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나와 생각이 같을 것이라는 착각(feat. 관용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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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싶습니다."
"왜요?"
"같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절차대로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 확신이 잘 서지 않네요"
"음..... 그럴 수 있죠, 대부분의 피해 부모들은 피해를 당한 입장임에도 학교폭력 신고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합니다, 행여나 일을 더 크게 키우는 것은 아닌지, 상대 학생 측에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들로 많은 갈등을 합니다."
"네"
"그런 어머님들과 상담 할 때마다, 제가 드리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요?"
"관용을 베풀기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조건인가요?"
"첫 번째, 발생된 피해가 크지 않거나, 그 피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가해 학생 측의 부모를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가해 학생 부모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명한다면 그 자체만으로 재발 방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네"
"그런데, 이번 사안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고, 가해 학생 부모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면 당연히 절차대로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네"
"대부분의 피해 어머님들은 상대방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녀의 잘못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사과를 표명하는 가해 학생 부모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 경험상 대부분의 가해 학생 부모들은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 끝까지 자녀의 허물을 감추고, 오히려 피해 학생을 쌍방 폭력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네"
"가해 학생 부모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하면 진행 과정에서 큰 상처를 받을 겁니다. 세상 사람들이 내 마음 같지가 않습니다."
"알겠습니다."
학교폭력 상담을 하면서 피해 학생 부모들에게 무조건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작은 오해와 갈등에서 발생된 사안, 신고로 가해 학생을 선도 조치 받게 하기 보다는 갈등이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학교의 교사들을 활용하여 중재할 수 있도록 피해 부모들에게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사안 자체가 심각함에도 일부의 피해 부모들은 '같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심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망설이고 갈등합니다.
판단의 기준은 명확합니다.
첫 번째, 학교폭력의 유형을 보아야 합니다. 개인과 개인이 아닌 다수와 개인 간의 학교폭력, 신체적 정신적 피해가 큰 학교폭력, 성 관련 학교폭력, 강력 범죄에 준하는 학교폭력 사안은 학교폭력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두 번째, 가해 학생 부모들의 태도도 보아야 합니다. 사건 발생 후, 최초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과한다면 재고의 여지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폭력이 발생되면 피해 부모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삶의 가치관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상대방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 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내 마음 같지가 않습니다.
같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처해진 상황과 입장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해 학생 부모들 또한, 자신들의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마음이라고 인식한다면,
여러분들은 살아가면서 무수히 상처를 받을 것입니다.
인간애는 모든이들에게 적용하는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을 갖춘이들에게 해야합니다.
순리대로, 절차대로 하기 바랍니다.
이적님의 댓글