보니 연금 저축 600 IRP 300을 넣어도 결정 세액이 0원이 아니네요.


물론 12월 말일까지 근무하는 걸 기준으로 계산한 거긴 한데 뭐 특별한 일이 없다면 계속 다닐 예정이니까요.


이 쪽일이 이직이 수월해서 오래 일하는 경우가 좀처럼 없어서 저도 아주 오래 되지는 않았고 1년은 넘어도 1월 1일 부터 12월 말까지 채운 적은 없어서 딱 올해가 처음입니다.


지금 다니는 직장도 1월부터 12월 까지 근무했다면 결정세액에 0원은 아니었겠지만 작년 4월 부터 근무 시작이었어서 1년 수입이 9개월 치로 계산되어서 연금 저축 200 넣으면 결정 세액이 조금 남아서 250 넣었거든요.


이걸 바라던 때는 아마 연금 400 IRP 300이 세액 공제 최대였을 때였는데 지금은 600 + 300인데도 결정 세액이 0원이 아니네요. 그렇게 바라던 급여였는데 기분이 묘합니다.


세금을 내는 더 추가로 내는 것도 아니고 환급을 덜받는 거고 또 세금은 더 늘어나서 좋은 곳에 사용되어야 한다는게 제 기본 신념인데도 얼마 안되는 소득세지만 막상 낸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깝기도 하고 바라던게 이루어 졌으니 살짝 기쁘기도 하고 묘한 느낌입니다.


일단 몇 년 사이는 힘들겠지만 필요한 자격증도 땄고 또 따고 있으니 다음 목표는 근로 소득이 5000이 넘어서 isa계좌를 다시 만들거나 갱신할때 서민형으로 만들지 못하는 게 목표입니다.


글을 생각의 흐름대로 적다보니 항상 길어지네요. 그래도 그냥 버티면서 살다보니 바라던게 이루어지기도 하는게 재미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원하시는 바 많이 이루어 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10 / 1 페이지

매일걷는사람님의 댓글

작성자 매일걷는사람 (20.♡.2.8:e1.♡.96.8:c9e0:3ee3:d1e4:bf48)
작성일 10.20 21:24
추카드리고 응원합니다~~

파란하늘님의 댓글

작성자 파란하늘 (121.♡.219.77)
작성일 10.20 21:29

boolse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boolsee (14.♡.45.62)
작성일 10.20 21:55
열심히 사시고 있으시군요.
응원합니다.

Whinerdebriang님의 댓글

작성자 Whinerdebriang (124.♡.66.173)
작성일 10.20 22:57
항상 보면 옆에서 말해주듯 술술 글을 쓰시는것같아요
우리모두 화이팅입니다!!

ruther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ruthere (2406.♡.10.2:812:b602:e1b2:c741:d365)
작성일 10.20 23:26
격하게 응원합니다!!!

rozen님의 댓글

작성자 rozen (14.♡.51.99)
작성일 10.20 23:38
축하 드립니다.  저도 님처럼 목표한대로 차근 차근 이루어 지길 바라며 에너지 받고 갑니다.

아브람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아브람 (221.♡.220.75)
작성일 10.20 23:38
수고많으시네요.
입대의일을 하다보니 어떤일인지 짐작이 갑니다.
공부하신다니 응원드리고 이왕 이쪽일 하신다면 주택관리사 따서 소장을 하시면 연봉이 훨씬 많이 오르실겁니다.
신도시로 가시면 소장월급이 상향조정되는 경우도 많으니 나이대도 있고 기회는 많아 보입니다.

하늘색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하늘색 (121.♡.189.207)
작성일 어제 00:25
@아브람님에게 답글 응원 감사합니다. 일단 전기기사는 취득했고 앞으로 소방 1급은 있지만 소방 쌍기사나 기계와 냉동공조, 위험물 등등 그냥 취미삼아 계속 공부하려고 합니다.

주택 관리사도 관심은 있지만 엄두가 안나네요. 시험도 시험인데 그것보단 소장일이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조금 적게 받아도 작은 단지에서 오래 있을 수 있다면 괜찮지만 작은 단지도 사라져가는 추세고 이쪽 일 처음할때 신축 대단지에서 몇 년 전임에도 당시 소장님이 급여 600에 이것저것 수당과 추가근무로 약 800내외로 받아가시는데

누구도 부러워하는 직원이 없었습니다. 갑질 기사가 여러번 나올 정도로 아마 다른 분들도 한번쯤은 기사를 보셨을 단지였고 실상은 기사보다 더더욱 심각했거든요.

그 다음 1000세대 조금 안되는 곳에서 일하면서 소장님들을 뵈었는데 이정도는 엄두가 안날 정도는 아니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 보이시는 건 마찬가지더라구요.

자격증 욕심은 조금 있는 편이라 주택관리사라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건 관심은 있는데 소장이리는 직책을 감당하기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시 한번 응원 감사합니다.

루네트님의 댓글

작성자 루네트 (175.♡.133.110)
작성일 어제 02:07
고생이 많으셨네요.

하늘빛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하늘빛 (121.♡.203.152)
작성일 어제 02:08
축하드립니다.
종부세 내는 게 꿈인 무주택자로서, 좋은 기운 얻어갑니다. ㅎ
늘 건강 잘 챙기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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