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의 정치학 입문) 독재도 다 같은 독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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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코미 211.♡.64.83
작성일 2024.10.2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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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슈미트(Carl Schmitt, 1888–1985, 이하 슈미트로 칭함)는 20세기 독일의 정치철학자이자 법학자로, 그의 독재 이론은 현대 정치철학과 법학에 깊은 영향을 미친 사상가입니다.

비록 슈미트는 나치 정권 시절 나치당에 협조적이었단 이유로 지금도 비판받는 중이지만, 그가 내세운 이론과 주장은 타당한 점이 많아서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는 물론이고 소련과 중국 등지에서도 널리 연구되었습니다.

슈미트는 독일 제국과 바이마르 공화국, 그리고 나치 독일 시대를 거치며 민주주의와 독재체제는 마치 종이 앞뒷면처럼 양면성을 가진 것이라 주장하면서 정치신학, 독재론 등의 저서를 저술하였습니다.

슈미트는 주권의 본질과 독재의 형태를 분석하며, 특히 비상사태에서 권력의 성격과 주권자가 갖는 권한을 탐구했습니다.

그의 연구는 국가가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원칙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1. 슈미트의 독재 이론

카를 슈미트는 독재를 두 가지 형태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이애 대해 간단히 요약해 보겠습니다.


 1) 합법적 독재

합법적 독재는 법에 의해 정당화된 일시적인 권력 집중을 의미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국가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 법적 틀 내에서 권력을 강화하는 방식입니다.

위임형 독재하고도 하는데 이는 국가가 독재자를 필요로 할 만큼 긴박한 상황에서,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한 후에는 물러날 것을 전제로 독재자가 집권하는 것이 허용되고, 그 임무를 위해 일시적으로 헌법을 정지하거나 법을 침해하는 건 허용하되 법령집에서 기존의 법률을 폐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즉 합법적 독재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일시적인 극약 처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고대 로마의 독재관 제도가 있습니다. 로마 공화정에서는 위기 시에 평상시의 지도자인 집정관보다 더 권한이 강한 독재관이 임명되어 제한된 기간 동안 무제한의 권력을 행사했으며, 위기 해결 후에는 그 권력을 반납했습니다. 이는 법적 질서 내에서 권력이 일시적으로 집중된 예입니다.

또 다른 예로 프랑스 혁명기의 비상정부를 들 수 있습니다. 국민공회 당시 로베스피에르는 공포정치를 통해 혁명의 적을 제거하려는 목적에서 비상사태 권력을 사용했습니다.


 2) 초법적 독재

초법적 독재는 기존 법 체계를 초월하여 권력을 행사하는 형태로, 새로운 법적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기존 법을 무시하거나 폐지할 수 있습니다.

주권적 독재라고도 하며 현행 헌법이 아니고 장래의 이상적 헌법 내지는 그 실현하기로 예정한 미래의 헌법에 의거하여 행사되는 독재인데, 대게 주권자인 국민 내지는 인민의 의지에 따라 이런 짓을 한다고 정당화합니다. 

즉 초법적 독재는 독재자가 자신이 원하는 헌법을 만들거나 실행하려고 하는 것이죠.

대표적 사례는 나치 독일로, 수권법을 통해 초법적 권력을 행사하며 기존의 바이마르 헌법을 무력화하고, 독재 체제를 구축한 바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 혁명 이후 레닌과 스탈린의 볼셰비키 정권은 기존 법률을 폐기하고 새로운 공산주의 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초법적 독재를 행사했습니다.


즉 이 두 독재는 비슷해 보이나, 합법적 독재는 권력이 법에 근거해 국민이 위임하기에 그 위임한 주체가 마음을 바꾸면 독재가 종료되는 일시적인 비상수단이라면, 초법적 독재는 법이나 국민 등의 위임에 기초하지 않기에 본질적으로 독립적인 것입니다.

이 것을 구별하지 않고 무작정 독재라고 싸잡아 부르면 본질을 놓히기 쉽죠.


2. 대한민국 민주주의 체제에 주는 시사점

카를 슈미트의 독재 이론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체제에 여러 가지 중요한 교훈과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1) 비상사태 시 권력의 남용 경계

비상사태에서 권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법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과거 군사 독재 시절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비상사태 등을 명분으로 한 권력 남용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법치주의의 중요성

합법적 독재와 초법적 독재의 차이는 법치주의의 유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비상사태에도 법적 절차와 원칙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며, 이를 통해 권력의 오용을 막아야 합니다.

 3) 권력의 제도적 견제와 균형

슈미트의 독재 이론은 권력 분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입법, 사법, 행정의 권력 기관이 서로를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어야 독재적 권력 남용을 방지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킬 수 있습니다.

 4) 시민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

현대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감시입니다. 시민들은 정부의 권력 남용을 감시하고, 올바른 정치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비판적 사고와 참여 의식을 강화해야 합니다.

 5) 적-아군 논리의 위험성

슈미트가 강조한 적과 아군의 구분은 정치적 결단을 돕지만, 민주주의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성향을 수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정 집단을 적으로 규정하고 배제하는 방식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으며,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3. 결론 

카를 슈미트의 독재 이론은 비상사태와 권력 집중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체제는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비상사태에도 법치주의와 권력 분립의 원칙을 지키며, 시민의 역할과 책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민주주의의 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권력 남용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겁니다.

카를 슈미트의 사상은 단순히 이론적 탐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 민주주의 국가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들을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댓글 4 / 1 페이지

개복치는몰라몰라님의 댓글

작성자 개복치는몰라몰라 (211.♡.158.235)
작성일 12:01
보편적 복지가 보장되지 않은 민주주의는 결국은 엘리트주의  (준 독재)로 흐르겠지요..

민초맛치약님의 댓글

작성자 민초맛치약 (121.♡.158.210)
작성일 12:07
방어적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다뤄주실 수 있으실까요?

왜냐하면 저는 작금의 부일매국이라는 후진국형 외세 부역 극우와 기득권들의 자본 증식만을 위해 보통 사람들의 주권을 침해하는 약탈적 배금주의 이 두 가지가 결합된 반민주적 파시즘이 계속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런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가치관을 기반에 두고 행동을 해도 그다지 큰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 독일의 나치 찬양에 대한 처벌처럼 다름이 아닌 틀린 생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방어적 민주주의가 우리나라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제의 범죄를 제대로 심판하지도 않았는데, 멍청하게 용서니 대화니 입에 담는 것 자체가 기득권 2찍 파시스트들에 대한 부역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뉴스 보도나 인터넷에 있는 내용들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기득권 2찍이 아니라 가장 밑바닥 인생 사는 2찍들도, 2찍이 아니면 "죽여도 되는 빨갱이" 취급인데 이런 자들을 상대로 정상적인 인간 대하듯 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DRJang님의 댓글

작성자 DRJang (211.♡.185.254)
작성일 12:08
멕시코의 완벽한 독재 사례도 있죠.
제도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선거 자체는 성실하게 수행했으나... 선거 과정에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특정 정당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왜곡하고, 표를 돈으로 사서 단일정당이 70년 가까이 장기 집권한 소위 완벽한 독재 사례가 있죠.

코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미 (211.♡.64.83)
작성일 13:23
@DRJang님에게 답글 이건 그거와 좀 궤가 다릅니다.
한국으로 비유하면 박정희의 5.16 쿠데타와 10월 유신의 성격을 설명하기 더 적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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